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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34일, 올들어 선 3일 연속 발생…해양성 기후 영향 커

제주의 성산일출봉
 제주의 성산일출봉
ⓒ 김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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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전국에서 열대야가 가장 심한 지역은 어디일까. 바로 국내 여름 휴가지로 사랑받는 제주도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을 말한다. 25도를 넘으면 사람이 쉽게 잠들기 어려워 더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한다.

13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밤사이 제주(북부·제주지방기상청) 지점의 최저기온은 25.2도로, 열대야가 나타났다.

제주에서는 지난 10일 올해 첫 열대야가 기록된 이후 이날까지 사흘 연속 열대야가 나타났다.

서귀포·고산은 지난 10일 첫 발생을 시작으로 이틀 연속 열대야가 나타나다가 이날 새벽 기온이 25도를 살짝 밑돌았다. 그러나 자정을 넘어 새벽에도 기온이 25도 안팎을 보이며 열대야에 버금가는 기온을 보였다.

지난해의 경우 제주에서는 제주(북부) 50일, 서귀포(남부) 47일간 열대야가 나타나 전국 평균(10.8일)의 다섯 배에 육박했다. 7∼8월 내내 비가 내리거나 흐렸던 며칠을 제외하고는 열대야가 나타났다.

최근 10년(2008∼2017년)간 연평균 발생일수를 봐도 제주 33.6일, 서귀포 34.3일로 전국 평균(5.3일)의 6∼7배에 달했다.

역대 제주에서 열대야가 가장 많이 발생한 해는 무더위와 가뭄이 기승을 부린 2013년이다.

그 해 제주에서는 역대 가장 많은 51일이나 열대야가 발생한 데다가 7월 12일부터 8월 24일까지 무려 44일 연속으로 열대야가 나타나 시민들이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서귀포에서는 열대야가 7월 7일부터 8월 24일까지 49일 연속 나타나는 등 총 57일간 열대야가 나타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가을에 접어들어서도 종종 열대야가 나타난다.

제주에는 2005년 9월 열대야가 7일이나 발생했고, 1992년에도 9월에 열대야가 6일 나타났다. 최근에는 2010년에 열대야가 2일 발생한 기록이 있고, 2011∼2016년에는 9월에 열대야가 나타나지 않았다가 지난해에는 9월 5일에 열대야가 나타났다.

서귀포는 9월 열대야가 더 잦다.

서귀포에는 2010년 9월에 열대야가 13일이나 나타난 것을 비롯해 2003년 10일, 2004년·1992년·1990년에는 4일 발생했다.

서귀포에서는 2013년 10월 6일 오후 6시부터 7일 오전 9시 사이 최저기온이 25.1도를 기록, 10월에도 열대야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처럼 유독 제주에 열대야가 많이 나타나는 건 섬이라는 지역 특성상 해양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내륙에 비해 천천히 데워지고 천천히 식는 바다의 영향으로 최고기온은 내륙보다 낮지만 최저기온은 높게 나타나며, 일교차가 적다. 습도가 높은 것도 기온이 천천히 떨어지도록 하는 이유 중 하나다.

게다가 최근 들어 열대야 일수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 1994년 이후(1994∼2017년) 열대야 일수는 31.9일로 1994년 이전(1973∼1993년) 18일의 두 배에 육박한다.

폭염(낮 최고기온 33일 이상)일수도 1994년 이전(1973∼1993) 평균 2.4일에서 1994년 이후(1994년∼2017년) 6.2일로 늘어나는 등 낮과 밤 모두 더위가 심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여름철 제주도민들은 집집마다 폭염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야간 피서' 준비까지 한다.

아예 집에서 나와 바닷가나 중산간 지역에 돗자리를 깔거나 텐트를 치고서 잠을 청하는 등 저마다 시원한 곳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제주시 탑동광장에는 야간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바닷바람에 더위를 식히거나 산책을 즐긴다.

여름 성수기인 7월 14일부터 8월 15일까지 협재, 이호테우, 삼양, 함덕 등 4개 해수욕장은 야간에도 개장한다. 야간 개장시간은 오후 7∼9시다.

마을 곳곳에 있는 '용천수 물통'에서는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일 년 내내 차가운 용천수가 솟아나는 물웅덩이에 몸을 맡기며 더위를 날려버린다.

기상청은 당분간 제주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강한 일사가 더해지면서 평년보다 기온이 높겠으며,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아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atoz@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열대야,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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