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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7일 법무부가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을 수립하여 공표했다.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이 차별금지 법제 정비와 차별·비하 정보 모니터링 등의 내용을 포함한 전반적인 "인권보호와 제도적 실천을 목표로 범국가적 종합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처음으로 모든 인권정책 과제를 통하는 기본 원칙으로 인권존중, 평등과 차별금지, 민주적 참여의 원칙을 천명"했다며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차별성을 부각했다.

그러나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이번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이 이명박·박근혜 정부들보다 못한 계획안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의 연대체인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하 무지개행동)은 성명을 통하여 "법무부가 1·2차, 심지어 박근혜 정부 때 3차 초안에도 포함되어 있던 성소수자 항목을 삭제했다"며 "종합적인 인권정책 대상 집단에서 성소수자 인권은 제외하고 비가시화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다양한 언론에서 이번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이 성소수자 차별금지를 포함한다고 보도한 것과 다르게 법무부가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부터 사회적 약자 목록에 성소수자는 배제되어 있다.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에 성소수자 인권 관련 내용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본문엔 성소수자가 총 세 차례 정도 언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은 ▲ 표준국어대사전의 성소수자 관련 용어 정비 ▲ 공무원 대상 인권교육에 성소수자 포함 두 가지 부분에 성소수자를 직접 언급했다. 또 본문 42페이지에서 "성소수자(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으나, 종교계 등의 이견이 큰 상황"이라는 국내 현황 설명에 포함되어 있다.

무지개행동 장서연 공동집행위원장은 '성소수자 보호를 두고 이견이 크다'는 내용을 두고 "차별금지를 명시해야 할 국가인권계획안에 혐오와 차별의 목소리를 담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식적 정책 문서에 차별선동의 이견을 명시하는 것은 차별적 언동을 보편적 인권에 대한 유효한 정치적 의견으로 받아들이게 만들 위험이 있다"며 "정교분리 국가가 종교계의 눈치를 보며 특정 인권 항목을 없앤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국어사전과 공무원 교육 관련 성소수자 정책에 관해서도 무지개행동은 성명문에서 "법무부에서 그 부분을 긍정적으로 홍보하려고 하는 것 같지만, 모두 피상적 대응에 그친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소년 성소수자의 자살시도율이 높고 성소수자 군인의 범죄화 등의 문제가 심각한데도 대응 정책은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다"며 "범국가적인 인권정책을 세운다는 법무부가 헌법의 평등 실현 정신과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본연의 취지를 어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지개행동 성명문에 의하면 법무부 관계자는 몇 차례의 간담회에서도 "성소수자 정책 과제가 별로 없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지개행동은 이후 시민사회단체들과 논의한 뒤 법무부에 항의의견을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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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 철학 연구자, 『우리는 폴리아모리 한다』 공동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