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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조현아 웨딩드레스 직접 옮겼다"
ⓒ 김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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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밀수 의혹에 대해 관세청이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조씨 일가가 2010년 가을 대한한공 비행기편으로 고가의 웨딩드레스를 밀반입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오마이뉴스>와 단독으로 만난 제보자 A씨는 전직 대한항공 직원으로 인천공항 수하물팀에서 근무했다. 그는 당시 문제의 웨딩드레스를 세관을 거치지 않고 공항 근처 하얏트 호텔까지 직접 운반했다고 밝혔다.

23일 인천에서 만난 A씨의 증언은 꽤 구체적이었다. 그는 당시 비행기 편명도 기억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일부 언론을 통해 가격표가 붙은 드레스를 밀반입했다는 의혹은 제기된 바 있으나, 웨딩드레스를 밀반입 했다는 증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언에 따르면, 웨딩드레스가 실려있던 비행기에는 조현아, 조현민 자매가 같이 타고 있었다. 그해 10월 조씨 일가의 첫째 딸 조현아씨는 결혼식을 올렸다.

대한항공에서 10여 년을 근무했던 A씨는 "(총수 일가의 물품이) 하루에 한두 건은 무조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총수 일가의 물품을 세관을 거치지 않고 들여오는 작업을 'H/D' 또는 '핸들링'이라고 표현했는데 "내가 직접 핸들링 한 물품만 어림잡아도 1억~2억 원은 족히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웨딩드레스와 관련해 A씨와 취재진이 나눈 일문일답이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좌측)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좌측)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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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와 조현민 탔던 KE062편에 웨딩드레스"

- 웨딩드레스에 대해 자세히 말해달라.
"보통 아이템 대다수는 이메일을 통해서 연락이 온다. 예를 들어 '해외지점에서 몇 편에 어디 위치에 무슨 아이템이 실려서 간다', 이렇게 연락이 오면 그 말은 이런 물품을 보냈으니 잘 받아서 통관 잘해서 전달하라는 뜻이다. 그때 상파울루 출발해서 LA 경유해 들어오는 비행기였는데, 유명 디자이너가 제작한 옷이라고 들었다. 가격대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당시 듣기로는 4000만원 정도라고 들었던 기억이 있다.

(조양호 총수 일가는) 자기들이 원하는 물건은 뭐든지 반입 가능하다. 그만큼 대한항공 수하물팀 직원들은 공항 세관한테 잘 보여야 한다. 위에 관리자급들도 세관하고 밀접한 관계를 맺지 않으면 업무 자체를 할 수가 없다. 수하물팀은 고유 업무뿐 아니라, 어떻게 보면 더 중요한 게 로열패밀리(총수 일가)의 물건을 빼는 것이었다."

- 드레스는 포장이 되어 있었을텐데.
"박스에 담겨 있었다. 그래서 드레스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 메일로 (품목을) 확인했다. 박스를 열어보지 못했지만, 누가 봐도 구겨지지 않게끔 성인 남성 두 명이 안아야지만 서로 손이 닿을 만큼의 부피였다. 무게도 그렇고, 웨딩드레스라고 확신한다. 사이즈가 엑스레이 기계를 통과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당시에도 아는 세관 계장님이 있어서 그냥 들고 나갔다. 인사하고, 나가라고 해서 들고 나가서, 하얏트호텔까지 배달했다."

- 인천 하얏트호텔?
"그렇다. 공항 옆에 있는. 거기서 누군가 또 픽업했을 것이다."

- 왜 하얏트호텔이었을까?
"글쎄. 일단 부피가 커서 당장 가져가기 뭐하니까 나중에 따로 가져가지 않았겠나 생각하는데, 그건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 반입했던 것 중에 제일 비싼 게 그 웨딩드레스인가?
"내 기억에는 그렇다."

- 시점은 언제인가?
"날짜는 정확히 기억을 못 하겠다. 가을이었다."

- 검색해보면 조현아씨가 결혼한 게 2010년 10월로 나온다.
"그 정도였던 거 같다. 결혼했던 해니까. 결혼하기 얼마 전에 그걸 가지고 들어왔다. 무게는 대략 20Kg. 들었을 때 박스가 한 면만 잡혔으니까 굉장히 크다. 당시 (비행기) 사무장님도 나에게 물어봤다. '이게 뭐냐'고. '드레스에요' 그러니까 '아, 그래서 그랬구나' 라고 했다."

