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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투명인간이 아니다, 청소년 행진 중
▲ 2018년 3월17일 청소년투표권 쟁취를 위한 액션 우리는 투명인간이 아니다, 청소년 행진 중
ⓒ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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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흰 옷과 가면을 쓴 50여 명의 무리가 여의도에 등장했다. 이들은 "선거연령 하향하고 청소년 참정권 보장하라" 등의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들고 여의도를 가로질러 국회 앞까지 행진했다. 청소년 참정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시민단체 연대조직인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의 활동가 및 회원들이었다. 선거철마다 청소년이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 것에 항의하는 의미로 흰 옷과 가면을 통해 투명인간 분장을 한 것이었다.

행진은 만 15세 청소년인 김아무개씨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김씨는 "정치인들에게 표가 되지 않는 청소년들은 선거철에조차 정치인들에게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다고 느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밝히며 "청소년으로서 내가 경험하고 있는 삶에서 참정권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인권의 문제"라고 말했다.

여의도공원을 가로지르며 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공원에 산책을 나온 시민들은 이들의 행진에 주목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관계자는 "현재 자유한국당만이 선거연령을 1세 낮추는 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정 정당의 표계산에 의해 누군가의 기본권이 부정되어선 안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탈학교 청소년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만 16세 청소년 윤아무개씨는 "역사를 되돌아보면 청소년들은 과거 독립운동부터 민주화운동, 최근 촛불 집회까지 항상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세상을 바꾸려 노력해왔다"며 "청소년은 나이를 이유로 차별받아선 안 된다"고 발언했다. 행진은 국회 앞 산업은행 건물 인근에서 종료되었다.

아래는 이날 발표된 행진 참가자 공동 선언문이다.

2018년 3월17일 우리는 투명인간이 아니다 청소년행진
▲ 청소년참정권을 쓰고 행진 2018년 3월17일 우리는 투명인간이 아니다 청소년행진
ⓒ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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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정권은 인권이다. 청소년도 인간이다.
선거연령 하향 입법 조속한 통과를 촉구한다.

선거철, 청소년은 투명인간 취급을 당한다. 후보들이 자신에게 표를 달라며 길거리에서 악수를 청하고 명함을 내밀 때도, 상대방이 청소년으로 보이거나 교복을 입은 경우 그냥 지나쳐버린다. 청소년이 유권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선거철뿐만이 아니다. 만 19세 미만 청소년은 선거도 참여하지 못하고, 정당가입과 선거운동, 주민발의 등 정치적 권리를 행사할 수 없기에 정치에서 '없는 사람' 취급을 당한다.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 청소년이 당사자로 적용받는 법이 시행되는 과정에서도 청소년의 의견은 묻지도, 반영되지도 않는다.

정치인들과 정당들이 국민에게 함부로 할 수 없는 이유는 그들에게 참정권이 있기 때문이다. 투표권을 행사하는 등 정치에 목소리를 내고 참여하여 기존 정치의 잘못을 심판하고 단죄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 중 20%가량을 차지하는 만 19세 미만 청소년들은 이러한 권리가 없다.

청소년의 인권이 유린되는 현실에 정치가 개입하는 경우는 유권자인 어른들이 그에 신경을 쓸 때뿐이다. 청소년에게 참정권이 없기에, 어른들이 외면하는 청소년의 인권 문제는 방치되거나 때론 옹호되기까지 한다. 자유한국당과 일부 어른들은 '청소년은 미성숙해서 참정권을 줄 수 없다'며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반대하고 있다. 우리의 인권인 참정권이 특정 정당의 표계산에 의한 반대로 인해, 일부 어른들의 의견으로 인해 보장되지 못한다는 현실이 통탄스럽다.

끝까지 요구할 것이다. 청소년도 인간이다. 참정권은 인권이다. 선거연령 하향 입법을 비롯한 청소년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 개정을 촉구한다.

2018년 3월 17일
"우리는 투명인간이 아니다" 청소년 참정권 보장 촉구 국회 행진 참가자 일동


태그:#18세, #청소년, #참정권, #투표권, #선거연령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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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광장의 동료였던 청소년들에게 민주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하자는 취지로 모인연대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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