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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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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출근을 하기 시작하더니 지하 주차장이 금방 1500대의 차량으로 꽉 찹니다. 그중에 차량 한 대가 유독 눈에 뜨입니다. 사람들이 오다가다 혀를 쯧쯧 차며 묻습니다.

"이 차주 누굽니까?"
"아 예, 계열사 대표님 차입니다."
"아! 그래요?"

계열사 대표 차가 아니라면 욕이라도 한마디 할 텐데 그러지도 못하고 피식 웃으며 멋쩍은 듯 지나갑니다.

어렸을 적, 낡아서 삐걱대는 툇마루에 아카시아 꽃이 다투어 꽃방석을 만들고 따끈한 아욱국에 차갑게 식은 강낭콩밥 한 덩이 뚝 떠 넣어 먹고 염소를 끌고 나가 풀 먹이던 오월이었지요. 또한, 십여 년 전만 해도 산들산들 바람이 불면 남산에 다투어 핀 아카시아꽃 향기가 면목동까지 날아오는 오월이었습니다.

"저분은 참 멋진 동네서 사는구나. 아카시아꽃이 밤새 차를 뒤덮을 정도로 향기로운 동네에 사는구나."

언제부턴가 남산을 오르지 않으면 아카시아꽃 향기를 맡을 수 없게 되었지요. 오늘 아카시아꽃으로 뒤덮인 차를 보며 남들이야 뭐라고 하든, 나는 꽃으로 뒤덮인 차량의 주인이 참으로 부럽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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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꽃밭.

스무 살, 빨강 파랑
색종이 띠를 두른 군용트럭을 타고 시집 오신 어머니
시집 오자마자 꽃밭을 만드는 일을 허락 받았다지요
친정 아버지가 시아버지와 친구였으니
불 같은 시어머니도 눈만 흘기고 말았다는데

며느리는 돌을 고르고 꽃씨를 심고
산에 꽃나무를 옮겨다 심는 것은 시아버지 몫이었다지요
꽃밭을 만들고 오월 이맘때 쯤해서 제법 모습을 갖춰갑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 하는 짓을 가만보니
꽃밭에 물은 안 주고 대문밖 나설 적마다
꽃잎에 호 입으로 바람을 불며 "잘 잤니? 예쁘구나 참 곱구나"
시어머니 기가 막혀 "두고 보자" 이를 빠드득 가는데

며느리가 못마땅해 이를 빠드득 갈던 시어머니
배추를 심거나, 깨를 심거나
"잘 잤니? 너 예쁘구나 참 곱구나" 입버릇이 되었더랍니다

그 해 풍년이 들었음은 말 할 것도 없지요
깨도 메밀도 고구마도 감자도 풍년이 들었지요
깨 팔고 콩 팔아서 송아지도 한 마리 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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