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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회사의 대규모 인력감축 철회' 등을 요구하며 30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노숙하고 있다.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회사의 대규모 인력감축 철회' 등을 요구하며 30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노숙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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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회사의 대규모 인력감축 철회' 등을 요구하며 3월 27일부터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사무실을 점거해 농성하고 있다. 사진은 바깥에서 집회가 열리는 동안 사무실 내 농성자들도 함께 집회를 하는 모습.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회사의 대규모 인력감축 철회' 등을 요구하며 3월 27일부터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사무실을 점거해 농성하고 있다. 사진은 바깥에서 집회가 열리는 동안 사무실 내 농성자들도 함께 집회를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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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진해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대규모 인원 감축 철회' 등을 요구하며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안팎에서 철야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27일부터 시작된 민주당 경남도당사 점거농성과 바깥 노숙농성은 이번 주말에도 이어진다.

전국금속노동조합 STX조선지회 조합원들이 이곳에서 농성하는 이유는 정부의 '중형조선소 관련 정책' 때문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지난 3월 8일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STX조선에 대해 '고강도 자구계획'을 4월 9일까지 내도록 했다.

이에 회사는 생산직(정규직) 600명 가운데 5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회사는 30일까지 희망퇴직을 받았는데, 100여 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계획대로 하면 나머지 400여명은 해고 내지 '아웃소싱'할 수도 있다.

채권단은 구조조정과 관련한 노사확약서를 4월 9일까지 제출하지 않으면 법정관리에 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STX조선지회는 반발하고 있다.

STX조선지회는 현재 수주해놓았거나 건주 중인 선박까지 포함하면 15척이고, 한 해 20척 건조를 예상하면 생산직은 2000여 명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인력을 더 뽑아야 하는데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STX조선지회는 지난 22~23일 경고성 파업에 이어, 26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전면 파업 다음 날 오후, 조합원 30여 명은 민주당 경남도당사는 기습 점거했고, 조합원 200여명은 이날 밤부터 민주당 경남도당 앞 인도에서 노숙농성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추미애 민주당 대표 면담'과 '회사의 인력 감축 계획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회사의 대규모 인력감축 철회' 등을 요구하며 30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노숙하고 있다.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회사의 대규모 인력감축 철회' 등을 요구하며 30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노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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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30명씩 노숙농성 자발적 참여 ... "사람이 문제다"


주말을 앞둔 30일 저녁 농성장에서 만난 조합원들은 불안감을 보이면서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STX조선지회는 노숙농성에 평일에는 200명씩 순환했고, 금요일~일요일 사이는 자발적 신청을 받았는데 30여 명씩 참여하겠다고 한 것이다.

침낭을 덮고 있는 한 조합원은 "우리는 지금 살아 있어도 산 게 아니다. 송장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우리는 세월호와 같은 신세다. 정부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나가라고 하니 그렇다"고 말했다.

20년째 STX조선에서 절단작업을 해왔다고 한 조합원은 "어제까지 40여 명, 오늘 60여 명이 희망퇴직한 것으로 안다. 그 사람들도 마지 못해서, 날짜가 다가오니까 하는 수 없이 한 것"이라며 "좋아서 희망퇴직 쓴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정치 논리로 이 문제를 볼 게 아니라, 정말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며 "지지율이 높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 노동자들 목소리부터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23년째 현장을 지켰다고 한 노동자는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중형조선소를 살리겠다고 했다.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달라진 것이다"며 "우리는 일한 죄 밖에 없다. 힘 있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배우지 못한 우리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고 했다.

STX조선에서 10년 정도 일했다고 한 이아무개(39)씨는 "불안하다. 우리 나이에 희망퇴직을 써서 나간다고 해도, 다른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지금 나가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이냐"고 했다.

이 말을 듣던 한 조합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다'고 하더라. 우리는 '사람이 문제다'고 말한다. 사람이 나가지 않으면 회사가 살지 못한다고 하니까 그렇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두 번째 노숙농성한다고 한 조합원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회사의 대규모 인력감축 철회' 등을 요구하며 3월 27일부터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사무실을 점거해 농성하고 있다. 사진은 바깥에서 집회가 열리는 동안 사무실 안에서 농성하던 장영수 금속노조 STX조선지회 수석부지회장이 창문 밖으로 나와 함께 하는 모습.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회사의 대규모 인력감축 철회' 등을 요구하며 3월 27일부터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사무실을 점거해 농성하고 있다. 사진은 바깥에서 집회가 열리는 동안 사무실 안에서 농성하던 장영수 금속노조 STX조선지회 수석부지회장이 창문 밖으로 나와 함께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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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농성자들 "힘들지만" ... 민주당 "업무를 못해"


민주당 경남도당 사무실 농성자들도 불안하다. 30여 명이 사무실 안에서 먹고 자고 한다. 이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청소를 하고, 바깥에서 집회가 열리면 같이 대오를 지어 집회를 갖는다.

문은 잠겨 있어 민주당 당직자뿐만 아니라 누구도 출입할 수 없다. 농성자들은 용변을 볼 때 잠시 바깥에 나왔다가 들어간다.

이동규 금속노조 경남지부 부장은 "상황은 열악하다. 최악 상황이다. 그래도 버틴다. 여기에 온 조합원들은 해결이 될 때까지 나가지 않겠다는 각오로 왔다"고 했다.

장영수 금속노조 STX조선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아직까지는 버틸 수 있다. 견딜만 하다.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회사나 민주당에서 대책이 나오지 않으니까 그것이 더 힘들다"며 "우리는 다같이 각오를 하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들이 사무실을 점거농성하면서 민주당 경남도당 업무는 마비됐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당장에 지방선거 공천 작업을 해야 하는데 어려움에 처했다. 이에 임시 사무실 마련도 검토되고 있다.

김기운 경남도당 수석부위원장은 "임시 사무실을 구하고 있다. 공천 작업을 해야 하는데 전혀 못하고 있다"며 "일부 지역은 경선도 해야 하는데, 선관위로부터 안심번호도 받아야 한다. 관련 업무를 볼 수가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STX조선 노동자를 한꺼번에 500명이나 자른다고 하니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우리도 강제로 어떻게 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사태 해결을 위해 우리도 노력하고 있다. 아직 중앙당에서 대책이 나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회사의 대규모 인력감축 철회' 등을 요구하며 30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앞에서 노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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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회사의 대규모 인력감축 철회' 등을 요구하며 3월 27일부터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사무실을 점거해 농성하고 있다. 사진은 아침에 일어나 사무실을 청소하는 모습.
 STX조선해양 노동자들이 '회사의 대규모 인력감축 철회' 등을 요구하며 3월 27일부터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사무실을 점거해 농성하고 있다. 사진은 아침에 일어나 사무실을 청소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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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STX조선해양, #금속노조,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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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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