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9일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29일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 청와대유튜브갈무리

관련사진보기


한국·미국 양국이 한미FTA(자유무역협정) 개정과 철강 관세조치 면제에 합의한 가운데 이번 협상을 이끌었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그동안 제기됐던 '한미FTA 비판론'을 우회적으로 비판해 눈길을 끈다.

김 본부장은 29일 청와대의 SNS 온라인 라이브인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해 "국익, 국격을 증대하는 차원에서 제가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느냐가 제게는 중요하다"라며 "10년 내지 14년 전에 한미FTA를 협상해서 타결했는데 그러고 난 다음에 10년 동안 제가 아무 말도 안했다"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제 생각에는 그때 협상을 잘했던 것 같은데 증거가 없지 않나?"라며 "그래서 제가 잘했다고 말을 못했고, 비판은 많이 받았다"라고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김 본부장은 "그때 한미FTA 타결되면 감기봉투약이 10만 원이 된다, 맹장수술이 900만 원이 된다, 한국 고등학생들이 수능을 안보고 미국 SAT를 봐야 한다는 등 말들이 많이 있었다"라며 "그때 제가 느꼈던 것은 '아 눈이 오면 눈을 그냥 맞아야 되는구나, 이것을 빗자루 들고 가서 쓸 필요가 없구나' (생각)해서 계속 기다렸다"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그래서 계속 기다렸는데 지난 5년 동안 계량화되는 수치들을 보니까 결과가 좋았고, 우리가 좀 유리했던 것 같다"라며 "그러니까 미국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재재협상을 해달라고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함으로써 한미FTA를 추진한 자신이 옳았음을 부각시켰다.  

또한 김 본부장은 "제가 정부에 두 번째로 들어왔는데 '어떻게 하면 위대한 대한민국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까'가 제 목표다"라며 "위대한 대한민국의 다섯 가지 요소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위대한 대한민국의 다섯 가지 요소'는 ▲ 독자적 외교를 할 수 있는 국가 ▲ 독자적 국방을 할 수 있는 국가 ▲ 기업하기 좋은 국가 ▲ 개천에서 용 나오는 국가 ▲ 한 번 쓰러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망이 있는 나라다.  

김 본부장은 "이 다섯 가지를 갖춘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가장 좋은 수단은 통일이다"라며 "우리는 통일을 지향하는 국가이고, 이런 차원에서 더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 "저 밥맛 떨어지는 김현종 때문에..."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 개정 및 미국 철강 관세 협상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 개정 및 미국 철강 관세 협상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또한 김 본부장은 이번 한미FTA 개정협상에서 겪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 관련 일화를 공개했다.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 진행자가 "지금 각국 외교나 통상전문가, 외교 수장들의 가장 큰 숙제가 라이트하이저 대표를 만날 수 있느냐 없느냐라고 하던데, 김 본부장은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서로 이름을 부르는 사이더라"라고 전했다.

그러자 김 본부장이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저는 같은 로펌에서 근무했다, 사실 처음부터 궁합이 잘 맞은 건 아니었다"라며 "첫 번째 화상회의가 끝난 뒤에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미국 기자들에게 '저 밥맛 떨어지는 김현종 본부장 때문에 술 한잔 해야겠다'라고 말했다"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엘리트들을 상대할 때는 논리가 중요하다"라며 "나는 이것(FTA)을 언제든지 깰 준비가 되어 있다는 태도를 보였는데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나중에 저한테 '사실 나는 한미FTA를 깰 생각은 없었다'고 했고, 그래서 저는 '나는 깰 생각이 있었다'고 얘기했다"라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도 처음 5분 동안 긴장관계가 있었는데 스포츠를 이야기했다"라며 "동양인이 자기네처럼 영어를 하고 문화를 이해하니까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한미 FTA를 깰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일각에서 "미국에 끌려다닌 것 아닌가?"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과 관련, 김 본부장은 "이번 협상이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로 시작됐다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그런데 우리는 의연하게 협상을 했다, 왜냐하면 (한미FTA를) 깰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일방적인 양보를 강조했었다"라며 "농산물, 축산물도 '추가 개방해라'고 했는데 우리 안 했다, 레드라인이라고 해서 그걸 지켰다"라고 반박했다.

김 본부장은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같은 경우 미국 자동차 부품 의무 사용 이슈가 있었다"라며 "하지만 우리는 그 레드라인도 없앴다, (이번 협상 타결로 인해) 기철폐된 관세를 부활할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태그:#김현종, #한미 FTA,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댓글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