- 당시 사무장에게 그렇게 말했던 것은 업무 메일로 이미 알았기 때문에?
"그렇다. 그리고 위에 팀장이나 그룹장도 드레스가 들어온다는 것을 이미 듣고 있었다."

 대한항공 비행기에서 화물이 내려지고 있다. <자료사진>
 대한항공 비행기에서 화물이 내려지고 있다. <자료사진>
ⓒ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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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아씨 키가 큰 편인데 그게 비행기 객실에 실리나?
"객실에 '갤리'라고 주방이 있다. 거기 커튼 치면 안보이니까 갤리에다 실은 거다. 거기 꽉 찬다. 딱 맞아서. 거기 외에는 실을 수가 없다. 아니면 화물칸에 실어야 하는데, 그랬다가 찢어지거나 구겨지면 난리가 난다."

- 그러면 물건만 왔나. 아니면 조현아와 조현민이 같이 타고 왔나.
"같이 타고 왔다."

- 그 비행편명을 기억하나?
"062편이었을 것이다."

A씨가 증언한 KE062편은 확인 결과 2008년부터 지난 2016년까지 실제 운행되었던 노선으로, 상파울루를 출발해 LA를 거쳐 인천에 도착했다.

세관과 유착설... "계장 아들 피아노 교사 의전까지 했다"

이외에도 A씨는 조씨 일가가 국내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잡지에서부터 두리안 등 열대과일, 향수, 술, 고가의 이탈리아 수제 구두, 강아지 사료 등을 밀반입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어디든 대한항공 지점이 나가 있는 데서는 조씨 일가가 원하는 물건을 하루 만에 받아볼 수 있다"면서 "택배"라고 표현했다. 면세구역을 통과한 이런 짐을 공항 내 수하물팀 사무실로 올려보내는 것으로 그의 임무는 끝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총수 일가의 물품은) 누군가가 픽업한다"면서 "비서실이 됐건 다른 직원이 됐건 직접 배달하는 거 없이 찾아오는 거로 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업무를 전반적으로 담당하는 대한항공 내부 직원들의 이름도 취재진에 전했다. 이는 <오마이뉴스>가 다른 경로로 입수했던 관련자들의 이름과 일치한다.

세관과의 유착 관계는 매우 돈독하다는 게 A씨의 설명이었다. 그는 "세관과 트러블(문제)이 생기면 그건 로열패밀리(총수 일가) 짐에 트러블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세관이) 아는 사람이 출국 하거나 입국을 할 때는 의전 서비스를 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세관 계장 아들의 피아노 교사를 위한 의전까지 맡아야 했다고 그는 밝혔다.

이 때문에 관세청이 주도하는 현재 대한항공 총수 일가 밀수 의혹 조사에 그는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A씨는 "절대 공정하게 안 된다고 본다"면서 "세관 직원은 80~90%는 알 거다, 서로 쉬쉬할 뿐이지 뻔히 아는데,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전반에 걸쳐 대한항공 총수 일가를 '로열패밀리'(왕족)라고 불렀다. 그는 "거의 조선 시대 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특히 조양호 회장의 수하물은 특급 대우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게이트가 없어서 (외항사가 이용하는) 탑승동에 내리거나 코드쉐어(공동운항. 두개의 항공사가 한 개의 항공기를 운항하는 것)를 타고 오면 정상적으로는 짐을 컨테이너에서 꺼내 수화물 컨베이어에 넣어 엑스레이 검사를 해야 하는데, (조 회장 짐은) 컨테이너를 뜯어 짐을 찾아 (회사) 승용차에 싣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조 회장이) 차에 탔는데 짐이 안 실리면 수화물 팀은 고개를 못 들었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와 조현아·원태 3남매 등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자택에서 관세청 관계자들이 압수수색 물품을 들고 나서고 있다.
 21일 오후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와 조현아·원태 3남매 등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자택에서 관세청 관계자들이 압수수색 물품을 들고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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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사 결과 지켜보자"... 관세청 "법대로 처리하겠다"

연이어 터지는 의혹에 대한공항 측은 말을 아꼈다. 대한항공 홍보실은 "해외에서 물품을 들여왔다는 일련의 의혹에 대해 현재 관세청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하변길 관세청 대변인은 "현재는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압수 수색을 진행하고 이를 분석해나가는 상황"이라면서 "추후 조사에서 세관 직원과의 협력·연계가 만약 확인된다면 당연히 내부 감사만이 아니라 법대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태그:#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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