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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열린 '한반도 전환의 시대, 북한인권운동 어디로 갈 것인가' 국제학회에 발표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5월 31일 열린 '한반도 전환의 시대, 북한인권운동 어디로 갈 것인가' 국제학회에 발표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 신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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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대에 들어 북한의 시장경제가 큰 폭으로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국영기업의 노동자 월급이 기존 0.5~1달러에서 최근 100~150달러로 비약적으로 상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영환 '준비하는미래' 대표는 31일, 서울 종로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전환의 시대, 북한인권운동 어디로 갈 것인가'에 참석해 기조연설에서 "자율경영을 하는 국영기업이 확대 중"이라며 "2012년의 6.28 조치 이후 국영기업 중 (실질적인) 시장임금을 주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와 같이 전했다.  

김영환 대표는 "원래 북한의 임금 수준은 북한 최저생계비의 100분의 1도 안 되는 0.5달러였다"며 "그거 받고는 생활을 못한다. 임금의 3배를 (벌금조로) 직장에 내고 출근을 안할 권리를 산다. 그러고 시장에 가서 장사해서 먹고 산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집권 6개월 만에 기업 자율경영제를 도입하면서 노동자 고용, 해고, 임금 수준 등을 모두 기업의 자율에 맡겼다. 또 벌어들인 이윤을 자유롭게 운용하도록 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이러한 결과로 "100~150달러의 월급을 주는 국영기업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예전엔 국영기업 가동률이 10% 이하였다"며 "최근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조사를 통해 약 30% 정도로 올라서지 않았나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노동자에게 월급은 원래 생계비 개념이 아니라 '용돈' 개념이다. 이들은 체제의 각 부문이 나름대로 돌아갔던 김일성시대에도 매우 적은 월급을 받았다. 북한은 자본주의 사회처럼 급여를 통해 생계를 꾸려가는 것이 아니라 '배급'을 통해 생활을 지탱한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대기근 시대(고난의 행군)가 닥치자 계획경제와 배급체계가 붕괴됐다.

이후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장마당'을 통해 '사경제'가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6.28조치를 통해 생산력을 다소 회복하면서 노동자에게 실질임금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북한에선 평양과 그 주변 지역에서만 배급제가 운영되고 그외 지역에선 배급제가 없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김영환 대표는 또 농업 분야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정일은 2001년 농업개혁을 6개월 만에 철회하고 그 책임자들을 모두 수용소로 보냈다"면서 "아버지도 제대로 못한 걸 아무런 정치적 배경이 없는 애송이가 뭘하나 싶었다. 하지만 우리 단체가 2년 후인 2014년 북한의 약 30개 농업지역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개혁이 완료돼 있었다. 포전담당제(가족농·분조)가 실시되면서 최근 4년간 곡물생산량이 500만톤으로 늘었다. 그 전에 약 15년간 평균 곡물생산량은 350~400만톤이었다. 이것은 확실한 개혁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현재 국제사회의 제재가 심각함에도 식량 부족이 발생하지 않은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농업개혁 덕분"이라며 "지난해 내내 조사해보니 식량가격이 안정돼 있는 걸 확인했다. 제재로 인해 석탄 수출이 막혔어도 수출물량이 시장에 풀려 석탄 가격도 인하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북한의 장마당을 장악했던 중국산 제품도 북한산이 대체했다고 주장했다.

"10~15년 전 북한시장 조사 시 공산품의 90%가 중국산이었다. 최근 1년 새 80%가 북한산이고 20%가 중국산으로 바뀌어 있었다. 탈북민들에 의하면 품질도 북한산이 중국산과 비슷하다고 한다"

5월 31일 서울 종로에서 열린 '한반도 전환의 시대, 북한인권운동 어디로 갈 것인가' 국제학회에서 김영환 준비하는미래 대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5월 31일 서울 종로에서 열린 '한반도 전환의 시대, 북한인권운동 어디로 갈 것인가' 국제학회에서 김영환 준비하는미래 대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신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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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데일리NK 편집장은 "북한은 여성들에게만 시장 참여를 허용하고 있지만, 사실 모든 주민이 시장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개인사업자도 직접 노동자들을 채용하기 시작했고, 이에 숙련공을 데려오기 위해 각종 '복지혜택'을 내거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용 편집장은 "북한 당국은 수익의 30~50%를 상납한다는 조건으로 개인 기업소를 세우는 것도 적극 허가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체제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김정은 위원장에겐 낮은 방식의 경제개혁, 정치개혁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북한 법에선 여전히 개인의 사적 경제활동을 엄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당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신흥부유층(돈주)의 재산을 몰수하고 처벌할 수 있다. 이에 이익의 일정 부분을 상부에 '상납'해 사적 활동을 보장받는 것이다.   

이날 발표자들은 대부분 북한이 "개방 없는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데이빗 호크 미국 사우스플로리다 대학 외래교수는 "시장화 개혁은 있을 거다. 하지만 중국ㆍ베트남식 개방은 없을 거다. 북한의 경제개혁은 대만이나 한국과도 매우 다른 모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이나 베트남은 경제개혁 전 모두 '사상개방'을 거쳤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선 핏줄로 이어진 선대의 사상을 비판하기 어렵다. 외부세계와 북한 내부는 여전히 차이가 크고, 외자 유치 등을 통해 '외부정보'가 함께 들어오면 체제 유지 및 안정에 부담을 준다. 이에 그가 신중하게 낮은 수준의 개혁을 시도할 거라는 전망이다.

필 로버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경제성장만 있고 법치는 없다면 당만 강화되고 부정부패가 기승을 부리게 된다"며 "주민통제와 경제성장은 같이 가기가 어렵다. 인권 유린에 대한 책임규명과 포용정책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북한 내부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북미협상에서도 이같은 균형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장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수탈적 시장과 포용적 시장이다. 북한의 시장은 전자의 기본적 특징을 갖고 있다"며 "수령경제의 독점성이 강력한 국가에선 경제성장이 일어나기 어렵다. 또 상업적 이권이 권력에 의해 배분되면 경쟁이 없고 뇌물로만 모든 걸 해결하려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위원은 "성장이 일어나도 부자만 더 부자가 된다. 부정부패, 불투명한 조세체계 문제도 대두된다"면서 "북한의 시장화 진전에만 모든 희망을 둘 게 아니라 시장화의 품질 개선에 착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진표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홍진표 전 상임위원은 "경제성장은 중산층을 형성하고 자유에 대한 열망을 낳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도 "정치적 통제가 동반된 개혁은 상당 기간 북한체제의 안정화를 촉진할 것이다. 북한과 같이 소득수준이 낮고 대안적 정치세력이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에선 경제성장의 체제 안정화 효과는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덧붙이는 글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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