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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덕성여대에서 세월호 생존학생 및 유가족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는 2학년 5반 김건우 학생 아빠 김광배님, 단원고 생존학생 장애진님, 장애진님 아버지 장동원님이 함께 해주셨다. 4주기를 앞두고 이들은 담담해 보이기도 크게 진전되지 않는 상황에 답답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희망을 얻고 있고 국민들이 그 희망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동아리 시선에서는 이번 간담회에서 주요한 내용을 발췌해 정리했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3일 앞둔 금요일, 덕성여대에서 세월호 생존학생 및 유가족 간담회가 열렸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3일 앞둔 금요일, 덕성여대에서 세월호 생존학생 및 유가족 간담회가 열렸다.
ⓒ 윤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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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가족분들은 4년이란 시간동안 어떤 마음으로 싸워오셨는지 궁금하다.

건우아버님 "싸워올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다. 바로 건우는 내 아들이기 때문이다. 아버지이기 때문에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별이 된 아이들의 명예를 되찾아 주는 것이 아빠엄마들이 해야 하는 이유이며, 다들 열심히 싸우고 있다."

애진아버님 "세월호에서 돌아온 애진이가 '아빠는 진상규명 할거지?'라고 묻더라. 참사 발생 후, 너무 힘들어서 잠도 제대로 못 들었다. 엄마 아빠는 자식이 살아왔다고 해도 서로를 양심적으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이후 직장을 그만두고 활동하기 시작했다. 여러 힘든 순간 속에서 애진이가 용기를 많이 줬고, 덕분에 꿋꿋하게 지내올 수 있었다. 또한, 생존학생 부모가 유가족 분들에게 말을 거는 것이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아직 밝혀진 게 없기에 진상규명을 반드시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싸워왔다."

애진님 "나는 당사자니까 당연히 진상규명에 열심히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당사자가 아님에도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친구들이 떠난 이유를 알아야 하니까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

-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고 책임자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 많은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데,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애진아버님 "일부는 세월호가 교통사고라고 이야기한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나라 재난 중 실제 국민이 그날 사실을 명확히 본 참사기에 아픔이 더 크다. 일반적인 교통사고의 경우 119가 도착해 생명은 가장 먼저 확인한다. 그러나, 세월호의 경우, 해경이 도착해서 사람을 먼저 구조해야 되는데 안했다. 구할 수 있음에도 구하지 않아 결국 304명이 빠져나올 수 있는 시간에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음을 당했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쉽게 버리고, 국민을 구하지 않은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건우아버님 "못 구한 것이 아니라 안 구했다. 또한 정부가 세월호 특조위를 굶겨 죽였다, 목졸라 죽였다. 정부가 왜 특조위 진상 규명활동을 의도적으로 방해했을까? 감추고 싶었던 걸까? 최근 네덜란드 해양 연구소 마린에 가서 시험한 결과 정부가 발표한 AIS 항적도가 불가능한 항적도라는 결과가 나왔다. 의혹이 참 많다. 우리는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구조를 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왜 진실을 감추는지 궁금하다. 그것이 진상규명이고 우리가 밝히고자 하는 핵심이다."

- 최근 자유항주실험 결과를 검찰이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어떤 상황인가.

건우아버님 "정부가 발표한 항적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항적이라는 사실이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에서 300번 넘게 진행한 자유항주실험과 침수실험을 통해 통해 증명됐다. 그런데 문제는 이전에 선체조사위원회에 크리소(KRISO)에서도 이와 동일한 실험을 100회 이상 했고 마린에서 나온 결과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그런데 이 결과를 검찰이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크리소에 정보공개를 요구했더니 공개할 수 없다는 대답을 했다. 크리소에서 실험한 결과가 마린에서도 똑같았는데 왜 증거채택 안되었는지도 조사해야 한다. 이에 검찰은 크리소에서 실험한 결과는 여러 상황이 빠져있어서 증거 채택을 할 수 없었다고 변명했다. 이 또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

- 대통령의 7시간 의문이 서서히 풀리고 있다. 잠을 잔다고 골든타임을 놓쳤고, 이를 감추기 위해 최초보고 시각을 조작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애진아버님 "애초에 국민들이 몰랐던 내용은 아니었다. 가족들도 많은 기자들 통해 조사하여 뭐했을까 그 시간 동안. 자고 있었다. 근데 문제는 그게 끝이다. 언론이 그 7시간만 딱 건드린 것이다. 당시 상황에 관계 되어있던 이들이 누군지를 밝혀야 한다. 대통령이 그 시간에 지시해라 한마디만 했어도 아이들을 다 구했을 것이다. 배에서는 방송으로 '단원고 학생들 가만히 있으라'고 지시했고 생존학생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학생들은 자신들이 움직이면 배가 더 기울까봐 가만히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대통령의 7시간 동안의 사생활을 알고 싶지 않다. 왜 그 시간동안 배에서 시키는 대로 가만히 있었던 우리 어린 아이들을 구하라는 말을 하지 않았는지가 핵심이다. 7시간에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부분만 언론에 올라가니까 좀 화도 나고 어이가 없었다."

- 그동안 잘못된 언론 보도나 막말한 사람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받은 적 있으신가.

