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삼성그룹에서 운영하는 충남삼성고(교장 박하식)와 포스코재단 산하 인천포스코고(교장 강익수)가 국내 고등학교 단위로는 처음으로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 고교과정인 DP(Diploma Program)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충남삼성고와 인천포스코고는 IB 인증학교로 승인 받는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담당 교원을 이달 초 인사 발령했다. IB 인증학교를 신청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워크숍(21~23일, 싱가포르)에 교원들을 각각 2명씩 파견한다. 올해 IB 인증 신청을 목표로 추진하고, 인증완료 후인 2021년부터 IB 교육을 시작할 예정이다.

IB는 스위스에 있는 비영리 공적 교육재단 '국제 바칼로레아 기구(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 IBO)'가 주관하는 국제공인 교육과정으로 전과목이 서술논술형 시험으로 진행된다. IB로 교육하기 위해서는 IB 인증학교로 승인 받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충남삼성고 임원 수련회 장면.
▲ 임원 수련회 장면 충남삼성고 임원 수련회 장면.
ⓒ 충남삼성고

관련사진보기


인천포스코고와 충남삼성고는, 2022년 고교학점제 실시에 맞춰 제주도교육청(교육감 이석문)과 충남도교육청(교육감 김지철) 등 공교육에서 IB 고교과정을 도입하려는 시점보다 1년 앞당겨 IB를 받아들이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두 학교는 현재 제주도교육청과 충남도교육청 등 각 시도교육청에서 시도하는 IB  교육과정의 한글화 번역 작업이 늦어질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여 일단 올해 IB 영어버전으로라도 인증 신청을 할 계획이다. 우선 영어반만 운영하다가 IB 교육과정의 한글화가 완료되면 학교 전체를 IB형으로 교육할 예정이다.

일부 국제학교들과 경기외고 국제반을 제외하면 국내 고교 단위에서 IB 교육과정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외고는 IB를 도입했지만 전교생이 아니라 외국 대학을 목표로 하는 국제반 학생들에게 한정돼 있다.

따라서, 국내 대학에 수시 전형 등으로 지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IB 교육과정을 도입하는 일은 큰 의미가 있다. 국제 바칼로레아의 고교과정(DP)이 한국의 국가교육과정으로 이미 인정받고 있음이 밝혀진 데 이어 충남삼성고와 인천포스코고가 IB 도입을 선언하여 다른 고교로 확산할 전망이다.

전국 단위 모집 자사고들과 주요 외국어고들은 물론 각 지역의 명문 사립 일반고들은 IB 고교과정을 도입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IB 교육과정 도입을 선포한 제주도교육청과 충남도교육청은 물론 이것을 적극 검토 중인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과 부산시교육청(교육감 김석준) 등에서도 일반 공립고교에 IB 과정을 도입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주요 대학들도 IB 과정을 이수한 우수생들을 모집하기 위해 수능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는 수시전형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전문가들은 삼성과 포스코가 산하 고교에 IB 교육과정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교육혁신이 시급히 필요함을 느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대한민국 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삼성과 포스코가 세계적인 흐름을 간파하고 현재의 주입식 암기식 교육으로는 결코 미래를 대비할 역량을 기를 수 없다고 판단하여 국제 바칼로레아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포스코고 2018학년도 입학식 장면.
▲ 입학식 장면 인천포스코고 2018학년도 입학식 장면.
ⓒ 인천포스코고

관련사진보기


충남삼성고 박하식 교장은 "국제 바칼로레아를 도입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이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IB 워크숍에 교사들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하식 교장은 민족사관고등학교 교감,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교감, 경기외국어고등학교 교장을 거치면서 소속 고교들을 명문고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인천포스코고 강익수 교장은 "고교 교육이 대학 진학을 위한 교육에 치중해서는 안 된다"면서 "IB는 균형 잡힌 교육과정으로 한국 교육의 수많은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하늘고 교감, 천안북일고 교장을 거친 강익수 교장은 IB 교육 전문가로 이달 2일 인천포스코고에 부임했다.

한편, 일부 시도 교육청과 사립 고교에서 IB 교육과정을 도입하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는 데 반해 교육부(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상곤)에서는 방관자 역할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 여론도 일고 있다. 공교육에 바칼로레아 교육과정을 도입한 일본  문부과학성과 확연하게 대조되는 상황이다.

강원도교육청(교육감 민병희), 전북도교육청(교육감 김승환), 전남도교육청(교육감 장만채), 광주교육청(교육감 장휘국),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이재정)에서도 바칼로레아 논술형 교육과정을 활용한 교육혁신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시대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독서신문에도 보냅니다.



태그:#바칼로레아, #충남삼성고, #포스코고, #교육, #IB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기자 출신 글쓰기 전문가. 스포츠조선에서 체육부 기자 역임.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등에 글을 씀. 경희대, 경인교대, 한성대, 서울시립대, 인덕대 등서 강의.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 받은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 연구'가 서울대 국어교재 ‘대학국어’에 모범예문 게재.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논술신공’ 등 저술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