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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7일 '제1기 시민권익위원회' 출범식에서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주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맨 오른쪽은 이 시장과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은 최영태 전남대 교수.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7일 '제1기 시민권익위원회' 출범식에서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주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맨 오른쪽은 이 시장과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은 최영태 전남대 교수.
ⓒ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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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속도' 강조하는 이용섭 시장

예상보다 빨랐다. 참여정부 시절 '정부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의 '혁신 우선'과 전국 최초 정치페스티벌을 만들어온 시민사회의 '협치 중심'이 정면충돌하고 만 것이다.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문제를 두고서다.

이 시장은 후보 시절 "광주 도시철도 2호선은 공론화를 통해 결정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리고 지난 7일부터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사람중심미래교통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과 광주시는 공론화 의제와 방식을 논의하는 회의를 세 차례 진행하였다.

별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는 도시철도 공론화 과정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광주시가 공론화위원회를 먼저 구성한 뒤 공론화 의제와 방식, 기간 등을 정하자고 '속도'를 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찬바람 불기 전에 결론을 내겠다"고 시한까지 정해놓고 '가속도'를 붙였다.

특히 14일엔 시민협치를 하겠다며 만든 광주시 시민권익위원회가 시민모임 측에 공문을 보내 "준비모임에서 광주시와 시민모임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우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공론화 절차를 진행코자 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시민권익위에서 추천한 공론화위원 후보자에 대한 동의 여부, 시민모임 측 위원 추천 등을 이날 오후까지 해달라"고 요구했다.

광주시의 '속도'와 이 시장의 '시한'에 시민모임은 "분명한 저의가 숨어 있다"고 판단했다. "광주시가 숙의 과정 없이 공론화위원회부터 구성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단기간 안에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민모임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한 숙의의 과정을 거치자"고 주장했다. 숙의 과정은 '협치 시대'의 기본이라는 것이다.

급기야 시민모임은 16일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들의 우려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시민모임은 "광주시가 형식적인 공론화 기구 구성 후 속전속결 여론조사를 통해 '지하철 2호선' 강행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모임은 기자회견문을 전달하기 위해 시장실을 방문했다. 예정되지 않은 방문에 시민모임 회원들과 광주시청 직원들 간에 충돌이 30분 남짓 이어졌다. 어수선한 상황이 계속되자 이 시장이 밖으로 나왔다. '버르장머리' 발언은 이 과정에서 나왔다.

'협치의 과정' 중시하는 광주시민사회

 ‘사람중심미래교통시민모임'은 광주 도시철도 2호선 문제를 시민참여형 숙의 조사를 거치는 공론화 과정을 진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사람중심미래교통시민모임'은 광주 도시철도 2호선 문제를 시민참여형 숙의 조사를 거치는 공론화 과정을 진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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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모임 회원이 "시장이 시민을 잠깐 만나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 것이냐"고 말하자 이 시장이 "일방적으로 언론에 발표하고 와서 만나 달라고 하면 만나줘야 하나?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냐"고 맞받아버린 것이다.

이 시장의 '버르장머리' 발언으로 격앙된 분위기가 가라앉은 후에야 이 시장과 시민모임 대표단과의 대화가 이뤄졌다. 하지만 양측의 간극은 더욱 분명하게 확인되었다. 

시민모임은 이 시장에게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공론화위원회를 먼저 구상해서 단순 여론조사로 결정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시민모임 측 요구대로 공론화를 하겠다고 했고, 행정절차도 중단했다"면서도 "공론화는 상황, 시기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라는 말로 즉답을 피해갔다.

변원섭 시민모임 대표는 17일 "어려운 문제일수록 시민과 대화하고 시민사회와 대화하면서 풀어야 한다"면서 "광주시가 공론화 방식 등에 관한 대화에 나서지 않고 일방적인 공론화위원회 구성 등을 강행한다는 것은 마치 T/F를 꾸려 속도전으로 일을 끝내버리려 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노무현 정부에서 행정자치부·건설교통부 장관, 국세청장과 청와대 혁신수석비서관을 역임한 이용섭 시장. 이 시장은 <대한민국 희망 에너지 혁신>이라는 혁신 에세이를 쓸 만큼 관료 엘리트 출신으로는 드물게 '혁신'의 상징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문제는 '혁신'이 기본적으로 새로운 설계도와 이를 실행하는 속도를 강조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반면 시민모임 등 광주 시민사회는 다양한 '협치'의 과정을 거치며 민관협치 거버넌스의 여러 성과를 내왔다. 마을총회를 통해 마을의 의제를 발굴하고 이를 '금남로 시민정치페스티벌'을 통해 의제화 시켜내는 것은 물론 광주시와 의회 등의 정책실행과제로 입안시켜내는 전국 최초의 사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혁신'에 익숙한 이 시장 입장에선 '속도'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협치'를 중시하는 시민사회는 더디 가도 함께 가는 '과정'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문제를 두고 처음으로 충돌한 이 시장의 '혁신'과 광주 시민사회 '협치'. '혁신과 협치'가 지역공동체 분열이 아닌 광주발전의 상생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을지 '이용섭 시정'의 이후 행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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