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추석당일에 열린 1303차 수요시위 4일 추석당일에도 1303차 수요시위가 열렸다.
 2017년 10월 4일 추석날 열린 제1303차 수요시위.
ⓒ 신지수

관련사진보기


윤소영 한신대 교수(국제경제학)가 최근 수업 중에 위안부를 두고 '자발적인 매매춘'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위안부에 대해 '근거가 없다', '날조'라고 말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로 알려진 윤 교수는 지난 9일 학부 1학년 전공 수업인 '경제학개론1' 수업 도중 위안부에 대해 "자발적인 매매춘이었으며 강제연행 주장은 날조된 역사로 근거가 없다. 위안부들은 일본군들에게 자발적으로 성을 제공했고, 이것은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상식"이라고 주장했다고 <아시아경제>가 지난 23일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인터넷신문 <레디앙>이 27일 공개한 해당 수업의 녹취록에 따르면 윤 교수는 "역사를 자기 마음대로 날조하기 시작하면 망하는 거야. 위안부 할머니 아무런 근거가 없다"라며 "어떻게 보면 우리는 끊임없이 역사를 날조하고 있다. 그 날조한 게 국내에서는 통하는데 해외에서는 안 통해"라고 말했다. <아시아경제>의 보도에 나온 '자발적인 매매춘', '자발적으로 성 제공' 등의 단어는 언급되지 않는다.

윤소영 한신대 교수 경제학 개론 수업중 위안부 발언 논란

그럼에도 윤 교수의 발언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근거가 없다', '날조'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를 두고 의견이 갈리기 때문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는 입장과 '맥락이 생략됐을 뿐, 비하 의도는 없었다'라는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다.

한신대학교 4학년 김아무개씨는 "수업 녹취파일이 올라왔듯 (교수님이) 분명 위안부 날조 발언을 했다"라며 "사과가 공식적으로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신대학교 총학생회도 28일 "(자발적 매매춘, 성 제공 등 발언이 없었지만) 윤소영 교수의 위안부 관련 발언이 문제적이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라며 윤 교수가 위안부 피해자, 학생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성명을 통해 윤 교수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대협은 27일 "일본군 성노예제로 신고․등록된 239명의 증언이 유사하고 피해자들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일본군 문서들, 연합군 문서들이 수없이 발굴됐다"라며 "윤 교수의 주장대로라면 이러한 한국과 아시아지역 피해자들의 증언이 거짓으로 날조된 것이며, 국제사회 역시 그 거짓에 동조했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이어 정대협은 "윤 교수의 발언은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도 훼손하는 것이다"라며 "윤 교수는 피해자와 국민 앞에 공식사과하고 한신대학교는 윤소영 교수를 즉각 해임하라"라고 촉구했다.

반면 해당 발언은 실수일 뿐, 교수가 사과까지 할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도 있다.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학생회 관계자는 "교수님이 추가 설명 없이 그 말을 하셔서 그랬던 것 같다"라며 "이후 교수님이 수업 시간을 빌어 '별다른 설명 없이 그 말을 해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미안함을 담아 유감을 표한다'라고 해명하시고 수업 듣는 학생들에게 발언 의도를 설명하셨다"라고 밝혔다.

논란이 된 수업에 참여했던 김대환(28, 경제학과)씨는 "일본의 입장에서 바라봤을 때 총리들이 이미 사과를 했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총리 명의로만 된 (아쉬운) 사과 표시지만 일본 입장에서는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윤 교수의 강의는) 감정적으로 대립만 하면 해결이 안 되고 일본과의 관계를 돌아보며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방법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씨에 따르면 윤 교수가 위안부 문제를 두고 '근거가 없다'라고 한 것은 일본의 입장에서 봤을 때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윤 교수의 수업을 3~4개 들었던 김씨의 입장에서 교수의 발언은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비하가 아니라고 했다.

"교수님은 도발적으로 질문을 던지신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그것을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봐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사례나 근거를 들어서 천천히 던져준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른 차원에서 봐야 하는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윤 교수님 수업 내용이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비하가 아니라 오히려 할머니들을 걱정하는 내용이다."

김씨는 "유감 표명을 하셨는데 사과까지 하라는 것은 자기의 수업, 이론 모두가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하라는 것이다"라며 "실수를 해서 미안하다고 유감 표명도 했는데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과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왜곡된 보도가 나와, 교수님의 명예가 실추됐는데 정정보도가 안 되고 있는 점도 매우 아쉽고 답답하다"라고 전했다.

윤 교수, 위안부 할머니·정대협에 사과..."물의 일으켰다"

윤 교수는 지난 29일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보낸 전자메일에서 "저는 마르크스주의를 역사 과학으로 이해하는 입장이다"라며 "그래서 (학생들에게) 역사를 과학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역사의 인과관계에 주목하고 나아가 역사를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수업 중에) 역사를 날조한다는 것은 역사 과학과 반대의 의미, 즉 인과관계를 무시한 주관적 설명이라는 의미였다"라며 "그런데 시간에 쫓기다 보니 이런 설명이 1학년 학생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게다가 부적절하게도 위안부 문제가 마치 역사 날조의 주요 사례인 것처럼 발언했다"라며 "위안부 문제가 날조됐다는 것이 아니라, 위안부 문제는 한일, 나아가 북일관계라는 국제관계 속에서 제기되고 해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문제에 일본이 공감하지 못한다면, 결국 우리끼리 위안부 할머니를 보듬어야 한다는 입장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위안부 발언에 대한 사과도 전했다. 윤 교수는 "학자이자 교수로서 강의 중 내용에 대해서는 학생들에게 사과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위안부 발언이 제 양심상 과오라고 생각되지 않아 (총학생회가 요구하는) 사과를 할 수는 없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말의 진위 여부를 떠나 학생들이 오해하고 혼란스러웠던 부분에 대해서는 미안하고 유감스럽다"면서 "또한 위안부 할머니 및 이를 바로잡기 위해 애쓰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 사과한다"고 전했다.


댓글1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신지수 기자입니다.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