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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인천시장 후보 출정식 방불케 한 의정보고회

지난 19일 인천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국회의원의 의정보고회는 '출마 선언'만 안했지 사실상 인천시장 출마를 위한 힘 다지기와 세몰이였다.

박 의원은 의정보고회에 앞서 지난 12일 자신의 '정부 입각'설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하고, 인천시 정권교체를 위해 올해 인천시장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의정보고회에는 약 700여명이 참석해 500명 수용이 가능한 시교육청 대강당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추미애 당대표를 비롯한 인천지역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이 모두 축하영상을 보냈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축전을 보내 축하했다.

박남춘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일 때 인연을 맺었다. 노 전 대통령을 따라 청와대에 들어가 국정상황실장과 인사수석을 역임했다. 박 의원은 이날 의정보고회 때 "저더러 '친 노무현' 얘기 강조하지 말라고 하는데, 저는 노 전 대통령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지금도 존경한다"며 저는 "뼛속까지 '친노'인 '뼈노'다"고 말했다.

박남춘 의원의 의정보고회 때 시장 출마 선언이라는 말은 없었다. 박 의원도 시장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고, 사회를 맡은 조택상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지역위원장은 축사를 부탁하면서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한 말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장 출마라는 말은 없었지만 의정보고회 규모와 참석자 면면을 보면 예비 출정식이나 다름없었다. 인천의 여러 직능단체 대표들이 대거 참여했고, 시의원과 구의원들도 대거 참여했다.

특히, 올해 지방선거 때 기초단체장에 출마의사를 밝힌 각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남동구는 물론 부평구와 남구, 연수구, 서구를 비롯해 옹진군까지 단체장에 출마하려는 이들이 대거 참석했다.

박남춘 의원은 이날 고 백남기 농민 사망 진상규명과 박근혜 탄핵 등을 통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고, 인천 유일 6년 연속 국정감사 우수 국회의원에 선정 된 일, 그리고 해양경찰청 부활과 교부금 확보, 논현경찰서 신설 등을 통해 인천발전과 남동구 발전을 위해 기여한 일 등을 강조했다.

올해 지방선거 때도 '재정위기 문제' 핵심 이슈 전망

더불어민주장 박남춘 국회의원은 19일 의정보고회 때 유정복 시장이 인천시 재정위기 극복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박남춘 국회의원 더불어민주장 박남춘 국회의원은 19일 의정보고회 때 유정복 시장이 인천시 재정위기 극복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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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엇보다 이날 의정보고회 때 관심을 끌게 한 것은 유정복 시장의 '인천시 재정위기 극복'에 대한 날선 비판이었다. 박 의원은 "인천이 부채도시에서 부자도시로 됐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 시민들을 호도하는 것이다"고 쏘아붙였다.

인천시 재정위기 문제는 2010년 지방선거 때 쟁점이었고, 2014년에도 쟁점이었다. 박 의원의 비판에 대해 유정복 시장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의원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재정위기는 올해 지방선거 때도 쟁점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선 박남춘 의원은 "인천시가 3조 7000억원을 갚았다고 했다. 내용을 살펴보니 시 본청이 1조 6000억을 갚고, 인천도시공사와 교통공사 등 공기업이 합해 1조 4000억원을 갚았다"고 한 뒤 "나머지 7000억원은 그동안 시가 예산에 반영하지 못 했던 법정‧의무적 경비를 해소한 금액이다. 법정‧의무적 경비는 돈이 없어 예산에 반영하지 못한 돈인데, 이걸 부채 상환이라고 했다"며, 엄밀히 따지면 부채상환은 3조원 규모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3조 7000억원을 갚았더라도 남은 부채가 얼마인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시 부채가 10조 1000억원 아직 남아 있다. 인천을 제외한 광역지자체 중 빚이 가장 많은 곳이 부산으로 6조원이다. 인천은 빚을 갚으려면 아직 멀었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재정위기 단체 지정 기준이 시 본청 부채만을 따지기 때문에 "10조원 넘게 남아 있지만, 재정위기 단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하는 것 자체는 틀리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정도 부채감축은 누가 (시장으로) 와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더 감축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정복 시장을 향한 박 의원의 비판은 '서인부대'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서인부대'는 유정복 시장이 최근 강조하면서 홍보하고 있는 말로, 도시 규모의 순서가 서울, 부산, 대구 순에서 서울, 인천, 부산, 대구 순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 시는 인천의 GRDP(지역 내 총생산)가 부산을 앞서 제2의 도시가 됐다며 이 같이 홍보하고 있다.

