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주한 미대사의 광주와 전남대학교 방문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이 전남대학교 대학본부 건물 앞에서 피켓을 들고 반대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주한 미대사의 광주와 전남대학교 방문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이 전남대학교 대학본부 건물 앞에서 피켓을 들고 반대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 박찬우

관련사진보기


지난 6일 전남대학교 대학본부에서 진행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방문 반대 피켓 시위에 참여한 광주전남의 한 대학생입니다.

그리고 2016년과 2017년 겨울 알바와 학업을 뒤로 한 채 매주 주말마다 차디찬 광장에 앉아 한손에는 핫팩을, 한손에는 촛불을 들었던 1700만 국민촛불의 역사를 경험한 평범한 대학생이기도 합니다.

5일 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광주 오월정신이 깃들어 있는 망월동 국립묘지에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지난 7월 취임한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망월동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전남대 총장 면담과 학생 간담회, 이용섭 광주시장 면담, 비엔날레 개막식 참석 등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해리스 주한 미 대사의 망월동 묘지 참배는 시민단체의 반발로 취소됐습니다.)

38년 전 그날 수많은 광주 시민들이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위해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피로 쓰여진 그 역사의 뒤편에는 '미국'이라고 하는 또 다른 학살의 배후가 있었습니다.  한국군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미국은 전두환이 전국에 계엄령을 내리고 광주에 공수부대를 투입해 수많은 광주 시민들을 무차별하게 진압하고 학살한 것에 대해 묵인하고 방조했으며 동조했습니다.

이는 미국인 팀 셔록 기자가 폭로한 '체로키 파일'과 이후 밝혀진 '닛 플랫 메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실입니다. 그러나 3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국은 광주 학살에 대해 그 어떤 사과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광주학살 책임지고 미국은 사과하라"
 
 주한 미 대사의 광주와 전남대학교 방문을 반대하는 대학생들이 현수막을 들고 반대행동을 진행하고 있다.
 주한 미 대사의 광주와 전남대학교 방문을 반대하는 대학생들이 현수막을 들고 반대행동을 진행하고 있다.
ⓒ 박찬우

관련사진보기

아직 오월 열사들의, 무명 열사들의 한이 풀리지 않았는데 학살의 주범이었던 미국의 주한 미국 대사가 열사들이 계신 곳에, 열사분들의 정신이 서려 있는 광주에 찾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도대체 주한 미국 대사가, 1980년 5월의 만행에 대해서는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는 미국이, 무슨 이유로 광주에 왔는지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6일 오후 전남대학교 대학 본부 건물 앞에서 진행된 피켓시위를 뒤로하고 총장을 만나러 올라간 주한 미국 대사를 따라 저희도 총장실 앞으로 올라가기 위해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저희를 막아선 것은 다름 아닌 대한민국의 경찰과 주한 미 대사의 경호원들이었고, 그들은 정당한 목소리를 내기 위한 저희의 통행을 무력으로 막았습니다. 경찰과 경호원들에게 저희의 통행을 막고 무력을 사용한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고, 광주학살에 대한 미국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사과만 해준다면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상황을 해결하겠다는 약속도 수없이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에게 돌아온 것은 "무력을 사용하지 않았다","사과할 수 없다"라는 대답 뿐이었고 오히려 저희에게 "길을 막지 말라"는 억지 요구와 "내려가서 이야기하자"는 회유를 했습니다.
 
 전남대학교 대학본부 건물 엘레베이터를 통해 총장실 앞으로 가려고 하는 대학생들을 주한 미대사 경호원들이 강제로 막아, 이에 대해 대학생들이 총장실 앞에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전남대학교 대학본부 건물 엘레베이터를 통해 총장실 앞으로 가려고 하는 대학생들을 주한 미대사 경호원들이 강제로 막아, 이에 대해 대학생들이 총장실 앞에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 박찬우

관련사진보기

뿐만 아니었습니다. 이내 저희를 둘러싼 30여명의 경호원들은 고작 10명 남짓인 대학생들을 강제로 끌어냈고, 그 과정에서 무력을 사용했습니다.  그 공간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경호원들의 무차별적인 무력 사용으로 인해 학생들은 오히려 상처를 입게 됐습니다.

제 눈에 보였던 것은 경호원들의 폭력과 탄압, 그리고 이를 그대로 지켜보는 경찰들이었습니다.

참을 수 없는 분노의 감정을 느꼈습니다. 저희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한 걸까요?  광주전남의 대학생으로서 오월정신을 계승하고 미국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이 잘못입니까?

대한민국의 주인은 대한민국 국민이고, 학교의 주인은 학생입니다. 학교라고 공간에서 이루어진 폭력은 분명 잘못된 것이며 사과해야 할 일입니다.

학교에 경찰들이 투입돼 학생들을 끌어내는 장면들을 영화나 드라마에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과거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벌어진 일도 있었지만 촛불 국민이 세운 정권에서조차 이렇게 억울한 현실을 만날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습니다.

"미국 제대로 사과해야"
 
 주한 미 대사 경호원들의 무력을 동원한 폭력진압에 분노한 대학생들이 광주 비엔날레 앞에서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경호원들과 경찰들은 어떠한 사과도 없이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대학생들을 둘러싸고 막고 있다.
 주한 미 대사 경호원들의 무력을 동원한 폭력진압에 분노한 대학생들이 광주 비엔날레 앞에서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경호원들과 경찰들은 어떠한 사과도 없이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대학생들을 둘러싸고 막고 있다.
ⓒ 박찬우

관련사진보기

이후 저희는 광주 비엔날레 개막식에서 그들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물론 그들이 쉽게 사과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1980년 5월 그날의 사과조차도 3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저희는 끝까지 광주학살의 배후인 미국이 사과하도록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댓글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대안대학 청춘의 지성 광주전남 목포대학교 소셜메이커 박찬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