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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기자회가 2018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했다
▲ 국경없는기자회가 2018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2018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했다
ⓒ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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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위. 국경없는기자회가 2018년 대한민국의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하자, 자리에 있던 기자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지난해에 비해 20단계나 오른 수치여서다.

국경없는기자회(RSF)가 한국기자협회와 공동으로 25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18 세계언론자유지수'를 발표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아시아에서 세계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거기다 이날 발표된 언론자유지수는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뒤 처음 받는 언론자유와 관련된 성적표라 많은 관심을 모았다.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한 '2018 세계언론자유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180개국 중 43위에 올랐다. 2016년 70위를 기록하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개선이다. 국경없는기자회는 "한국 언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상대로 벌인 투쟁과정에서 투지를 보였다"라며 "인권 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 당선과 함께 언론자유의 어두웠던 10년이 끝났다"라고 평가했다.

43위로 오름에 따라 한국의 언론자유는 '문제 있음'에서 '좋음'으로 바뀌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매년 비정부기구·현지 언론인·인권운동가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산출한 점수를 토대로 세계 언론자유지수와 순위를 발표한다. 점수에 따라 '매우 좋음(흰색)', '좋음(노란색)', '문제 있음(주황색)', '나쁨(빨간색)', '매우 나쁨(검은색)' 등 다섯 가지로 나눈다. 지난해 한국은 '문제 있음'을 뜻하는 주황색이었으나, 올해는 '좋음'을 뜻하는 노란색으로 분류됐다.

국경없는기자회 세드릭 알비아니 아시아지부장은 "지난해 동아시아 지역에서 (언론자유지수가) '좋다'라는 뜻의 노란색은 대만 하나밖에 없었다"라며 "한국도 올해 '좋음' 상태로 돌아오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세드릭 알비아니 지부장은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언론, 시민사회가 언론자유를 되찾기 위해 싸움을 한 결과, 얻은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정규성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우리 언론이 촛불로 시작된 국민 민심을 받아 스스로 개혁의지를 얻었고 일부 언론사에서는 순조로운 적폐 청산 과정이 진행중이다"라며 "한국언론의 이 같은 의지를 높이 평가해 국경없는기자회가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라고 했다. 43위라는 결과에 대해서 정 회장은 "현 정부의 소통 노력과 한국 언론사들의 언론자유에 대한 의지가 높이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국경없는기자회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67위), 중국(176위)은 물론 미국(45위)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한국이 언론자유지수에서 미국보다 높은 순위에 오른 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이었던 2007년 이후 11년 만이다"라고 했다.

세드릭 알비아니 지부장은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의 모델로 여겨진 미국이 언론자유를 포기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라며 "미국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이 언론인을 위협하고 공격하는 등 탄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여기서 만족하기보다 아시아 언론 자유를 선도하는 국가가 되길 바란다"라며 "전세계 (언론자유) 20위에도 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국정 과제의 하나로 표현의 자유와 언론 독립성 신장을 제시했다"라면서 "2020년에는 국경없는기자회의 (한국) 언론자유지수를 30위권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언론 통제에 대한 본인의 생각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언론을 통제하면 자신의 비리나 잘못, 불리한 내용이 일시적으로 발표되지 않거나 축소돼 단기적으로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라면서도 "그 결과 더 크고 더 많은 비리나 잘못을 저지르게 되고 그것들이 그때그때 시정될 기회를 잃고 쌓여가서 결국 적폐가 된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언론의 통제는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도 막을 수도 없게 만들어 장기적으로는 통제자에게 매우 불리한 역설적인 결과 초래한다"라면서 "언론을 통제하기 보다 언론의 자유를 활용해 비리나 잘못을 그때그때 드러내고 시정의 기회를 갖게 하는게 현명한 언론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문재인 정부는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속담처럼 언론자유는 입에는 쓰지만 몸에는 좋은 것임을 명심하고 언론자유 를 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18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노르웨이가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스웨덴, 네덜란드가 그 뒤를 이었다.


태그:#국경없는기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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