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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바뀐 법령에 따라 공중화장실에 휴지통을 둘 수 없다. 실시한 지 한 달이 되어가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미흡한 점들이 발견된다.

작년 5월 8일, 당시 대통령 권한 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는 대통령령으로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아래 공중화장실법 시행령)을 일부 개정했다. 이 개정안은 2018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되었다.

18일 방문한 서울 방면 이인휴게소의 여성화장실 출입구와 내부,  주관부서인 행정안전부 안내문을 출입구에  부착하여 알리고 있다. 내부에는 위생용품 수거함만 있을 뿐 휴지통은 없었다.
▲ 이인휴게소 여성화장실 18일 방문한 서울 방면 이인휴게소의 여성화장실 출입구와 내부, 주관부서인 행정안전부 안내문을 출입구에 부착하여 알리고 있다. 내부에는 위생용품 수거함만 있을 뿐 휴지통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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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화장실법 시행령 제7조에는 새로운 조항으로 3호와 4호가 신설되었다. 3호에 따라 "대변기 칸막이 안에는 휴지통을 두지 아니할 것. 다만, 여성용 대변기 칸막이 안에는 위생용품을 수거할 수 있는 수거함 등을 두어야" 한다. 개정 이유는 "물에 잘 풀리는 화장지 사용이 일반적이므로 대변기 칸막이 안에 휴지통을 두지 아니하도록 하여 악취 등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4호에 따라 이용자 편의를 위해 청소 또는 보수 등의 이유로, 성별이 다른 관리인이 화장실을 출입할 경우에는 사유에 대해 안내하는 표지판을 두어야 한다. 또한, 남성화장실 소변기나 화장실 출입구와 대변기 칸 출입문 등에 대한 설치기준도 변경되었다.

3호의 시행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 기자는 직접 공중화장실 여성용 여러 곳을 무작위 방문했다. 18일 방문한 서울의 지하철역 일부는 출입문에 서울교통공사 발신으로 "청결한 화장실을 위해 휴지통을 없앴습니다. 사용한 휴지는 "변기"에 여성용품은 "위생용품 수거함"을 이용하세요"라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었다. 변기와 위생용품 수거함만 있을 뿐 휴지통은 없었다. 인천 1호선 역사의 경우도 크게 다를 바 없었다.

18일 방문한 서울 방면 이인휴게소에는 주관부서인 행정안전부 안내문을 화장실 출입구에  부착하여 알리고 있었다. "휴지통 없는 화장실 사용한 휴지는 변기 안에 버려주세요" 내부에는 위생용품 수거함만 있을 뿐 휴지통은 없었다.

19일에 간 인천 송도에 있는 외국계 회원제 창고형 매장 역시 휴지통 대신 위생용품 수거함을 비치하고 있었다. 반면에 전남 순천시에 소재한 국내 대형마트 A와 B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순천에 위치한 A마트는 여성화장실 실내에 공중화장실법 제7조 제3호라 알리며 사용한 휴지를 변기에 버릴 것을 안내하고 있다.
▲ 순천 소재 대형마트 안내문 순천에 위치한 A마트는 여성화장실 실내에 공중화장실법 제7조 제3호라 알리며 사용한 휴지를 변기에 버릴 것을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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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방문한 A마트의 1층 화장실은 출입구 안쪽 벽면에  공중화실법 시행령 제7조 제3호라 알리며 휴지를 휴지통에 버리라고 알렸다. 하지만 정작 기존의 휴지통에 위생용품 수거함이라는 문구만 적어 비치하고 있었다.
▲ 순천 A마트 여성화장실 12일 방문한 A마트의 1층 화장실은 출입구 안쪽 벽면에 공중화실법 시행령 제7조 제3호라 알리며 휴지를 휴지통에 버리라고 알렸다. 하지만 정작 기존의 휴지통에 위생용품 수거함이라는 문구만 적어 비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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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방문한 A마트의 1층 화장실은 벽면에 큼지막하게 공중화장실법 시행령 제7조 제3호라 알리며, "휴지통 없는 화장실 사용한 휴지는 변기 안에 버려주세요"라고 안내문을 부착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존의 휴지통에 "위생용품 수거함 사용한 휴지는 변기 안에 버려주세요"라는 문구만을 부착했을 뿐이었다.

참고로 앞에서 언급한 곳들의 위생용품 수거함은 내부를 비공개하는 디자인으로 되어있다. 게다가 이용자 역시 안내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기 대신에 수거함에 휴지를 여전히 버리고 있었다. 

23일에 간 B마트 1층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아예 안내문조차 없고, 작년과 마찬가지로 휴지통이 그대로 비치되어 있었다. 이용객들도 사용한 휴지를 휴지통에 버리고 있었다.

하지만 동일 지역의 공공기관은 대처가 달랐다. 2일 방문한 순천시청 1층 화장실에는 순천시 발신으로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었다. "휴지통 없는 화장실 사용한 휴지는 변기에 버려주세요" 그리고 "폐생리대 버리는 곳"이라 적힌 위생용품 수거함만 설치되어 있었다.

순천의 시립 공공도서관 C는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모습을 보였다. 1월 6일 방문시에는 휴지를 휴지통에 버리라는 기존의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었다. 25일에는 이 안내문이 철거되고, 27일에는 위생용품 수거함과 휴지통이 함께 설치되어 있었다.
▲ 순천 시립도서관 화장실 순천의 시립 공공도서관 C는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모습을 보였다. 1월 6일 방문시에는 휴지를 휴지통에 버리라는 기존의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었다. 25일에는 이 안내문이 철거되고, 27일에는 위생용품 수거함과 휴지통이 함께 설치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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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도서관 C는 방문할 때마다 점진적으로 개선되었다. 6일에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칸막이 문에 해당 도서관의 이름으로 "사용하신 화장지는 휴지통에 꼭! 버려주세요. 변기가 자주 막힙니다"라는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었다. 당연히 휴지통만 있을 뿐이었다. 25일에는 이 안내문이 모두 제거되어 있었다. 그리고 27일에는 별도의 안내문은 없었으나 "위생용품 버리는 곳"이라는 수거함이 설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휴지통이 여전히 공존하고 있었다.

그 결과 일부 시민들은 여전히 오랜 화장실 이용 습관을 여전히 답습하며, 지방으로 갈수록 시설 관리에 허점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빠른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시민의식 개선도 필요하지만, 지자체에서 시민에게 바뀐 법령을 홍보하고, 해당 시설물에 개선을 권고하도록 관리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태그:#공중화장실법, #휴지통 없는 화장실, #위생용품 수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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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로 '좋아할, 호', '낭만, 랑',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를 써서 호랑이. 호랑이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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