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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있는 '채무제로 기념식수'의 주목으로, 4월 12일 현재 말라죽어가고 있다.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있는 '채무제로 기념식수'의 주목으로, 4월 12일 현재 말라죽어가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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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있는 '채무제로 기념식수' 나무다. 처음에는 2016년 6월 1일 사과나무(왼쪽)를 심었고, 사과나무가 말라죽자 2016년 10월 주목으로 바꾸었지만 이 나무 역시 말라죽어(가운데), 2017년 4월 말에 다른 주목으로 바꿔 심었으며, 현재 이 나무 역시 고사위기(오른쪽)다.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있는 '채무제로 기념식수' 나무다. 처음에는 2016년 6월 1일 사과나무(왼쪽)를 심었고, 사과나무가 말라죽자 2016년 10월 주목으로 바꾸었지만 이 나무 역시 말라죽어(가운데), 2017년 4월 말에 다른 주목으로 바꿔 심었으며, 현재 이 나무 역시 고사위기(오른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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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죽어가는 나무가 한 그루 있다. 시민들은 경남도청 입구에 벌겋게 죽어가는 나무가 있어 보기 싫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40년생 '주목'이다. 이 나무 앞에는 '채무제로 기념식수, 2016년 6월 1일, 경상남도지사 홍준표'라 새겨놓은 표지석이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경남지사로 있을 때 만든 것이다.

당시 홍 지사가 채무제로 기념식수로 심은 나무는 주목이 아니었다. 처음에 심은 나무는 사과나무(홍로)였다. 그러나 그 사과나무는 오래 살지도 못했고, 열매를 한 번도 맺지 못한 채 5개월만에 말라죽었다.

그러자 경남도는 2016년 10월 '채무제로 기념식수'를 주목으로 바꿔 심었다. 이 나무는 '홍준표 주목'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런데 그 나무 또한 오래 살지 못했고, 6개월만에 말라 들어갔다. 경남도는 그 주목을 경남도산림환경연구원으로 옮겨 심었다.

그리고 그 주목을 대신해 경남도는 2017년 4월 23일, 40년생 주목으로 다시 심었다. 이때 경남도는 300여만원을 들여 배수시설과 차광막을 설치했다. 그런데 이 주목마저 심은 지 1년만에 다시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12일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는 유독 '주목'만 벌겋게 말라가고 있었다. 주변 느티나무 등 다른 나무들은 봄에 새 잎이 나면서 연초록색을 띠어 주목과 대조를 보였다.

주목은 현재 잎이 거의 말라 들어가고 있다. 바닥에는 영양제를 공급하기 위한 수간주사를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주목이 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무를 살펴본 조경전문가 박정기(창원)씨는 "대개 소나무나 주목은 나무를 잘라 놓으면 3주 동안은 파랗게 되어 있다"며 "잎이 벌겋게 되었다는 것은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라 말했다.

그는 "주목은 이미 줄기와 가지에 수분은 물론 영양 공급이 되지 않는 상태로 보면 된다"며 "주목과 같은 침엽수는 잎이 마르면 회생 불가능이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그 나무는 하늘이 두 쪽 나도 살기 어렵다. 고사라 보면 된다. 어떠한 처방을 해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남도청 회계과 관계자는 "현재 잎 마름이 진행 중으로 보고, 영양제를 주입하고 엽면시비를 했다"며 "매일 아침과 오후에 두 차례 체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에 땅을 파보니 뿌리는 싱싱했다. 현재로서는 나무가 죽는다고 단정하기 곤란하다"며 "상태가 좋지 않지만 계속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채무제로 기념식수' 나무를 화단 조형물인 '낙도의 탑' 앞에 심은 것을 두고도 말이 많았다. 주목이 자라게 되면 낙도의 탑을 가리게 된다. 박정기씨는 "조경할 때 조형물 앞에는 나무를 심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준표식 채무제로'에 비판적이었던 시민단체들은 이 기회에 아예 '채무제로 기념식수' 나무를 없앨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는 지난 해 9월 나무 앞에서 '채무제로 기념식수' 나무를 철거하라는 내용으로 나무말뚝을 박고,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영만 경남운동본부 상임의장은 "오늘 오전에 경남도청에 볼일이 있어 갔다 왔다. 정문에 들어가는데 벌겋게 된 나무가 있어 보기 싫었다. 더군다나 도청 정문에 심어진 나무가 말라 죽어가고 있으니 더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교체해 심은 나무가 고사 위기다"며 "나무를 교체해 심으면서 세금을 더 쓴다. 채무제로라며 세금을 더 쓴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며 "장소도 부적합하고, 나무가 자랄 수 없는 곳이기에 다른 곳으로 옮기든지 아니면 없애야 할 것"이라 했다.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있는 '채무제로 기념식수'의 주목(원안)으로, 4월 12일 현재 말라죽어가고 있다.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있는 '채무제로 기념식수'의 주목(원안)으로, 4월 12일 현재 말라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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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있는 '채무제로 기념식수'의 주목으로, 4월 12일 현재 말라죽어가고 있다.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있는 '채무제로 기념식수'의 주목으로, 4월 12일 현재 말라죽어가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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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있는 '채무제로 기념식수'의 주목으로, 4월 12일 현재 말라죽어가고 있어 수간주사(원안)를 주고 있다.
 경남도청 정문 화단에 있는 '채무제로 기념식수'의 주목으로, 4월 12일 현재 말라죽어가고 있어 수간주사(원안)를 주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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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채무제로, #사과나무, #주목,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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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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