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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가 사등면 사곡리 일대에 추진하는 '거제해양플랜트국가산업단지'(사곡산단) 조성사업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조성되더라도 '채울 물량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행규 전 거제시의회 부의장은 18일 <오마이뉴스>에 보낸 자료(논문)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오랫동안 사곡산단 문제에 대해 연구해 온 이 전 부의장은 "도시 설계를 새로 짜야 한다"고 했다.

사곡산단은 거제시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거제시 사등면 일대 458만㎡(육지부 157만㎡, 해면부 301만㎡)에 2022년 완공 목표로 추진되고, 사업비는 1조 7340억 원 규모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사곡산단에 대해 조건부 승인했고, 국가산단 허가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지난해부터 의견 청취와 현장 실사를 벌였으며, 허가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반대도 거세다. 거제지역 26개 시민사회단체는 '사곡만지키기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지난 13일 "사곡만 지키기 주민한마당"을 여는 등 집회와 1인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행규 전 거제시의원.
 이행규 전 거제시의원.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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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규 전 부의장은 명칭부터 지적했다. 그는 "거제시가 추진하는 사곡해양플랜트국가산업단지라는 이름부터 모호하다"며 "정확히 말하면 '사곡 민간투자 국가해양플랜트 산업단지'라 하는 것이 올바른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연구용역 결과 60만평 부지가 필요하고, 덕곡지역이 적지라 했으며, 산업단지에는 해양플랜트와 신재생에너지, 신소재 등이라 했다"며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덕곡'이 '사곡'으로, 면적이 60만평에서 150만평으로, 내용이 해양플랜트 산단으로 되었다"고 했다.

그는 "2014년 12월 제출된 산업연구원의 용역보고서를 보면, 2020년 연평균증가율이 제조업은 6.5%이지만 해양플랜트와 자재산업은 9.0%로 되어 있고, 필요한 부지가 2020년에는 추가로 해양플랜트용지면적 1891만 5000여평이 필요하다고 도출되어 있다"며 "이런 예측대로라면 분명 100년 먹을거리임에 확실해 보이지만, 세계 조선해운시황을 분석해 발표하는 영국 '클라슨'의 자료와 비교해 보면 예상치는 너무도 빗나갔다"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 전망도 어둡다는 것. 그는 "조선해양플랜산업은 세계경제흐름의 분석에 가장 중한 진단과 전망치가 기업경영이고 에너지 정책과 유가, 환율, 철판의 가격이 참으로 중요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며 "과거 정부나 거제시가 전망한 세계 경제지표는 6.4%~6.5%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았지만 국제통화기구 등은 2025년 3.1%대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이후에도 저성장기조로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했다.

이행규 전 부의장은 "에너지 환경이 너무도 바뀌었다. 이는 일정 정도 예측했지만 너무도 급변하고 있다"며 "과거 10년 전의 통계를 그대로 인용하고, 끝없이 지속적 성장으로 계산한다는 것은 문제"라 했다.

세계 해양플랜트 발주에 대해, 그는 "앞으로 최고의 호황기를 넘는 발주량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는 게 관련 분야의 전망"이라 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이 무분별한 조선소의 과잉공급으로 국가적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이 마당에 오진한 보고서를 믿어 허가를 승인한다면 제2의 4대강 사업이 될 것이 뻔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들이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바다를 매립하여 용지와 공장을 지을 때, 유럽의 국가와 조선소들은 생산전략을 재편하여 선택과 집중을 통하여 크루즈선과 핵심장비, 부품을 개발하여 탄탄한 물량을 확보하고, 어떠한 극지 환경에서도 운영할 수 있는 선박과 해양구조물을 만들고 있어 우리와 대조적이다"고 했다.

이행규 전 부의장은 "해양플랜트 산업은 용지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질적 향상을 위한 기술력과 핵심장비와 부품의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양플랜트산업 육성에 있어 우리나라가 갖추어야 할 몫은 몸통(선각)을 만드는 데 필요한 부지(용지)가 아니라 극지 환경에서도 자유로이 운영되는 장비와 구조물에 대한 기본설계에 필요한 실질적인 데이터 확보가 관권"이라 했다.

이어 "이를 통한 기본설계와 핵심 장비와 부품 개발과 기자재를 만들 재료와 기술이 필요하며, 이 부분에 대한 외국의 의존도를 낮추어야 하는 문제가 가장 시급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며 "물론 첨단설비와 마스트 조선소를 구현하여 생산성 향상을 통한 비용을 낮추는 일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도시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 이행규 전 부의장은 "거제시와 거제시의회, 시민과 전문가들의 공론화를 통하여 거제시의 미래 도시전략을 설계해야 한다"며 "그 도시전략설계를 토대로 거제시 미래 도시설계를 해야 한다"고 했다.


태그:#해양플랜트, #사곡산업단지, #이행규, #거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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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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