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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박물관은 내부 분 아니라 외부에도 다양한 캐릭터들이 곳곳에서 숨쉬고 있다.
▲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만화박물관은 내부 분 아니라 외부에도 다양한 캐릭터들이 곳곳에서 숨쉬고 있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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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시는 이방인들의 도시다. 그리고 서민들의 도시였다. 서울과 인천을 연결하는 경인선과 경인고속도로의 중간에 자리하여, 일찍부터 서울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살았던 고장이다. 그러다보니 고향이 제각각인 서민들이 많이 살았다.

토박이들이 거의 없는 이주민들의 도시지만, 부천시는 자체적으로 부천시만의 고유성, 개성을 갖기 위해 많이 노력해 왔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관심이 많아 1997년부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개최하고, 한국 만화 영상 진흥원을 설립했다. 또 만화 및 애니메이션의 고장을 지향한 부천국제만화축제를 열고 있으며, 국내 정상급 교향악단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설립하고 지원하는 등 많은 일을 했고, 성과도 거두고 있다.

그래서 문화예술의 도시로 도약하는 부천시에는 다양한 문화예술의 공간이 있다. 5월의 좋은 날, 수도권에서 아이와 함께 나들이 가고자 하는 부모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부천에서 당일로 이곳들을 가 보자. 여기서는 한국만화박물관과 아인스월드를 소개한다.

만화박물관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만화가의 뇌구조. 뇌 쪽에 들어가는 통로가 있다.
▲ 만화가의 뇌구조 만화박물관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만화가의 뇌구조. 뇌 쪽에 들어가는 통로가 있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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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만화 캐릭터를 만나는 즐거운 공간,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과거에 '만화' 하면 애들이나 보는 책, 비현실적이고 수준 떨어지는 그림책 정도로만 인식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런 부당한 인식은 1980년대~1990년대를 거치며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현세, 허영만, 박봉성 등 대중적 인기가 높은 만화가들이나 리얼리즘을 도입해 좀 더 사실적으로 만화를 그리는 만화가들에 의해서다.

지금은 웹툰이 유행할 정도로 대중에게 깊이 파고 든 데다, 만화를 영상으로 구현한 애니메이션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우리도 프랑스나 미국, 일본의 뒤를 이어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만화를 테마로 한 유일한 종합 박물관이 부천의 한국만화박물관이다. 강원도 춘천에 애니메이션박물관이 있지만,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만화 전체를 테마로 한 박물관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가게 주인 아저씨 캐릭터이다.
▲ 만화박물관 내 땡이네 만화가게 가게 주인 아저씨 캐릭터이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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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내에 있다. 두 개의 인상적인 건물 중 길가 쪽에 위치한 건물에 들어가면 1층에 매표소가 있고, 여기서 3층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면 박물관 내부로 들어가게 된다.

내부는 상설 전시와 기획 전시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대부분은 상설 전시 공간이다. 내부에 들어가면 먼저 한국 만화 100여 년 역사가 양쪽 벽면에 병풍처럼 펼쳐지는데, 시대를 풍미한 주요 만화가들과 그들의 작품 속 캐릭터들이 벽면을 장식한다. 근대 만화의 시작부터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기, 1970~1980년대, 2000년대 이후의 웹툰까지 동선을 따라 이어진다.

'땡이네 만화가게'처럼 예전 만화가게의 세트를 만들어 그 내부 공간을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든 세트가 흥미롭고, 당시에 유행하던 만화책이나 잡지를 대형 조형물로 만든 것도 재미있다.

과거에 유행하던 만화책이나 잡지를 대형 조형물로 만들어놨다.
▲ 한국만화박물관 내부 과거에 유행하던 만화책이나 잡지를 대형 조형물로 만들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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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의 뇌구조>라고 하여 만화가의 뇌 속에 들어가 그들의 일상을 탐색하는 재미도 있으며, 만화그리기 체험존과 만화 포토존도 즐겁다. 아이들은 이 공간들에 열광한다. 만화도 그려보고 사진도 찍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4D 상영관 또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즐거운 공간이다(입장료와는 별도로 1000원을 내야 한다).

박물관 바깥 야외광장에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거나 숨어 있는 캐릭터들을 찾는 재미도 괜찮다. 어른들은 자기 어린 시절에 즐긴 만화의 캐릭터들을 찾는 재미가 있고, 아이들은 다양한 조형물과 세트가 있는 공간에서 만화를 즐길 수 있어 좋다. 가족 나들이로 가면 부모와 아이가 모두 좋을 곳이다. 부모는 추억을 되새김질하고, 아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아인스월드를 돌아보는 길가 곳곳에 미니어처들이 배치되어 있다. 사람과 대비해서 어느 정도 크기인지 확인할 수 있다.
▲ 아인스월드 아인스월드를 돌아보는 길가 곳곳에 미니어처들이 배치되어 있다. 사람과 대비해서 어느 정도 크기인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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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세계 속으로 미니어처 테마파크, 부천 아인스월드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이 하루 만에 세계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곳, 전 세계의 유명 건축물들을 축소한 미니어처를 전시하는 곳. 미니어처 테마파크 하면 제주도에 두 곳이 있지만, 그에 앞서 만들어진 육지의 유일한 미니어처 테마파크가 부천 아인스월드이다.

주·야간 모두 운영하는데, 봄, 가을에는 주간에, 여름에는 야간에 주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 이유는, 여름에 그늘진 곳이 거의 없어 너무 덥기 때문. 그래서 요즘 같은 5월이 낮에 다니기에는 딱 좋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이름난 건축물들이 길 따라 나라별로 전시되어 있어 눈이 즐거운 볼거리가 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 여행객들이 가장 눈에 많이 띈다. 

