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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수텝 사원으로 오르는 케이블카 선로
 도이수텝 사원으로 오르는 케이블카 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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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수텝(Doi Suthep) 사원은 치앙마이 시내에서 서쪽으로 15㎞ 떨어진 해발 1060m의 도이수텝산 중턱에 있다. 이곳에 올라가려면 버스, 송태우, 오토바이를 이용해야 한다. 과거에는 도이수텝 사원까지 걸어서 올라갔지만, 1935년 치앙마이에서 도이수텝 사원에 이르는 도로가 완공되면서 교통기관을 이용하게 되었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출발한다. 먼저 치앙마이대학교가 나타난다. 그리고 동물원도 보인다. 이곳을 지나면서 산길로 들어서는데, 경사가 조금씩 급해지기 시작한다.

30분 정도 차를 달리면 도이수텝 사원 입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사원으로 올라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306개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사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다. 나가(Naga)가 호위하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시간은 걸리지만 노점상 등 볼거리가 많은 편이다. 이에 비해 케이블카는 편하게 올라갈 수 있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좀 있고, 순식간에 올라가 재미가 덜한 편이다.

도이수텝 사원 조감도: 가운데 ①번이 석가모니 진신사리탑이다.
 도이수텝 사원 조감도: 가운데 ①번이 석가모니 진신사리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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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를 타고 사원에 도착하면 관리사무소 앞 계단을 통해 사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사원으로 들어가기 전, 입구에서 신을 벗어야 한다. 태국에서는 신성한 장소에 들어갈 때 꼭 신을 벗도록 되어 있다. 우리는 맨발로 전실 누각(Prabudha Vihara ④)을 지나 진신사리탑(Phrathat Chedi ①) 앞으로 다가간다. 진신사리탑을 네 개의 건물이 둘러싸고 있는데, 전실 누각이 남쪽에 있다. 동쪽에는 탄잔(Tan Jan ③) 법당이, 서쪽에는 아온 무앙(Aon Muang ⑤) 법당이 있다. 북쪽에는 도이수텝 사원의 중심법당(②)이 있다.

흰 코끼리에 얽힌 전설

도이수텝 사원의 흰 코끼리 조각상
 도이수텝 사원의 흰 코끼리 조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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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도이수텝 사원이 치앙마이에서 가장 신성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이곳에 모셔져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치앙마이에 온 것은 1371년 수코타이 출신의 큰스님 수마나테라(Sumana Thera)에 의해서다. 진신사리는 처음 수안독 사원(Wat Suan Dok)에 모셔졌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1383년 도이수텝 사원에 다시 모셔지게 되었다. 그런데 도이수텝 사원에 모셔지게 된 사연이 있다. 그게 흰 코끼리 전설이다. 

전설에 의하면 란나왕국의 쿠에나(Kue Na: 1355-1385)왕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흰 코끼리 등에 태워 원하는 곳을 찾아가도록 했다. 그러자 코끼리는 3일 동안 도이수텝산 쪽으로 올라가더니 현재 도이수텝 사원이 있는 장소에서 멈췄다. 그리고 세 번 큰 소리로 울더니 쓰러져 죽었다고 한다. 이것이 부처님의 계시라고 생각한 왕은 그곳에 사원을 지어 진신사리를 안치하게 했다. 당시 사리탑은 7m 규모였다고 한다.

도이수텝 사원
 도이수텝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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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1525년 무앙케트(Mueang Ket)왕 때 기단부가 9m, 탑신부가 16m인 탑으로 확장되었다. 그 후 탑은 여러 번 증개축을 거쳤고, 1805년 탑의 사방에 황금장식 우산을 설치하는 등 현재와 같은 모습을 하게 되었다. 이 탑은 2008~2010년 또 다시 리노베이션을 거쳐 화려한 모습으로 되살아났다. 그리고 사원의 한쪽에 흰 코끼리상을 만들어 코끼리의 노고를 기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태국과 미얀마 등 동남아 국가에서 흰 코끼리는 신성한 동물로 여겨져 숭배되고 있다. 그것은 흰 코끼리가 정의와 힘의 상징으로, 국가의 번성과 평화를 가져다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진신사리가 모셔진 탑 이야기

도이수텝 사원의 진신사리탑
 도이수텝 사원의 진신사리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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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신사리탑은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로 이루어진 란나양식을 하고 있다. 전체 높이가 30m 가까이 되어 보인다. 기본적으로 계단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기단부는 4각의 변형이고, 탑신부는 8각이다. 위로 올라갈수록 축소되는 모습이며, 상륜부는 뾰족하게 장식해 하늘을 찌를 듯하다. 탑은 원래 부처님의 사리를 안치하는 곳으로 우주의 중심인 메루산(Mount Meru)을 형상화하고 있다.

