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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TV] 낙태죄 폐지, 당신이 알아야 할 5가지
ⓒ 최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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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낙태죄 폐지' 청원에 약 23만 명이 참여하고 이에 대해 청와대가 실태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면서 '낙태죄 폐지'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낙태 처벌법으로 인한 여성의 건강권·생명권 침해 문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현재 우리나라 일평균 임신중절수술 건수를 약 3천 건으로 추정한 데 따른 현행법에 대한 실효성, 낙태죄 폐지 이후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해질 것이라는 우려 등 다양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마이TV는 이러한 논란들을 '낙태죄 폐지, 당신이 알아야 할 5가지'로 정리했다.

'낙태죄 폐지, 당신이 알아야 할 5가지'는 한국여성민우회(아래 민우회)가 지은 책 <있잖아… 나, 낙태했어>에서 발췌한 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성들의 인터뷰와 김진선 민우회 여성건강팀장의 인터뷰 그리고 민우회와 사진작가 혜영이 작업한 낙태죄 폐지를 위한 사진프로젝트 'Battle ground 269'로 구성됐다.

다음은 영상 전문이다.

1. 여성의 삶을 옭아매는 낙.태.죄

"이혼 소송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셋째를 지운 걸 고소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그때는 더 나아 키울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몸도 안 좋아 결정하게 된 거였는데 자기는 동의하지 않았던 양 얘기하는 걸 보고 있자니 억장이 무너집니다."

"15만 원을 더 추가하는 수술이 '잘못되면 불임이 될 수도 있는데 그런 위험을 줄이는 수술이다' 이렇게 얘기하시는데 저렴한 가격은 나쁘게 시술한다는 거야 뭐야? 되게 상업적인 느낌이 많이 난다는 느낌이었어요"
- 30대 중반 | 사무직 | 기혼 | 낙태 시 기혼 | 자녀 없음

"고등학교 때 제가 수술하고 와서 그때 선홍빛 피가 안 멈추더라고요. 무서워서 병원에 전화하니까 오래요. 근데 못 가더라고요. 그래서 못 갔죠"
- 20대 중반 | 사무직 | 미혼 | 낙태 시 10대 | 자녀 없음

김진선 민우회 여성건강팀장 (아래 김) : 이 처벌법이 존재함으로 인해서 여성들은 이것을 발각되지 않도록 숨겨야 하는 입장이 되는 거잖아요. '네가 만약 나랑 헤어지면 나는 임신중절 사실을 고발할 거야'라고 얘기를 하는 경우들이 있을 때 여성들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어지는 거예요.

그냥 아무 병원이 아니라 안전하고 양질의 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고 싶은데 수술해주는 병원을 찾기만 하면 다행인 그런 상황에서…

문제들을 여성들이 다 감당하고 있는 상황 자체가 실제 처벌 건수와 무관하게 이 낙태죄의 온존 자체가 여성들의 현실에 굉장히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국가적인 폭력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2. 낙태죄 폐지가 여자만의 문제?

"내가 원해서 한 것도 아닌데 나 혼자 짊어지고 가는 게 짜증나고 굉장히 억울한 거죠."
- 30대 초반 | 사무직 | 미혼 | 낙태 시 미혼 | 자녀 없음

"남편은 그런 생각을 잘 못해요. 큰애는 첫째 아니다 얘는 셋째라고 내가 두 번 낙태 안 하고 낳았으면 조금은 생각을 하라는 얘기였죠. 근데 별로 심각하게 생각을 안 하더라고."
- 40대 초반 | 학원강사 | 기혼 | 낙태 시 미혼 | 저녀2

"니가 한번 낳아 봐라 그 상황 당해 봐라 이거야. 새끼를 지 몸에서 키워보지 않은 남자들이나 하는 얘기야. 종교계에 있는 놈들도 섹스 안 한대? 걔네들도 섹스 할 것 아니야. 똑같은 아빠 입장인데 지 일이 아니거든 그건. 그니까 쉽게 얘기하는 거야."
- 40대 중반 | 사무직 | 기혼 | 낙태 시 기혼 | 자녀2

김 : 이 이슈의 1차적인 당사자는 여성일 수밖에 없는데 사실 남성들도 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여성 혼자 아기를 만드는 게 아니잖아요. 피임부터 임신, 출산, 양육, 임신 중단에 이르기까지 모든 책임이 다 여성에게만 몰려있는 상황은 정말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이제 이 책임을 국가와 남성이 같이 분담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라고 보고요.