처음 들어가면 그리 넓어 보이지 않은데, 길 따라 돌아다니다보면 그래도 제법 볼 만하고, 구석구석에 이것저것 많이 만들어 놨다. 다만, 좀 오래되어 그런지 안내문이 잘 안 보이는 것들이 많고, 보수가 필요한 건축물들도 눈에 띈다.

스페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독일의 카이저빌헬름교회 미니어처이다.
▲ 아인스월드 스페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독일의 카이저빌헬름교회 미니어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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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로 들어가면 역시 먼저 유럽 여러 나라들의 건축물들이 반긴다. 흥미로운 것은, 제주도의 미니어처 테마파크들도 그렇지만, 언제나 입구로 들어갈 때 처음 만나는 것들이 유럽의 건축물들이다.

유럽에 대한 한국인들의 동경과 이미지가 어떤지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것부터 시작해,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의 건축물들을 먼저 전시하고 '동남아시아→서아시아→아프리카→유럽→아메리카' 등 대륙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는 방식을 택할 것 같다.

우리의 시공간적 시각에서는 이 순서가 당연한 것 같은데, 만드는 사람들의 인식에서는 유럽이 먼저인 듯하다. 좀 과장하자면 '문화의 시작은 유럽', 혹은 '가장 선진적이고 화려한 문화는 유럽'이라는 선입견 내지는 문화 사대주의의 영향이라고 하면 지나친 해석일까.

흥미로운 것은 유럽 하면 영국이 가장 먼저라는 것이다. 그 다음이 프랑스. 어딜 가도 이런 순서다. 심지어 유럽을 소개하는 책들도 그렇다. 이런 인식은 우리 의식 속에 참 뿌리 깊게 박혀 있다(사실 이 인식은 알고 보면 일제 강점기 일본이 우리에게 남겨 놓은 유산 중 하나이다).

하여간 처음 만나는 것들은 영국의 타워브릿지, 국회의사당, 빅벤, 웨스트민스터사원 등이고, 그 다음이 프랑스의 에펠탑, 루브르박물관, 노트르담 사원, 개선문, 베르사유 궁전 등이다. 이탈리아의 성베드로성당, 콜로세움, 스페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독일의 카이저빌헬름교회, 노이슈반슈타인성, 러시아의 성바실리성당과 붉은 광장 등이 이어진다.

러시아의 성바실리성당과 붉은 광장 미니어처
▲ 아인스월드 러시아의 성바실리성당과 붉은 광장 미니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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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로 넘어가면 이집트의 아부심벨 대신전, 킬리만자로산 등이 나오고, 서남아시아의 페트라, 성소피아사원을 거쳐 남아메리카의 치첸이트사, 마추픽추가 이어진다.

시드니오페라하우스를 거쳐 미국으로 넘어가면 뉴욕의 중심 고층 빌딩들이 모여 있다. 어디든 빠지지 않는 자유의 여신상이 작은 인공 호수 위에 놓여 있고, 록펠러센터, 타임스퀘어, 킹콩이 매달린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세계무역센터가 마천루를 이룬다.

마지막에 아시아존이 나오고, 중국의 자금성, 만리장성, 일본의 히메지성, 인도의 타지마할, 한국의 경복궁과 불국사 등이 이어진다. 총 68개이니, 한 바퀴 돌면 확실히 많이 보았구나 하는 기분이 든다. 이 많은 걸 실제 모양의 미니어처로 만들었다면 거기에 들어간 공력이 어땠을지 짐작이 간다.

편안한 마음으로 한나절 즐기는 나들이 코스로도 좋고, 세계 유명 건축물들을 한 자리에서 보여주겠다는 체험학습(?)을 명분으로 아이들 데리고 나오기에도 좋은 곳이다.

뉴욕의 거대 빌딩들을 모아서 빌딩의 숲을 만들어놓았다. 작은 호수와 어울린 풍경이 그럴 듯하다.
▲ 아인스월드 내 미국 뉴욕의 마천루 지대 뉴욕의 거대 빌딩들을 모아서 빌딩의 숲을 만들어놓았다. 작은 호수와 어울린 풍경이 그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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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보

추천 코스: 아인스월드(1시간)→10분→한국만화박물관(1시간~1시간 30분)→10분→상동호수공원(1시간)

1) 한국만화박물관

주소: 경기 부천시 길주로 1
문의:  032-310-3090,  www.komacon.kr/comicsmuseum

관람시간은 10:00~18:00 (17:00까지 입장)
관람료는 5,000원, 36개월 미만 어린이 무료
주차는 200대 정도 가능, 유료 

가는법: 수도권 지하철 7호선 삼산체육관역에서 내려 5번 출구로 나가면 걸어서 5분 안에 닿는다. 국철 1호선 부개역(2번 출구)에서 79번 버스를 이용, 박물관 앞에 내려도 된다.
부천 시내버스  79번, 53번, 59-1번 버스도 박물관 앞에 선다.

2) 미니어처 테마파크, 부천 아인스월드

주소: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도약로 1
문의: 032-320-6000, www.aiinsworld.com

관람시간은 매일 10:00~18:00, 야간은 18:00~23:00
관람료는 주간 대인(14세 이상) 10,000원, 소인(36개월 이상) 8,000원
        야간 대인 13,000원, 소인 10,000원
주차는 200대 정도 가능

가는법: 수도권 지하철 7호선 삼산체육관역에서 내려 5번 출구로 나와 버스 정류장에서 59-1번 버스를 이용, 아인스월드 입구에서 내린다. 역에서 15분 정도 걸어가도 된다.


태그:#한국만화박물관, #아인스월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미니어처 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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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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