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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점들이 들어선 도심 거리에 생겨난 오일장터.
 상점들이 들어선 도심 거리에 생겨난 오일장터.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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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옥구천 둑길을 산책하다 옥구1교를 지나다보면 길 건너편에서 시끌벅적한 기분 좋은 소음이 들려온다. 정왕동 시흥병원 일대에서 열리는 시흥 오일장터. 마트, 롯테리아, 빵집 등이 있는 거리 양편에 각종 노점들이 장을 열고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매 5일과 10일(5일, 10일, 15일, 20일, 25일)마다 열리는 오일장으로 작은 시골 장터 같은 정겨운 풍경이 좋다. 소읍은 물론 시골 마을까지 들어선 대형 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편의점들의 세상에서 도심 속에 이런 오일장터가 자생하고 있다는 게 놀랍다.
 
장터에 정겨움을 더하는 존재.
 장터에 정겨움을 더하는 존재.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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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렴한 가격에 먹거리를 구입하기 위해 장을 보러 온 주부들, 장터와 사람 구경하러 나온 어르신들, 아이들 손을 잡고 산책하듯 나온 사람들... 정왕동 주민들이 다 나온 듯 작은 장터가 북적북적하다. 큰 뻥튀기 소리와 함께 고소한 곡물냄새를 풍기며 옛 방식대로 쇠통을 굴리는 뻥튀기 가게는 장터의 명물감이다.

뻥튀기 장수는 쇠통을 터트리기 직전 특이하게 호루라기를 분다. 낡은 칼을 새 칼처럼 갈아주는 칼갈이 아저씨는 오일장터만의 정겨움을 더해주는 존재다. 작은 오일장에 있을 건 다 있다.
   
시화 오일장 풍경.
 시화 오일장 풍경.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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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마트에서 음악을 들으며 카트에 담는 장보기에 익숙해진 도시인들에게는 생경함과 함께 새로움으로 다가오는 곳이다. 어릴 적 소읍이나 시골생활을 경험했던 사람들에게 오일장은 고향 같은 편안함과 함께 회한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시흥 오일장은 기존의 상설시장에서 생겨난 일반적인 오일장과 조금은 다른 역사를 품고 있다. 나이 지긋한 어느 노점 상인 아저씨가 들려준 이야기로는, 약 20여 년 전 시흥 정왕동이 개발되면서 시화병원 앞 대로변 46블럭(정왕동1861-2일대) 약 500여m의 거리에 작은 노점들이 생겨났단다.
 
시화 오일장 풍경.
 시화 오일장 풍경.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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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활성화되기 시작하여 현재의 시흥 민속 5일장에 생겨났다. 90여명의 상인들이 나오는데, 과일과 야채를 비롯해 옷과 신발, 생필품, 공산품 등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많은 상품들로 이 지역 상권을 이끄는, 이젠 없어선 안 될 지역 내 중요한 전통시장이 되고 있다고. 

오일장터라는 공간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다. 도시가 들어서면서 쾌적함과 편리함을 얻었지만, 잃어버린 마을 공동체 그리고 정다운 이웃사촌을 그리워하게 되면서 이런 장터가 생겨나게 된 것일 게다. 
 
시화 오일장 풍경.
 시화 오일장 풍경.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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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마다 장이 서다보니 거리에 자리한 가게들이 불편해할 것 같지만, 많은 시민들이 찾아오다 보니 상점거리가 활성화되고 더 좋아한단다. 어느 프랜차이즈빵집에선 오일장에 맞춰 할인판매를 하고 있었다. 싱싱하고 신선한데다 가격도 저렴해서 좋은 식재로와 다슬기·고들빼기·석이버섯 등 평소 보기 드문 먹거리를 직접 보는 재미도 좋다.
 
시화 오일장 풍경.
 시화 오일장 풍경.
ⓒ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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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하고 울퉁불퉁한 두부는 집에 두고 매일 먹으면 무척 건강해질 것 같다. 오일장날 먹는 인절미 떡과 잔치국수 맛은 왠지 더 쫄깃하고 맛있다. 이외에도 고로케, 옛날 과자, 꽈배기, 붕어빵, 닭강정, 작은 접시에 담긴 홍어무침까지 오일장터는 군것질의 천국이기도 하다.

오일장날의 특징 중 하나는 좌판 가득 펼쳐진 다양한 먹을거리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동네 아이들이 자전거, 킥보드를 타고 많이 찾아오는 이유가 있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흥시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태그:#시화오일장, #시흥시정왕동, #시흥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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