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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조끼와 머리띠를 한 민주노총 대구본부 등 단체들은 29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가 노사평화의 전당을 건립하면서 내세운 노사상생협력 모델을 규탄했다.
 붉은 조끼와 머리띠를 한 민주노총 대구본부 등 단체들은 29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가 노사평화의 전당을 건립하면서 내세운 노사상생협력 모델을 규탄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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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고용노동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된 '노사평화의 전당' 건립을 추진하면서 붉은조끼와 머리띠를 추방하고 고임금 걱정 없는 노동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대구형 노사상생협력 모델'을 제시하자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관련기사 : 붉은 조끼와 머리띠 없애는 것이 노사 평화?)

민주노총 대구본부와 노동당, 민중당, 정의당 대구시당은 29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노동자의 희생 위에 쌓여지는 노사평화의 전당 건립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에 항의 서한과 붉은 조끼, '단결투쟁'이 적힌 붉은 머리띠를 전달했다.

참가자들은 "촛불로 세상이 좀 바뀐 줄 알았는데 대구는 권위주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결국 노사평화의 전당은 박근혜 정권이 추진했던 노동개악의 훌륭한 선전도구였음을 실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구시에 "붉은 조끼와 머리띠를 추방하면 전국 최고 수준의 노사정 상생 및 안정기반이 구축된다고 믿는가"라고 묻고 "대구시는 박정희 정권의 독재적 통치방식으로 시정을 펼치겠다는 구시대적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질책했다.

참가자들은 "대구시의 주장대로라면 이미 전국에서 가장 투자하기 좋은 도시가 되어야 한다"며 "그러나 대구는 여전히 50인 미만 사업장이 99%에 달하고 전국 최악의 노동조건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청년들은 대구를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유치는 고사하고 미래 인재마저 고향을 버리는 상황은 붉은 조끼와 머리띠, 강성노조와 고임금 때문이 아니다"라며 "박정희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대구시의 시대착오적 태도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찬흡 건설노조 대경본부장은 "대구시가 주장하는 노사화합은 사업주가 일 많이 시키고 노동자들은 주면 주는 대로 말만 잘 들으면 이것이 노사평화이고 화합이냐"며 "대구시의 인식이 개탄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득재 민중행동 공동대표(대구가톨릭대 교수)는 "노사평화의 전당을 만들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발상 자체가 초등학교 수준의 우스꽝스러운 발상"이라며 "노동자를 평화의 적, 화합의 적, 상생의 장애물, 대타협에 걸리적거리는 방해세력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구지역 노동계와 일부 정당은 29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가 노사평화의 전당을 건설하면서 내세운 불긍 조끼와 머리띠를 없애겠다는 방안에 대해 규탄했다.
 대구지역 노동계와 일부 정당은 29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가 노사평화의 전당을 건설하면서 내세운 불긍 조끼와 머리띠를 없애겠다는 방안에 대해 규탄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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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마저 추방하겠다는 대구시의 발상에 헛웃음이 나온다며 최저임금으로 하루하루 버티는 대다수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이 조끼를 입고 머리띠를 맨 채 울부짓는 모습을 경청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대구시는 노사평화 이미지를 브랜드로 내세워 대구가 전국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도시임을 알리고 대기업을 유치하겠다며 지난 2014년 9월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노총 대구본부와 대구경영자총연합회, 대구상공회의소 등과 함께 '대구 노사정 평화 대타협'을 선포했다.

당시 권영진 시장은 "대구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대타협을 이뤄냈다"며 "노동계는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고 경영자측은 사원복지 확대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형 노사정 대타협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민주노총이 빠지면서 노사정 평화 대타협은 반쪽 타협이라는 비난이 일었고 대구시도 기업들에 대해 무분규 보장과 과도한 임금인상 자제, 분규로 인한 기업 손실 보전 등의 약속이 공염불이 되었기 때문이다.



태그:#노사평화의 전당, #대구시, #붉은 조씨, #머리띠,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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