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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여성평화걷기'를 기획한 안김정애(민주평화통일 여성분과 싱임위원 평화여성회 대표)씨는 '처음 제안을 했을 때 이 겨울에 4박 5일 강원도를 걷는다고? 그건 미친 짓"이라며 고개를 저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하지만 여성들의 열망은 뜨거웠다. 별다른 홍보없이 103명이 사전 신청을 마쳤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이들은 함께 못하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상서로운 기류가 형성됐다. 기획 중일 때 닫혔던 남북 대화의 물꼬가 트였다. 행사 셋째 날인 17일에는 대회에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기에 합의한 것,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등 평창 올림픽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합의했다는 희소식이 들렸다. 여성들이 전하는 평화의 기류를 자연이 행사 기간 내내 먼저 감지했는지 겨울답잖게 하늘은 맑고 파랬으며 봄날처럼 따스했다.

함께 먹고 함께 자고 함께 걷고 함께 춤추는 4박 5일, 동고동락한 이들은 평화 실천가요 평화지킴이로 평화통일을 맞이할 마중물이 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내 일생 중 가장 의미 있고 가슴 벅찬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이 경험은 마침표가 아니라 평화 통일의 그날까지 진행형입니다."

시니어 대표로 걷기 마지막 날 결의문을 낭독한 이경자씨의 감격에 찬 소감이다.

103명의 참가자 대부분 비슷한 감동을 전했다. 1월 15일부터 19일까지 4박 5일 동안 이어진 '2018 평화평창 여성걷기'는 고성DMZ 앞 결의문 낭독과 총을 내리고 녹슨 철조망을 부숴버리자는 군무로 일정을 마쳤다.

화진포 해안에서 평화를 염원하며
▲ 화진포 해안에서 평화를 염원하며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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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 5일 동안 여성들이 전한 평화의 바람은 항상 유쾌하고 밝고 신명났다. 철조망 가로막힌 곳곳에서 평화의 기원이 담긴 몸 자보를 입은 여성들이 평화 통일을 기원하며 지신밟기를 하듯 평화통일의 간절한 염원을 담고 걸었다.

평창에서는 '평화평창 여성평화 평화통일'을 외치며 걸었다. 길을 터주기 위해 함께 한 경찰이 '이런 일 처음이지요'라고 가게에서 나온 주민에게 묻자 대단하다며 '대박'을 외치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허난설헌 생가와 오죽헌에서는 여성예술가로 사회의 억압과 가부장 사회에서 자신의 재능을 다 꽃피우지 못하고 요절한 허난설헌과 예술가로 자기 정체성을 지켜내며 어머니로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낸 신사임당을 생각하며 여성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통일전망대에서  평화를 위해 '철조망 앞에서'라는 군무를 추고 난 뒤
▲ 통일전망대에서 평화를 위해 '철조망 앞에서'라는 군무를 추고 난 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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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이 가로막힌 곳에서 평화의 핑크 천과 깃발을 들고 평화의 바람을 가득 실어 춤을 추었다. 실향민들이 모여 사는 마을에서는 분단의 현실과 이산가족이 겪고 있을 아픔과 그리움을 잠시 느껴보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평창, 강릉, 속초, 고성DMZ를 걷는 걸음걸음마다 벅찬 감동이 일정 내내 가슴에 공명 줄을 울렸다고 고백했다.

화진포 김일성 별장에서 통일의 그날을 바라며
▲ 화진포 김일성 별장에서 통일의 그날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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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었어요. 아무런 이유 달지 말고 그냥 서로 왕래할 수 있어야 해요. 이산가족과 예술인들 만남을 원하는 모든 이들이 금강산과 개성공단에서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만나 소통해야 해요. 우선 서로 다른 체제와 정체성을 인정하면서 만나고 소통해서 연방제를 통일 한반도의 중간 단계로 시작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에요."

김일성 별장을 들려 나오며 참가자 김금자씨가 한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평창 올림픽이 평창을 넘어 평화로 통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은 강원도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평창 올림픽이 남북 대화의 물꼬를 다시 트이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대단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평창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평창 올림픽은 반드시 평화올림픽이 되어야 하고 평화의 바람을 타고 형성된 대화와 소통은 계속되어야 한다.

여성 평화 걷기 3일차 -고성 걷기를 마치고 단체 사진을 찍었다.
▲ 여성 평화 걷기 3일차 -고성 걷기를 마치고 단체 사진을 찍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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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걷기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평화적 개최를 기원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지만 핵심적이고 지속적인 목표는 '여성의 힘으로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지금 한반도에 부는 평화바람은 생명과 평화 상생의 기도로 겨울을 녹여 낸 여성의 힘이다. 봄기운을 시샘하며 부정적인 여론을 만들어 내고 평화의 바람을 막아보려는 이들이 왜 없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아무리 동장군이 기승을 부려도 봄바람이 불어오면 물러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그 어떤 무기로도 평화를 살 수는 없다. 여성들은 알고 있다 평화가 가장 센 무기이며 생명을 살리고 상생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라는 사실을. '여성의 힘으로 한반도에 평화'가 오는 그날까지 여성들이 일으키는 평화의 바람과 발걸음은 계속될 것이다.


‘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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