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한파에 온 세상이 꽁꽁 얼어붙었다. 광양 오일장은 추위 때문에 한산하기만 하다.
11일 오후, 광양 재래시장 풍경이다. 생선가게 난장의 얼어붙은 동태와 시선이 마주쳤다. 순간 한기가 더 느껴졌다. 그러나 강추위 속에서도 봄은 오고 있었다. 할머니가 텃밭에서 캐온 냉이에서 봄 향기가 살포시 느껴진다. 냉이 한 무더기에 5천원, 3천원이다. 냉이를 한 무더기 샀다.
오늘 저녁은 냉이 된장국이다. 보글보글 구수한 된장국에 향긋한 냉이를 넣어 끓일 생각을 하니, 그저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즐겁다.
바지락을 맨손으로 까던 할머니는 추위에 언 손을 화톳불에 녹인다. 주름진 얼굴에 곱은 손이 안쓰럽기만 하다. 바지락 살을 넣은 냉이 된장국으로 몸을 녹였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지금은 꽁꽁 얼어붙은 땅이지만, 이제 머지않아 이곳 남녘땅에 다시 봄이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