불교신자들은 사리탑을 도는 동안 부처님을 경배하고 소원을 빈다.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탑을 보고 경외감을 느끼지 않을 신자는 없을 것이다. 우리 같은 관광객은 탑의 구조라든가 예술성에 주목하며 탑을 한 바퀴 돈다. 그런데 원형, 8각, 4각으로 이어지는 구조물에서 상당한 예술성을 느낄 수 있다. 우산의 장식이라든지, 화병과 꽃장식도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바닥은 붉은 대리석을 깔아 신성한 느낌을 더해준다.

도이수텝 사원의 불상
 도이수텝 사원의 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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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탑 둘레로는 불상이 자리하고 있다. 나가의 호위를 받는 금동불, 초록색 유리로 만든 불상, 에메랄드 불상, 검은색 불상, 와불상 등 다양하다. 참배로 바깥으로는 법당이 자리 잡고 있는데, 가운데 불상이 있고 그 뒤로 벽화가 그려져 있다. 벽화는 부처님의 일생을 표현한 것 같다. 특히 동쪽의 법당에는 흰 코끼리 전설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서쪽 법당에는 부처님의 전생이야기인 베산타라 자타카(Vessantara Jataka)가 그려져 있다고 한다. 

사원 외곽으로 한 바퀴 돌기

왕실 법당
 왕실 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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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외곽으로는 꽃과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우리는 외곽 통로를 동쪽으로부터 시작해 북쪽을 거쳐 서쪽으로 돈다. 시계 반대방향으로 도는 것이다. 동쪽에는 강당, 승방, 요사채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스님들과 수도자들을 위한 공간이다. 중간에 종탑이 있어, 이것을 칠 수 있도록 했다. 동북쪽 끝에는 왕실 법당이 있다. 이곳이 왕실 법당임은 코끼리를 탄 왕의 동상을 통해 알 수 있다. 이들 법당과 승방을 지나면 탁 트인 공간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치앙마이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다.

그리고 북쪽에는 사원박물관이 있다. 박물관 입구에는 사자 두 마리가 지키고 있다. 박물관 안에는 도이수텝 사원과 관련된 유물이 있다고 하는데 제대로 살펴보지는 못했다. 이곳 북쪽에는 탁 트인 공간이 있어선지, 야외에서 꽃 공양을 받는 여러 부처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오래된 절이라서 그런지 주변에 키 큰 교목들이 자라고 있다. 특이한 것은 바닥에 대리석이 깔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무들이 잘 자란다는 점이다.

도이수텝 사원의 화려한 장식
 도이수텝 사원의 화려한 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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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공간에는 카페, 편의점, 서점이 있다. 서점에는 태국어로 된 불경 등 책이 있는데 구입할만한 것은 없다. 이들을 보고 우리는 남쪽 법당 앞으로 모인다. 그곳에는 휴게소가 있고, 휴게소 오른쪽으로 306계단이 이어진다. 계단을 따라서 나가 장식이 있어, 나가 계단이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우리는 왕복 케이블카 표를 끊었기 때문에 다시 케이블카를 탄다. 케이블카는 2대 뿐이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꽤나 붐비는 편이다.

도이수텝 사원을 나오니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 우리는 다음 행선지인 도이인타논 국립공원으로 향한다. 도이인타논 국립공원은 도이수텝 서남쪽 산악지대다. 그러므로 도이인타논 국립공원에는 대형버스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도이인타논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관광객은 입구 마을인 촘통(Chom Thong)에서 송태우나 미니버스로 갈아타는 경향이 있다. 가이드를 포함해 14명인 우리 일행은 송태우 2대에 나눠 타고 도이인타논 국립공원으로 올라간다.


태그:#도이수텝 사원, #부처님 진신사리탑, #흰 코끼리 전설, #왕실 법당, #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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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분야는 문화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예술, 국내외 여행기, 우리의 전통문화 등 기사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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