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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민 '물컵 갑질' 논란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씨
 조현민 '물컵 갑질' 논란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씨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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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가 불법 혐의로 조사가 진행 중인 '필리핀 가사도우미 고용'의 컨트롤타워였음을 보여주는 대한항공 내부 증거가 나왔다. 특히 회사에 아무런 직책이 없는 이씨의 사적 지시에 따라 대한항공 비서실을 비롯한 회사 내부 조직이 필리핀 가사도우미 물색부터 고용, 비자 및 출입국 처리, 이동, 심지어 해고까지 전 과정에 조직적으로 움직였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대한항공 갑질·불법·비리 제보방(익명 채팅방)'을 통해 대한항공 내부 이메일 4건을 입수했다. 이 이메일에는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고용하는 과정에서 "사모님(이명희) 지시"에 따라 대한항공 비서실과 인사부, 마닐라지점 등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알 수 있는 내용이 자세히 적혀 있다. 특히 이메일에는 조 회장 부부가 살고 있는 평창동 자택뿐만 아니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촌동 자택도 등장해, 조 전 부사장 또한 이 사안에 개입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대한항공 인사전략실 직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해, 10~20명의 필리핀 가사도우미가 불법 고용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내부 증거로 인해 이 사안에 대한 이씨와 조 전 부사장의 소환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오는 28일 경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데, 그것은 그랜드하얏트인천 증축 공사 현장의 폭행 건으로, 이 사안과는 별개다.

[이메일 ① - ②] "평창동 연수생 입국일 7/3 저녁 때로 하라는 사모님 지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가 '필리핀 가사도우미 고용'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대한항공 내부 이메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가 '필리핀 가사도우미 고용'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대한항공 내부 이메일
ⓒ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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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이메일 4건 중 2건은 모두 2014년 6월 23일 오전 9시경에 오간 이메일이다. 하나는 대한항공 인사부 직원이 상사인 인사부 전무에게 보낸 이메일이고, 다른 하나는 마닐라지점에서 인사부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이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메일 ① : 인사부 → A전무 이메일 (오전 9시 16분)]

제목 : (중요)평창동 연수생 입국일자

전무님, 금일 아침 DYS(대한항공 비서실 - 기자 주)로부터 평창동 연수생 입국일을 7/3(목) 저녁 때로 하라는 사모님 지시를 전달받아 보고 드립니다. 차질 없이 준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메일 ② : 마닐라지점 → 인사부 이메일 (오전 9시 21분)]

제목 : RE: (중요)평창동 연수생 입국일자

안녕하십니까, 팀장님. 이촌동 연수생은 이번 주 금요일(6/27), 평창동 연수생은 다음 주 목요일(7/3)에 KE622편으로 한국에 차질 없이 입국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메일에 등장하는 '연수생'은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뜻한다. 이 이메일을 보면 인사부 직원은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입국시키라는 "사모님 지시"를 비서실(DYS)로부터 전달받아 같은 인사부 A전무에게 보고했다. 이어 5분이 지나 마닐라지점은 인사부에 마닐라와 인천을 오가는 대한항공 항공편(KE622)을 이용해 "차질 없이 만전을 기해"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보내겠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또한 마닐라지점이 보낸 이메일에는 "평창동 연수생"과 함께 "이촌동 연수생"이 적혀 있는데, 이는 각각 조양호·이명희 부부의 자택과 조 전 부사장의 자택을 의미한다.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필리핀인을 마닐라지점 직원으로 채용한 후 일반연수생 비자(D-4)를 발급받게 해 한국에 입국시켰다. 이들은 채 50만 원이 안 되는 돈을 받으며 연수가 아닌 총수 일가의 가사도우미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할 수 있는 외국인은 재외동포(F-4)나 결혼이민자(F-6) 등으로 한정돼 있다.

[이메일 ③ - ④] "아직 못 구했냐며 질책" 사모님 지시로 가득착 비서실 이메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가 '필리핀 가사도우미 고용'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대한항공 내부 이메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가 '필리핀 가사도우미 고용'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대한항공 내부 이메일
ⓒ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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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와 네 번째 이메일은 같은 해(2104년) 11월 3일과 12일에 대한항공 비서실이 인사부에 보낸 것이다. 이 이메일에는 앞선 두 이메일보다 훨씬 더 "사모님의 지시"로 가득 차 있다. 특히 비서실은 과일과 야채를 잘 다루지 못 한다는 이유로 가사도우미를 필리핀으로 되돌려보내고, 새 사람을 구할 때는 소개비를 내지 말라는 지시사항을 꼼꼼히 전달하고 있다.