박남춘 의원은 "맞는 말 이다"며 "왜냐하면 인천은 공항과 항만이 있고, 수도권에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반면 부산은 제조업이 죽었다. (부산 경제를) 유일하게 버티는 게 연안 2000만TEU를 처리하는 부산항으로 버틴다. 그러니 (인천이) 당연히 앞서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박남춘, "4조 5000억원 늘었는데 겨우 1조 6000억원 상환"

박 의원은 유정복 시장이 인천의 도시규모가 커졌다는 것을 자랑하는 데 대해 "인천시민 1인당 소득이 광역시 가운데 꼴찌에서 두 번째다. 작년 개인소득이 700만원 느는 동안 1인당 가계부채는 1000만원으로 늘었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빚내서 집사라'는 정책으로 시민들의 가계 부담이 늘었고, 역설적으로 시민들이 집을 사면서 지방세(=취등록세)가 대폭 늘어 시가 부채를 갚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전세 사느니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을 썼다. 인천에는 청라, 영종, 송도에 미 분양된 아파트들이 널려 있었는데, 은행이 잘 빌려주니 개인들이 대거 집을 샀다. 집을 산 시민들은 지방세를 낸다"며 "유정복 시장 재임 3년 동안 지방세가 3조 5000억 늘었다. 그리고 자산을 매각해 1조원을 벌었다. (시 본청 예산에) 4조 5000억원 더 생겼는데 겨우 1조 6000억원 갚았다. 이것이 허리띠를 졸라 맨 것인가? 이 같은 사실을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또 "시가 교부금을 많이 받아서 (부채를 줄였다고) 그렇다고도 한다. 인천의 교부금 300 ~ 500억원 느는 사이 다른 데는 5000억원씩 늘었다. 정부가 내국세의 19.24%를 지방으로 돌려주는 게 교부금이다. 국세가 늘다 보니 지방으로 돌아오는 교부금 전체 규모가 5조원 늘었고, 거기서 500억원 더 받아온 것뿐이다"며, 시의 교부금 확보를 평가 절하했다.

박 의원은 "(이는) 내가 분석한 인천시 재정건전화에 대한 의견이다. (향후) 서로 토론이 될 것이다"며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정직해야 하고, 투명해야 하고, 공개해야 한다. 그리고 시민들이 공유하고 알아야 한다. 그런 행정으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유정복, "헐… 3조 7000억원을 누구나 갚을 수 있다니요"

유정복 시장은 인천시가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당정협의회를 하자고 할 땐 박남춘 의원이 응하지 않았다고 쏘아 붙였다.
▲ 유정복 유정복 시장은 인천시가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당정협의회를 하자고 할 땐 박남춘 의원이 응하지 않았다고 쏘아 붙였다.
ⓒ 유정복 시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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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춘 의원의 부채상환 비판에 대해 유정복 시장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헐… 3조 7000억원을 누구나 갚을 수 있다니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정치적 이익만을 생각하며 인천시 모든 공직자와 인천시민의 노력을 폄훼하는 분이 주민의 대표라는 것에 안타까움을 넘어 애처롭기까지 하다"고 쓴 소리를 했다.

유 시장은 "다른 지역은 작은, 좋은 일 하나만 있어도 지역 전체가 들썩이고, 안 좋은 일은 다 같이 힘을 모아 해결하려고 똘똘 뭉치는데, 어떻게든 흠집만 내려는 정치인이 있으니 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유 시장은 "박남춘 의원은 인천시민과 공직자의 노력의 산물인 3조 7000억원 부채 감축을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궤변과 억지로 가득 찬 '거짓말 의정보고회'를 했답니다"라고 했다.

유 시장은 또 "민선 5기(=송영길 시장) 때 1조 8000억원의 알토란같은 시민의 재산을 팔면서도 무려 3조 7000억원이나 부채를 늘려 놓은 민주당의 시당위원장으로서 부끄럽지도 않으신지?"라고 반문 한 뒤 "그런데 반성을 하지는 못할망정 민선 6기 인천시의 성과를 깎아 내리려고 거짓말 보고회를 했다"며, 박 의원을 비판했다.

유 시장은 "특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이 인천시에 내려온 교부세가 얼마인지도 몰라서 민선5기 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난 교부세를 500억원 늘어났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고 쏘아붙였다.

유정복 시장은 시가 재정건전화를 위해 중앙에서 힘을 모아야 한다며, 당정협의회를 하자고 할 때 박 의원이 응하지 않았다며, 유 시장은 박남춘 의원의 의정보고회는 시와 공직자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

유 시장은 "인천의 정치인이 당정협의 등을 하자할 때는 응하지도 않더니, 지난 3년 반 세월 동안 공직자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300만 인천시민들의 헌신과 인내로 일궈낸 '재정건전화'를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은 공직자와 시민에 대한 모욕 아니겠습니까?"라고 질타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박남춘, #유정복, #지방선거, #인천시 재정위기, #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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