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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인류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이주를 시작한 7만 년 전 이후 여성이 남성보다 더 유전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세계 여러 지역의 남녀 염색체를 분석한 결과 여성이 후손들에게 더 많은 DNA를 유전시켰으며 이는 주로 일부다처제에 기인하거나 여성이 남편과 같이 살기 위해 고향을 떠나 이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이런 사실은 독일 막스플랑크화학연구소 마크 스톤킹 박사 등이 호주, 유럽, 미국 등 세계 51개 지역에서 남성 623명의 유전자를 수집해 남성의 Y- 염색체(NRY)와 여성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mtDNA)를 비교한 결과 밝혀져 2014년 9월 국제 학술지에 게재됐다. 생물학적 법칙에 따르면 남녀의 DNA는 후손에게 거의 동일한 비율로 영향을 미치지만 남녀 어느 쪽의 숫자가 많았는지 여부는 불투명했는데 과학자들이 이런 의문을 해소한 것으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주 – 1>.

종족번식에서 부모의 유전자는 자녀에게 50:50의 비율로 전달된다. 그런데 남녀가 각각 10명씩 생존하는데 남성은 1명, 여성은 10명이 후손 생산에 기여해 10명의 여성이 동일한 수의 자녀를 생산했을 경우 어떻게 될까? 개개 후손의 유전자는 남성 Y-염색체는 동일하고 여성 염색체인 미토콘드리아 DNA는 10가지가 된다.

연구 대상이 된 51개 지역 남성들의 유전적 차이를 보면 mtDNA보다 NRY가 컸는데 이는 여성이 결혼 이주 등을 통해 좀 더 멀리 광범위한 지역에 여성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확산시켜 유전적 변이를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반대로 남성은 일정 지역에서 머물거나 소수가 자녀를 생산하면서 유전적 변이가 여성보다 컸다. 자녀의 유전자가 부모로부터 절반씩 전달받기 때문에 소수의 남성 유전자는 세대가 지속될수록 여성보다 변형이 커지는 것이다.

남성들은 남존여비의 전통에 따라 소수가 다수의 여성과 결혼하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자녀들의 입장에서 볼 때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다수인 현상'이 발생했고 이는 유전적 측면에서 여성이 후손에게 남성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했다. 특히 여성들은 결혼 후 고향을 떠나 남편이 사는 지역으로 이주하기 때문에 광범위한 지역에서 유전적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DNA 변이의 정도가 차이가 있었다. 즉 동아시아와 유럽인들은 어머니의 DNA보다 아버지 쪽의 유전적 변이가 커 여성의 이주 정도가 높았다는 것을 시사했다. 반대로 아프리카나 호주, 미주의 경우 아버지 DNA보다 어머니 DNA의 유전적 변이가 더 컸다. 미주에서 여성보다 적은 수의 남성이 자녀 생산에 기여한 것은 식민지 이주 등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추정됐다.

과학자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남성보다 여성의 종족 참여가 많아질 경우 유전적 변이가 증대하는데 이는 인류 역사를 통해 공통적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예를 들어 현존 인류의 조상인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떠나 이주를 시작하기 전에 아프리카에서 종족 번식에 동참한 남녀의 비율은 30:60 이었다. 그러나 이주를 시작한 7만 년 전을 전후해서는 그 비율은 남성 15 : 여성 30이 되었다. 이 당시 인구는 증가했겠지만 절대 다수는 종족 번식에서 제외된 것으로 추정됐다. 호모사피엔스는 45000년 전 유럽으로 이주했고 종족 번식에 동참한 남녀 비율은 30 : 100으로 추정됐다.

과학자들은 인류의 종족 번식에서 다수의 남녀 조상들은 자신들의 유전자를 후손에게 전해주지 못했으며 그러나 여성이 남성보다 후손 생산에 더 기여했다고 밝히면서 '인류는 매 시기별로 남녀의 숫자가 비슷하지만 남성에 비해 더 많은 여성들이 후손 생산에 동참 한다'고 말했다. 인류 사회에서 추정된 이런 현상은 동물의 세계에서 흔히 발견되는 소수의 수컷이 다수의 암컷을 거느리는 것과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인류 역사를 시기 별로 보면 다수의 남성이 종족 생산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유전자의 다양성이 소멸할 위험이 발생하지만 여성이 결혼해서 이주하는 전통이 유지되면서 새로운 DNA가 도입돼 유전자 변이 감소를 상쇄하는데 기여했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발견되는 남녀 유전자 역사의 차이가 다양한 민족의 출현이나 문화의 등장 등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 – 1> Sebastian Lippold, Hongyang Xu, Albert Ko, Mingkun Li, Gabriel Renaud, Anne Butthof, Roland Schröder, Mark Stoneking. Human paternal and maternal demographic histories: insights from high-resolution Y chromosome and mtDNA sequences. Investigative Genetics, 2014; 5 (1): 13 DOI: 10.1186/2041-2223-5-13 / BioMed Central. "New analysis of human genetic history reveals female dominance." ScienceDaily. ScienceDaily, 24 September 2014. <www.sciencedaily.com/releases/2014/09/140924113752.htm>. /
https://www.theguardian.com/science/2014/sep/24/women-men-dna-human-gene-pool



태그:#남녀 유전자, 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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