[이메일 ③ : 비서실 → 인사부 (2014년 11월 3일 오전 8시 40분)]

제목 : [비서실] 연수생 관련 사모님 지시사항 전달

안녕하십니까. 비서실 ○○○입니다. 새로 온 연수생 관련 사모님께서 아래와 같이 지시하셨습니다.

"새로 온 연수생이 과일손질·야채손질 보통이라고 되어 있는데, 하나도 할 줄 모른다. 부엌 일은 해본 적도 없고 애만 봤다고 한다."

"부엌일 할 줄 아는 애로 새로 연수생을 빨리 구해라. 어느 정도 기간 안에는 소개비 안내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돈 내지 말고 구해라. 신체검사 하기 전에 리스트 먼저 보내고 지시 받고 신체검사 할 것."

상기 지시사항 확인하시어 신속히 F/U(팔로우 업 - 기자 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비서실 ○○○ 드림.

[이메일 ④ : 비서실 → 인사부 (2014년 11월 12일 오전 9시 45분)]

제목 : 회신: [비서실] 연수생 관련 사모님 지시사항 전달

안녕하십니까. 비서실 ○○○입니다. 연수생 관련, 사모님께서 금일 아래와 같이 지시하셨습니다.

1. 기존 연수생 △△△(필리핀인 - 기자 주)
1) 내일 오전 비행편으로 마닐라로 돌려 보낼 것
- KE621/13NOV ICN/MNL(07:55 인천발)으로 탑승하도록 항공권 조치 부탁드립니다.
- 비서실 차량이 5시 30분 경 평창동에서 연수생 데리고 출발 예정입니다.
2) 내일 오전 중 비자 취소 완료할 것

2. 새 연수생
· 새 연수생 구하라고 한 지 2주가 지났는데, 아직도 구했다는 연락이 없음을 질책하심
· 지금 집에 있는 애(△△△)가 영어도 할 줄 모르고, 일도 못한다고 재강조하심
· "영어 할 줄 아는 애"로 실습도 시켜보고 뽑을 것 (가사 실습을 말씀하시는 것으로 사료됨)
· 빨리 진행하도록 독촉할 것

이상 지시사항 전달 드리며, 기존 연수생 귀국 및 새 연수생 선발 관련 F/U(팔로우 업 - 기자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비서실 ○○○ 드림.

세 번째 이메일에서 비서실이 "새로 온 연수생이 과일손질·야채손질 보통이라고 되어 있는데..."라는 이씨의 말을 직접 인용하고 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이는 기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연수생(필리핀 가사도우미) 후보자 보고서'가 이씨에게 직접 보고됐다는 점을 증명한다. 대한항공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보고서에는 기본 이력과 함께 영어·과일손질·야채손질·다림질 실력을 우수·양호·보통으로 평가한 표가 담겨 있다. 즉, 문제의 보고서가 직접 이씨에게 전달됐고, 이씨가 보고서 내용을 잘 인지하고 있다는 증거인 것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가 '필리핀 가사도우미 고용'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대한항공 내부 이메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가 '필리핀 가사도우미 고용'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대한항공 내부 이메일
ⓒ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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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사중인 사안이라 언급 곤란"

위 이메일 내용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22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조사 중인 사안이라 언급하기 조심스럽다"라며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법조계 관계자는 "출입국관리법 18조 3항은 '(한국) 체류 자격을 가지지 않은 사람을 고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라며 "일반연수생 비자를 받은 외국인을 가사도우미로 사용하고, 이를 이행하는 과정에 지시를 내렸다면 이는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출입국관리법 위반과 별개로, 임금 지급과 해고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면 근로기준법 위반에도 해당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씨는 그랜드하얏트인천 증축 공사 현장에서 공사 관계자들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오는 28일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앞서 폭행 현장을 담긴 동영상이 공개돼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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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