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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 선생이 만년에 석좌교수로 재직하였던 순천대학교 문예창작과 학생들이 직접 추모 영상을 만들었다.
▲ 추모 영상 상영 이청준 선생인 만년에 석좌교수로 재직하였던 순천대학교 문예창작과 학생들이 직접 추모 영상을 만들었다.
ⓒ 이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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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축제 그리고 10년'을 타이틀로 내건 '제10회 이청준 문학제'가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1박 2일간에 걸쳐 작가의 고향인 전남 장흥에서 개최됐다.

이청준 선생은 1939년 8월 9일 전라남도 장흥군 대덕면(현, 회진면) 진목리에서 태어나 대덕동초등학교, 광주서중,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문리대 독문과를 졸업했다.

1965년 단편소설 「퇴원」이 『사상계』 신인문학상에 당선, 소설가로 등단하였으며 40여 년 간, 장편소설 『당신들의 천국』, 『낮은 데로 임하소서』, 『흰옷』, 『인간인』, 『축제』 등 17편과, 중단편 「소문의 벽」, 「이어도」, 「예언자」, 「자유의 문」, 「비화밀교」, 「병신과 머저리」, 「서편제」 등 150여 편을 발표했다.

2017년 「문학과 지성사」에서 전 34권의 전집을 완간했으며 『당신들의 천국』, 「예언자」 등 20여 장단편이 12개 국어 40여 권으로 번역 출판 되었고, 「서편제」, 「이어도」 등 9편이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지병인 폐암으로 지난 2008년, 69세를 일기로 타계하여 고향인 회진면 진목리 갯나들에 안장됐다.
 
제10회 이청준문학제 참가자들이 회진면 진목마을에 있는 선생의 생가를 찾았다.
▲ 이청준 선생 생가 제10회 이청준문학제 참가자들이 회진면 진목마을에 있는 선생의 생가를 찾았다.
ⓒ 이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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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군민회관에서 열린 첫날 행사에서 홍정선 이청준기념사업회 이사장(인하대교수, 문학평론가)은 "이청준 선생은 한국현대문학사에서 가장 비체제적인 작가이며 그것이 지금까지는 물론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많은 독자들을 그의 작품세계로 끌어들이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회고사에서 동향 출신의 소설가 한승원은 "득량만에 전어가 많이 잡히는 철인데 미백(未白, 이청준 선생의 아호)이 곁에 있으면 함께 전어회에 술잔을 기울일 텐데 그럴 수 없어 아쉽다"며 미백 없이 지내는 시골 살이의 외로움을 담담하게 토로해 좌중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계속해서 이금호 장흥문화원장, 정종순 장흥군수, 위등 장흥군의회의장의 축사와 함께, 송재학 시인의 추모시 '갯나들 모서리까지 올해도 덥혔습니다' 낭송, 그리고 국립 순천대학교 문예창작과 학생들이 만든 추모 영상이 상영되어 선생에 대한 추모 열기가 한층 고조됐다.

이튿날 계속된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이청준 선생의 고향인 회진면 진목 마을로 이동해 선생의 생가를 돌아보고 묘소를 참배하였다.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비가 오락가락한 날씨 속에 참배를 마친 참가자들은 소설 「선학동 나그네」의 무대이자 영화 「천년학」의 촬영지인 '선학동 마을'로 이동하여 주민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겸한 작은 추모회를 가졌다.

'선학동 마을'은 본래 마을 이름이 '산저 마을'이었으나 지난 2011년 선생의 소설 제목을 따 이름을 '선학동 마을'로 바꿨다. 이 자리에서 손승현 회진면장과 최귀홍 선학동마을 이장은, '선학동 문학길 조성' 등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선생이 이룩한 높은 문학적 성취가 헛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강석호 이청준기념사업회 부회장은, 선생과 이십여 년 망년지기로서 영화 「천년학」 촬영과 관련한 여러 에피소드들을 구수한 입담으로 들려주어 참가자들로부터 많은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멀리 득량만이 바라보이는 제방 위에 쓸쓸히 서있다.
▲ 영화 천년학 촬영지 주막 멀리 득량만이 바라보이는 제방 위에 쓸쓸히 서있다.
ⓒ 이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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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10회 이청준 문학제에는 부인 남경자 여사와 외동딸 은지양이 끝까지 자리를 함께 했으며 태풍 콩레이로 인한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단법인 이청준 기념사업회, 사단법인 서울 꿈나무 후원회, 민주 평통 강남구 협의회 회원과 국립 순천대학교 문예창작과 학생들, 그리고 서울, 광주, 순천 등 경향 각지에서 달려온 참가자와 지역주민들로 성황을 이뤘다.

끝으로 이번 행사를 주관한 김석중 별곡문학동인회 회장은, 해마다 개최되는 '이청준 문학제'가 장흥 군민만의 축제가 아닌 전라남도,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학 축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짤막한 소회를 밝혔다. 

태그:#이청준, #장흥, #서편제, #선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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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인문기행 작가. 콩나물신문 발행인. 저서에 <그리운 청산도>, <3인의 선비 청담동을 유람하다>, <느티나무와 미륵불>, <이별이 길면 그리움도 깊다> <주부토의 예술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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