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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카젬 사장실 점거 농성 ⓒ 인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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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노사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회사가 6일 당초 약속한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자 노동조합에서 사장실을 점거하는 등 극한 대립으로 이어지고 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이를 폭력사태로 규정하고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정부도 뒤늦게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날 양쪽의 극한 갈등은 회사쪽에서 이날 지급하기로 했던 성과급을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5일 한국지엠은 노조쪽에서 공문을 보내, 6일 성과급 미지급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번 성과급은 지난해 노사간 임단협을 통해 합의된 내용이었다. 금액은 1인당 450만 원으로, 1만 6000명 직원의 몫으로 720억 원 규모. 이에 한국지엠 관계자는 "회사가 정말 돈이 없다"면서 "이대로라면 이번달 월급도 불투명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회사쪽에선 지난달 노사 협상때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성과급 지급이 불투명하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했다.

한국지엠 노조 "일방적인 약속 파기"...회사 "사전에 성과급 미지급 알려"

하지만 노조쪽에선 회사에서 약속을 일방적으로 어겼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작년 12월 임단협 과정 중에 회사 사정을 이해해서 성과급 지급을  4월로 연기한 것"이라며 "하지만 회사는 일방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성과급 미지급을 회사의 임금 체불로 규정하고, 향후 회사 자산에 대한 압류 조치 등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앞서 노조는 지난 5일 밤 지회장을 비롯해 간부 등 수십여명이 인천 부평의 사장실을 찾았다. 노조는 카젬 사장에게 직접 성과급 미지급 이유를 듣기 위해서였다. 노조 관계자는 "(성과급) 지급일 하루 전에 일방적인 통보가 아닌, 최소 일주일 전에 조합과 협의를 했어야 했다"면서 "회사에서 미지급 이유 등을 정확하게 밝혔다면, 전향적인 해결 여지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 대표 등이 사장실을 방문했지만, 카젬 사장과 대화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통역 등도 없었고, 카젬 사장 역시 곧장 자리를 떠났다. 노조는 사장실에서 밤을 지새면서, 사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면서 농성에 들어갔다. 6일 오후 1시께 노조 대표 등은 별다른 소득없이 사장실에서 농성을 풀었다.

카젬 사장은 당시 신변 안전에 위협을 느껴, 임시 사무실로 자리를 옮겼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카젬 사장은 이어 "노조의 이번 폭력 사태에 대단히 유감"이라며 "경찰과 정부 기관 등에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전했다. 회사와 일부 언론에선 노조가 사장실 점거 과정에서 쇠파이프 등 폭력을 휘둘렀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부평공장 찾은 백운규 산업부 장관 "회사 경영 정상화 위해 중재 나설것"

이에 노조도 강하게 반박했다. 노조 관계자는 "쇠파이프는 문을 열기위해 도구로 썼을 뿐, 일부 보도처럼 '휘둘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상황이 담긴 씨씨티비(CCTV)를 언급하며 노조가 폭도처럼 매도되는 것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사무실의 화분이 깨지고, 집기가 일부 훼손된 것 역시 사장실 책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했다는 것. 그는 "(성과급이) 조합원에게는 생계비나 다름없다 보니 몇몇 간부들께서 흥분한 경우가 있었다"면서도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기 위한 고의적인 행동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지엠 노사의 갈등이 깊어지자, 정부도 적극적인 중재에 나섰다. 백운규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후 부평공장에서 카젬 사장과 노조 지도부 등과 잇달아 면담을 가졌다. 백 장관은 카젬 사장에게 "회사의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사협상이 타결되도록 노조를 더욱 설득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노조 집행부에 만난 자리에서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무엇보다 국민적인 공감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노조가 대승적인 결단을 내릴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향후 한국지엠 노사간의 협상 과정을 모니터링하면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이 지난 5일 노조쪽에 보낸 성과급 미지급 통보 문건.
 한국지엠이 지난 5일 노조쪽에 보낸 성과급 미지급 통보 문건.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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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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