이 사회에서 여성의 경험, 여성의 감정에 대해서 너무나 등한시하는 그런 문화 속에서 자라난 남성들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일부 남성들이 계시다면 조금 더 여성들의 입장을 고민해주셨으면 좋겠고 어떤 면에서는 만약에 파트너가 계시다면 자기도 이 이슈의 당사자일 수도 있음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3. 태아의 생명권 대 여성의 자기결정권, 이 논란이 맞을까?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가장 걱정됐던 것은… 내가 부양할 수 있을 것인가, 내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정말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혼전에 임신을해서 아기를 낳는 다는 게 얼마나 큰 낙인일지… 정말 공포스러울 정도 느껴졌기 때문에…"
- 30대 초반 | 학원강사 | 이혼 | 낙태 시 미혼 | 자녀 없음

"출산을 하면 어떤 살길이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 주지도 않더라고요 당시에 미혼모 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막막해서 뭐 그냥 어쩔 수 없이 낙태하게 되었어요."
- 20대 중반 | 대학생 | 미혼 | 낙태 시 미혼 | 자녀 없음

김 : 저는 이러한 구도나 이러한 우려는 여성들이 처해있는 현실을 굉장히 왜곡해서 인지하고 있는 현실과 굉장히 동떨어진 인식이라고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여성들이 임신 중절을 하는 이유가 생명을 경시해서는 아니거든요. 오히려 여성들은 생명이 이후에 이어질 삶에 대한 고민까지 누구보다 더 치열하게 할 수밖에 없는 당사자인 거잖아요. 총체적이고 현실적이고 그리고 장기적인 전망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지…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생명 옹호론은 출산 이후에 아이와 이 여성 당사자에게 어떤 삶이 가능한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누락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그 안에서 여성 당사자들 그리고 아이까지 포함해서 사람들이 어떤 고통을 겪게 되는지에 대한 사회적인 고민을 현실적으로 해야 되는 것이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생명권의 문제로 이것을 얘기하는 것은 더 해야 하는 논의들을 막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낙태죄 폐지를 위한 사진프로젝트 Battle ground 269
 낙태죄 폐지를 위한 사진프로젝트 Battle ground 269
ⓒ ⓒ한국여성민우회, 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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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낙태죄가 폐지되면 낙태가 더 늘어날까

"기억이 없어지지도 않고 지워지지도 않아요. 몸이 기억을 하고요.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이 절대로 안 통하는 것 같아요, 이거는."
- 20대 후반 | 사무직 | 미혼 | 낙태 시 10대 | 자녀 없음

김 : 이건 조금만 생각해보면 낙태죄가 폐지되어서 불법이 아니게 됐다고 해서 '우와, 신난다'하고 '나 당장 마음대로 섹스하고 마음대로 임신중절해야지'라고 생각할 여성들이 어디 있겠어요. 임신 중절의 과정이라는 것은 어쨌든 본인의 몸에 굉장히 부담이 가는 일이기 때문에 그걸 쉽게 선택할 여성은 한 명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5. 낙태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면 근본적인 해결 방향은?

"생계의 문제가 걸려 있을 텐데 미혼의 낙태를 사회적으로 매도하기만 하지… 인프라도 없고 미혼모에 대한 의식의 변화도 없이 낳으라고 하면 어떻게 할 건데. 그거는 한 개인한테 너무 잔인한 일이에요."
- 40대 중반 | 사무직 | 기혼 | 낙태 시 기혼 | 자녀2

"우리나라는 생명 존중 사상이 없는 나라인 것 같아요. 한 아이를 키우는 게 얼마나 많은 노력과 돈과 에너지와 시간을 들이는지에 대한 감수성이 없어요. 막말로 처녀가 애를 낳든 할머니가 애를 낳든 바로 쟤 결혼 했어 안 했어? 이런 색안경 쓰고 말만 하잖아요."
- 40대 중반 | 공무원 | 기혼 | 낙태 시 미혼 | 자녀2

"고등학교에서 성교육 과목을 신설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이상하게 하잖아요. 정기적으로 자기 몸에 대해서 선생님하고 계속 상담하는 거요. '성과 사랑' 인생에서 되게 중요한 거잖아요. 고등학교 때부터 애들 임신 많이 하잖아요. 특히 남자애들이요."
- 30대 후반 | 번역 | 기혼 | 낙태 시 미혼 | 자녀2

김 : 국가가 국민을 통제하고 처벌하는 방식으로 가기보다는 국민들이 살고 싶은 삶을 최대한 지지해주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전제하에 나이가 어떻든 장애가 있든 없든 자기 경제적 상황이 어떻든 가족상황이 어떻든 간에 아이를 낳고 싶은 사람을 낳을 수 있게 하고 그리고 낳고 싶지 않은 사람은 가능한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될 경우에 최대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의 폭을 넓혀주고 임신 중단을 선택하게 된다면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절차를 밟을 수 있게끔 지원하는 그런 국가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국가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관점의 전환이 너무나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그 전환이 되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저는 바로 낙태죄 폐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획·제작 : 최인성 기자, 취재 : 최인성·황지희·조민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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