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보면 동네 길모퉁이마다 함부로 버려놓은 쓰레기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함부로 버린 양심 불량을 탓하지만, 해결은 인근 주민센터에 신고하는 것이 최선일 게다. 주민센터에서도 이런 민원이 많아 고충인 모양이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경고문이 나붙고, 계도방송이 나오는 스피커를 달거나 더 심하게는 cctv까지 설치하기도 한다. 그래도 해결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오늘 동네 길을 걷다가 참 기발한 계도 현장을 만났다. 대구 수성2,3가 주민센터가 cctv 따위 대신 설치해둔 것은 놀랍게도 화단이 아닌가.
밀이 심겨진 화단에서는 밀이 싹을 띄워 싱그럽게 자라고 있었다. 순간 그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싶다가도 참 무서운 시위 방법이구나 싶었다. 그 화단에 용감하게도 쓰레기를 버릴 '양심'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감시 대신 화단을 택한 주민센터의 진정한 자치력에 박수를 보내게 되는 훈훈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참 놀랍고도 기발한, 그러나 훈훈하고도 무서운 시위의 현장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