건우아버님 "가족들과 세월호 활동하는 이들을 폄하하는 언론으로부터 사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다. 그 수많은 막말 중 엄마, 아빠들이 자식들 가지고 시체장사 했다는 지만원의 말에 특히도 화가 났다. 또한 최근 2기 특조위가 통과 될 때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이 더 밝힐게 뭐가 있냐고 막말하기도 했다. 이제는 사과 받고 싶지도 않다는 생각이 든다."

세월호를 기억하고 잊지 않기 위해 많은 대학생들이 대강의실의 자리를 메웠다.
 세월호를 기억하고 잊지 않기 위해 많은 대학생들이 대강의실의 자리를 메웠다.
ⓒ 윤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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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2기 특조위가 출범하면서 자한당 추천위원인 황전원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황전원이란 인물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애진아버님 "일단 기분이 나쁘다. 자유한국당 추천위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반대할 수는 없다. 황전원은 1기 특조위 당시 세금도둑 운운하며 방해했던 사람이다. 특히나 특조위를 깨트리며 특조위원직에서 사퇴한 사람이다. 그리고 국회의원 공천 받으려고 별일을 다 벌이다가 결국 공천 못받고 지금 다시 돌아온 것이다. 당시 황전원 위원 사퇴할 때 엘리베이터에서 그 스스로 "앞으로 아무 관여 없을 것이고 이 시간 이후로 특조위 활동 안 할것이다"고 말했다. 이렇듯 애초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의지도 없고 방해만 일삼았던 사람이 2기 특조위에서 정말 올바른 조사활동을 할 수 있겠나. 유경근 위원장님이 황전원 반대를 외치며 삭발한 것도 진상규명의지가 없는 이를 놔둘 순 없기에. 국민들에게 욕보일 수 없다는 생각으로 하신 것이다."

건우아버님 "황전원은 절대로 특조위에 들어와서는 안되는 사람이다. 그가 특조위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특조위 활동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앞으로 황전원의 회의 입장 저지 할 것이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목숨 걸고 할 것이다,"

- 4주기를 앞두고 "이제 괜찮치 않냐"는 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지.
 
건우아버님 "이제 괜찮지 않나? 아니다. 가슴에 묻기조차 미안한 아이들이다. 때문에 우리는 앞으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뿐만 아니라 우리가 얘기하는 안전사회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참사 초기엔 아이들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근데 1년이 지나니 우리 곁에 함께 걸어와주시는 여러분들에 모습이 보이더라. 우리한테는 반드시 해야 할 소명이 있다. 우리는 덤으로 얻은 생명이다.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삶이 무엇인지, 가장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지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지금과 같은 마음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꼭 지켜주시길 당부드린다."

애진님 "소중한 사람들을 잃는다는 상상만으로도 힘들테며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는데 어떻게 괜찮을 수 있나. 친구들과 이별하게 된 이유도 아직 제대로 모른다. 이제야 7시간 밝혀지기 시작했으며 "이젠 괜찮지 않냐"는 말은 마음속으로만 생각했으면 좋겠다.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

- 국민의 힘으로 이만큼 올 수 있었다고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실제로 어느 순간 힘이 되셨나요.

건우아버님 "여러분들 같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같이 해주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싸워올 수 있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라는 느낌이었다. 여러분들은 세월호 참사를 '우리의 아픔'이라고 말씀하는 분들이다. 저희에게 힘이 될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현재까지 모두 희망적이다. 이 시간 자체가 우리들의 희망이다. 한 가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여러분들은 평범한 대학생들이 아닌 이 나라의 주인들이다. 때문에 기성세대들의 시행착오 전철을 밟지 마시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생각하고 행동하시길 바란다."

애진아버님 "대학생, 청년들이 예전에 목포신항부터 팽목항까지 도보순례를 했는데 감사했다. 노란리본 달고있는 것만 봐도 너무나도 좋다. 힘들 때마다 4년 동안 저희들을 뚜벅뚜벅 걸을 수 있었던 데에는 많은 시민들, 학생들의 힘이 있었다. 여러분들덕에 지치지 않고 활동해 올 수 있었다."

애진님 "세월호 1000일이 되었을 때 행사에서 다같이 올라가 발언을 했었다. 그때서야 몸으로 많은 이들이 응원해주고 있구나를 느꼈다. 당시 인터넷 반응이 안 좋아 심란했는데, 그 일로 희망을 많이 받았다. 국민들의 힘으로 이만큼 올 수 있었기에 감사하다. 당사자가 아님에도 간담회 요청까지 해주시고 집회에 참가해 주시기도 하고 격려의 말 하나하나가 도움이 된다. 노란리본 착용하신 분을 볼 때마다 고마운 마음을 느낀다."

세월호는 끝나지 않았다. 완전한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그 이후에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아이들이 남기고 간 숙제를 우리가 함께 풀겠노라고 다 같이 외치고 새롭게 다짐할 때이다.
 세월호는 끝나지 않았다. 완전한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그 이후에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아이들이 남기고 간 숙제를 우리가 함께 풀겠노라고 다 같이 외치고 새롭게 다짐할 때이다.
ⓒ 윤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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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월호, #간담회, #덕성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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