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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패널이 시골의 저수지를 뒤덮고 있다.
▲ 수상태양광발전시설 태양광 패널이 시골의 저수지를 뒤덮고 있다.
ⓒ 양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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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상업 목적 태양광발전시설의 확대 과정에서 난개발과 환경 파괴의 우려가 수시로 제기되었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임야와 농경지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던 태양광발전 시설물들이 올여름 호우를 거치면서 곳곳에서 토양 침식과 함께 붕괴를 불러와서 아수라장을 연출하며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와중에 수상 태양광발전이 알게 모르게 전국적으로 설치면적을 확장해 가고 있다. 산림 파괴와 민원 발생의 문제점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법적 규제 측면에서 유리한 좋은 방편이라며 내수면 관리책임을 가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2017년 7월 저수지와 담수지 3400여 곳 등을 모두 합한 국내 수상 태양광발전 가능 규모는 총 발전용량 6기가와트(GW)로, 원자력 발전기 6기에 맞먹는 높은 잠재력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수상 태양광발전은 육상 태양광발전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반 생태적인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생태계는 식물의 광합성에서 시작한다. 식물은 광합성으로 탄수화물을 제조한 후 여기에 인과 질소 등을 흡수, 결합하여 자신의 체적과 개체수를 늘여가고, 이 식물체들이 여러 단계에 걸쳐서 동물들의 먹잇감이 됨으로써 '먹이사슬'을 형성한다. 이것이 작동함에 따라 생태계가 돌아간다.

호수와 저수지 등의 수계도 마찬가지다. 수중의 수초와 식물성플랑크톤은 동물성플랑크톤과 수서곤충, 물고기 등을 포함하는 온갖 수중 동물들이 물속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런데 수상 태양광발전 시설물은 태양광선이 수중에 도달하는 것을 차단하므로 광합성을 통한 생물체 먹이의 생산 자체를 중단한다. 수중 생태계를 고사시키는 셈이다.

다른 심각한 문제는 수중 산소 공급이다. 수중의 모든 고등동물들은 호흡에 산소를 필요로 하는데, 정상 수계에선 이 대부분이 수중 식물 광합성의 부산물로 충당된다(대기로부터 공급되는 산소량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실내에선 수심이 얕은 어항 속에서도 인공공기포 공급이 끊기면 물고기가 죽는다).

수중 광합성 중단은 결국 수중 산소 자체 조달의 중단을 의미한다. 결국 수상 태양광발전 시설물이 수중과 수변의 동물생태계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또 많은 곤충들은 유생(幼生)시기를 수중에서 보내고 성장한 후 육상 생물의 먹이가 되는 등 수중과 수변 생태계는 끊을 수 없는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런데 수중 광합성이 차단된다면, 수중뿐만 아니라 수중과 수변을 아우르는 주변 생태계 전체에 심각한 교란이 일어난다.

따라서 호수나 저수지를 뒤덮는 수상 태양광발전은 전격적으로 진행할 사안이 아니다. 특히 한국 사회는 4대강 사업처럼 엄청난 수생태계 파괴에도 불구하고 그 기획 단계뿐만이 아니라 사후 처리나 수질 개선 방안에 대하여 납득할 만한 설명이나 대책을 거의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또 다른 생태계 파괴행위를 거침없이 들이미는 것은 무모하고 무책임하다.

수상 태양광발전 시설의 설치는 일단 중지해야 하며 이제라도 충분한 검토를 거쳐서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 민원이 없다고 손쉬운 대상으로 치부하고 먼저 본 사람이 먼저 할 일이 아니다. 보다 세심한 법적인 통제가 필요하다.

이 기사는 태양광발전의 적용 과정에서 환경에 대한 손상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적은 글이지, 태양광 발전을 반대한다거나 핵발전을 찬성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님을 밝힙니다.

태그:#태양광발전, #수상태양광발전, #저수지, #생태계, #수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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