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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세계일보는 <단독/EBS 장해랑 사장 관용차 회식 직후 음주사고>(10/18 김청윤 기자 https://bit.ly/2Cp93W7) 제목의 기사를 내놨습니다. 제목만 보면 마치 EBS 장해랑 사장이 음주운전 사고를 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보도를 읽어보면 결론은 '두 달 전에 EBS 장해랑 사장의 관용차 운전기사가 음주사고를 냈다'는 내용입니다. 과연 '단독'까지 붙여 보도를 낼 만한 가치가 있는지도 의문스럽지만 '운전기사의 사고'를 마치 장해랑 사장의 사고인 것처럼 보이도록 뽑은 제목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세계일보는 "EBS 장해랑 사장의 관용차량 운전자가 장 사장 등이 참석한 비서실 회식 직후 음주운전 사고를 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면서 "지난 8월 7일 자정쯤 고양시 덕양로 행주대교에서 장 사장의 관용차인 에쿠스 차량이 앞서가던 견인차를 뒤에서 들이받는 사고를 받고 출동했다", "차량을 운전하던 A씨는 사고 당시 혈중 알코올농도가 면허 정지 수준인 0.08%였다", "당시 차량 안에는 A씨 외에는 없었다"라고 사고 경위를 전했습니다.

결국 두 달 전에 관용차 운전기사가 음주사고를 냈다는 것인데 대체 이를 왜 지금 와서 단독보도로 내는지 의문입니다. 굳이 보도를 내고자 했다면 운전기사가 사고를 냈으니 제목도 그렇게 써야 합니다. 하지만 세계일보는 제목에서 중요한 주어인 운전기사를 쏙 빼고 장해랑 사장만 명시하여 오해를 유도했습니다. 이렇게 억지스럽게 제목을 뽑다보니 '관용차가 음주사고를 냈다'는 우스꽝스러운 제목이 탄생했습니다. 

장해랑 사장의 잘못은 무엇인가?

"회식 직후 음주사고"라고 강조하는 내용도 오해를 살 수 있습니다. 세계일보는 "EBS 비서실장 법인카드 사용내역에 따르면 사고 당일 장 사장은 EBS 비서실 직원들과 함께 2차에 걸쳐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장 사장 등은 8월 6일 마포구의 한 술집에서 1차 회식을 한 후 오후 9시 25분쯤 결제했다. 이들은 이어 근처의 또 다른 술집에서 2차 회식을 하고 오후 10시 57분쯤 값을 치렀다"면서 사고와는 관련도 없는 '장해랑 사장의 회식'을 길게 설명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음주사고'와 장해랑 사장을 연결시키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불필요한 배경 설명만 가득할 뿐, 이 '교통사고 보도'에 필요한 내용은 정작 없습니다. 운전기사가 그 회식에서 음주를 한 것인지조차도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세계일보는 EBS 측의 해명을 덧붙이기는 했습니다. "회식 후 대리기사를 불러 관용차로 장해랑 사장과 비서를 자택에 순차적으로 데려다준 뒤, 운전기사가 자택 부근에서 대리기사를 보내고 직접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반론을 붙이고 나면 보도가치에 더욱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장 사장이 귀가한 이후라면 더더욱 장 사장은 사고와 관련이 없기 때문입니다. 

세계일보는 통상적인 음주 교통사고에 아무런 관련도 없는 EBS 장해랑 사장이 연루된 것처럼 제목을 뽑고 기사를 썼습니다. 특정인을 공격하기 위해 작성된 보도로 보여지는 이유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태그:#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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