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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일본의 고위정보당국자가 미국에 알리지 않고 극비접촉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과 일본 키타무라 시게루(北村滋) 내각정보관이 지난 7월 '일본인 납치문제 협의'를 위해 베트남에서 비밀리에 만났다고 보도했다. WP는 일본 측은 이 내용을 미 당국에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WP에 따르면 미 정부 고위관계자가 북한 문제를 미국과 긴밀하게 연계해온 일본이 이 문제를 사전에 알리지 않아 불쾌하다고 전하는 등 정부 내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익명의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일본이 떠안은 문제를 오직 미 정부에게 맡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과 긴밀한 연계를 강조하며 대북정책 보조를 맞춰오던 일본정부의 공식입장과는 크게 다르다.

미일 관계가 삐걱대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미 미국과 일본은 6월 7일 미일정상회담에서 경제문제와 대북문제를 둘러싸고 서로 대립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미국은 적자가 쌓이는 대일본무역에 불만을 표시하며 양자무역협정을 제기했으나 일본은 이를 거부했다. 반면 일본은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속도조절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완전히 무시했다. 수면 아래에서 좀체 해소되지 않던 양국 간 첨예한 갈등이 이번 북일 접촉을 계기로 폭발한 셈이다.

이날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내용 하나 하나에 정부로서 발언은 삼가고 싶다"면서 "납치·핵·미사일 등 여러 현안의 포괄적인 해결을 향해 전력으로 대처해 가고 싶다"며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또한 키타무라 정보관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총리관저에서 면담 뒤 기자단에 "아무것도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향후 일본 정부가 추가설명을 내놓지 않으면 북일 접촉을 둘러싼 의문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일 정보당국 간 미국을 배제한 물밑접촉이 이전부터 이뤄지고 있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 28일 스파이 혐의로 구속한 일본인 남성 스기모토 토모유키(杉本倫孝)를 약 2주 만에 '국외추방' 형식으로 석방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관대하게 용서하기로 하였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북한의 조치는 이례적이다. 북한 당국에 의해 스기모토와 같은 혐의를 받고 2년 3개월 만인 2002년에 풀려난 니혼게이자이신문 전 기자 스기시마 타카시(杉嶋岑) 때와 비교하면 무척 빠른 속도다.

이번 접촉을 비춰볼 때 스기모토의 석방에 북일 정보당국 간 모종의 합의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아베 총리가 독자적인 대북통로 구축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왔다.

아베 총리와 수시로 만나는 '최측근'으로 알려진 키타무라 정보관은 2012년 말 아베 2차 내각 출범 뒤 지금까지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 키타무라 보도관이 소속된 내각정보조사실은 총리 직속으로 아베 총리가 복심을 통해 은밀히 대북 접촉을 타진했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일본 외무성은 지난 7월 1일 한반도 전체를 담당하던 아시아대양주국 북동아과를 둘로 분리해 각각 1과(한국)와 2과(북한 전담과)를 신설했다. 일련의 상황을 종합하면 아베 총리가 미국을 벗어나 독자적 대북통로 구축을 시도했다는 정황이 드러난다.

이번 '사건'으로 굳건한 대북공조를 강조하던 양국 사이에 균열이 일지 세간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불쾌감을 드러낸 미국은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이번 북일 만남을 환영하지 않고 있다. 공교롭게도 일본의 독자행보는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이 불발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터져 나와 미국 측의 당혹감은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주권방송>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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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 일본의 동향에 큰 관심을 두며 주시하고 있습니다. 적폐를 깨부수는 민중중심의 가치가 이땅의 통일, 살맛나는 세상을 가능케 하리라 굳게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