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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발언하고 있다.
 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발언하고 있다.
ⓒ 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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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가 직원 복지조건 등에 대해선 (회사와)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영에는 관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맞는 논리인 것 같습니다."

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의 말이다. 이날 노동이사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검토 후 말씀드릴 것"이라며 "여러 가지 사회 분위기 등을 보고 말씀을 드려야할 것 같다"고 답했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들어가 발언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해 손 내정자는 명확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노조의 경영 참여에 대해선 부정적으로 본 것이다. 다만 손 내정자는 "직원들의 복지문제, 근무여건 등에 대해선 충분히 협의해 결정하겠다"며 "노사관계가 안 좋은 기업이 잘되는 것은 보지 못했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러한 손 내정자의 노동이사제 관련 견해에 대해 우리은행 노조는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은행들과 달리 우리은행의 경우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이 5% 이상이기 때문에 직원들의 의사를 전달하기 비교적 수월하다는 것이다.

박필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우리은행지부 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경영진들은 (통상) 경영에 책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조가 (경영진의) 잘못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또 박 위원장은 "은행이 건강하려면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율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노동이사제는 시대적 흐름인데 그것을 막고, 안 막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노조에서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방안을 올해 초부터 시도했으나 우리은행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잠시 멈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추후 노조가 이러한 시도를 다시 할 수 있음을 돌려 말한 것이다.

"채용절차 검토...신입 채용 상당부분 외부에 위탁할 것"

또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손 내정자는 앞서 제기된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한 후속조치에 대해 "채용절차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세밀한 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입행원 채용의 상당 부분을 외부에 위탁하게 되는데 100% 위탁하진 않고 은행도 참여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올해 하반기에 신입행원 공개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이전까진 최종면접 때 3명의 임원이 참석했었는데, 이번에는 2명의 외부전문가와 3명의 은행 임원이 참석했다는 것이 손 내정자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우리은행의 지난해 채용 관련 내부문건이 공개되며 파장이 일었었다. 국가정보원, 금융감독원 임직원 자녀들의 이름과 '신규여신 500억 추진' 등 문구가 적혀있는 문건이 나온 것. 일부에선 우리은행이 대출을 약속받고 주요 인사들의 자녀들을 채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었다. 이에 검찰은 3차례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부담을 느낀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임기를 남겨두고 사퇴했고, 이어 일련의 과정을 거쳐 손 내정자가 우리은행장 최종후보로 선정됐다.

이와 관련해 손 내정자는 "(채용비리 의혹 관련 직원에 대한) 징계 조치는 검찰 수사가 나오면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올해 채용부터는 완벽하게, 공정하게 진행했다. 그런(비리)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점포 줄이고 불필요한 인원 감축할 것"...강남 영업점 줄어들까

더불어 이날 간담회에서는 영업점 축소, 구조조정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손 내정자는 "국내 점포는 줄이고 해외 점포는 늘려갈 것"이라며 "이에 따라 불필요한 인원은 감축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임금피크제 등과 같은 명예퇴직을 유도해 (현재에도) 개선되긴 했지만 피라미드 인력구조가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노인 등 금융소외계층의 경우 은행 창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지점 축소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보이기도 했다. 손 내정자는 "영업본부장 근무시절에 전철역이 없는 변두리의 지점에 있었는데 하루에 번호표가 600개씩 나갔었다"며 "강남의 경우 50명 정도만 지점을 찾는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바쁜 점포는 유지하고, 그렇지 않은 곳은 축소하는 등 전반적인 채널 전략을 만들 것"이라며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채널이 점점 확대되도록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태그:#우리은행, #손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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