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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의 불꽃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가 태안원유유출사고 10년을 꼭 하루 앞둔 6일 기름유출의 중심지인 만리포해수욕장을 찾았다.


인천을 시작으로 101일간의 여정을 이어가고 있는 평창 성화는 지난 5일 부여를 시작으로 충남에서의 봉송 길에 나선 가운데 6일 태안에 도착한 평창 성화는 안면암과 태안읍, 만리포 구간에서 릴레이가 이어졌다.


경찰의 교통 통제하에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진행된 태안에서의 성화봉송은 천수만을 따라 길게 이어진 안면도 동쪽 바닷가의 사찰 안면암에서 2개의 무인도까지 놓여 있는 100여m 길이의 부교를 달리며 이색 봉송의 포문을 열었다. 안면암 코스에서는 몸이 편찮으신 할머니께 기쁨을 드리고자 봉송에 참여했다는 다문화가정 주아무개(안면중 2) 군이 주자로 달려 잔잔한 울림을 주기도 했다.


이어진 태안읍에서는 한상기 태안군수가 성화봉에 불을 붙이며 5.2km 구간의 시작을 알렸으며, 성화봉송을 통해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고 싶다는 육상선수이면서 충남도 장애인체전 우수선수에 뽑힌 바 있는 김다희씨와 다문화가정 문아무개(남면중 3)양 등이 힘차게 성화의 불꽃을 옮겼다.


이들이 태안읍 구간을 도는 동안 역사적인 평창올림픽의 성화봉송 장면을 지켜보기 위해 수많은 태안주민들이 봉송로 양 길가에 나와 환영의 박수를 보내며 축제 분위기에 동참했다.

태안읍에서의 봉송을 마친 평창 성화는 이윽고 자원봉사의 희망성지로 선포된 상징적인 만리포해수욕장으로 향했다.


특히,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가 입성한 만리포는 지난 2007년 12월 7일 태안반도 전역을 검은 악몽으로 몰아넣은 태안원유유출사고의 중심지로, 성화 봉송이 진행된 6일은 기름유출사고 10주년을 꼭 하루 앞둔 시기여서 의미를 더했다.


만리포는 특히나 지난 9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서해안 유류 피해극복 10주년 행사'에서 유류 피해 사고를 이겨내고 자원봉사 희망성지로 선포된 곳으로, 수많은 만리포 주민들은 현수막과 다채로운 퍼포먼스로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는 평창 성화를 맞이했다.


이곳에서는 전국체전 우수선수에 뽑힌 태안중학교 최성민군이 주자로 나서 ATV를 타고 만리포해변에서 성화봉송이 펼쳐지는 독특한 방식의 봉송에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최군이 도착한 만리포 워터스크린 옆에는 인간 오륜기와 '자원봉사 희망성지 태안'이 선명한 대형 현수막이 백사장 위에 새겨져 평창올림픽의 성공기원과 함께 123만 자원봉사자들의 힘으로 본래 모습을 되찾은 만리포 앞바다를 전국에 알리는 기회가 마련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태안의 아름다운 해변 앞에서 성화는 더욱 밝게 타올랐다"며 "앞으로도 우리의 문화와 자연을 전 세계에 알리고 평창에 점화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만리포해수욕장에서의 성화봉송 행사에는 수많은 지역주민들이 후원업체에서 나누어 준 깃발과 발바닥 모양의 장갑을 들고 환영했는데, 유독 '삼성(SAMSUNG)' 영문이 선명한 파란색 깃발이 눈에 들어왔다.


만리포 성화봉송을 지켜본 한 주민은 "국가적인 행사이고, 만리포에서 성화봉송 릴레이가 이어져 뜻깊기는 하지만 만리포와는 악연인 삼성이라고 적인 깃발이 사람들 손에서 펄럭이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씁쓸하다"면서 "하필 내일이면 태안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한 지 꼭 10년이 되는 날이어서 파란 삼성 깃발이 더 거슬렸다"고 말했다.


이 주민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자원봉사 희망성지 태안'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 뒤로 공교롭게 대형 유조선과 LNG선이 만리포 앞바다를 지나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평창동계올림픽, #성화, #태안, #만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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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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