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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문가들이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소식에 환영의 뜻을 보였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가 북미의 큰 진전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바로 연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핵실험장 폐기 이후 북한의 후속 조치를 지켜봐야 한다는 뜻이다.

"북미 좋은 신뢰 관계 구축"

지그프리드 해커 전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장은 12일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가) 긍정적이고 커다란 걸음"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중요한 후속 조치로) 플루토늄을 제조하는 원자로를 폐쇄하고 (외부 사찰에) 우라늄 처리 과정을 허용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2004년 영변 핵시설 사찰 당시 북한의 초청을 받아 북한을 방문했다. 해커 소장은 당시 북한이 원자로를 보여준 뒤 플루토늄 재처리 장소라고 주장하는 건물로 데려가 플루토늄을 직접 봤다고 말해왔다. 해커가 소장으로 있는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는 1943년 설립된 미 에너지부 소속의 국립연구기관이다. 연구소는 인류 최초의 핵폭탄을 제조하는 맨해튼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 소장 역시 로이터 통신에 북한의 조처가 "좋은 신뢰 구축 조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가) 불가역적인 (핵) 군축의 신호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루이스 소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2008년 북한의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10년 전 6월에도 우리는 여기까지 온 적이 있다. 만약 우리가 그때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교훈을 배우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일을 다시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썼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프로그램 국장도 트위터에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는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덴마크 국장은 또 "이것을 순수한 비핵화 의도의 신호나 성공의 보장으로 여기는 것은 무지하고 순진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0년 전 영변 냉각탑 폭파 영상을 첨부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미국 국방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를 지낸 인물이다.

"핵실험장 폐쇄? 글쎄..." 회의적 시각도

북한의 조치에 미국 내 회의론자의 시선도 있다. 북한의 핵 실험장 폐쇄가 보여주기식의 제한적인 조치라는 지적이다. AFP통신은 "회의론자들은 북한은 여전히 미국에 도달 가능한 미사일을 포함한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어떤 공개적인 약속을 하지 않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비핀 나랑 미 MIT대 교수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나쁘지 않지만, 북한으로선 비용이 들지 않는 조치"라며 "북한이 이미 도달한 핵 개발 단계를 고려할 때 당분간 아무것도 실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말을 번역하면 '우리가 거기서 뭘 실험했는지 여러분이 알 수 없도록 그 장소를 깨끗이 치우겠다'는 것"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태그:#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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