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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오마이뉴스>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전 비서실장의 제3자 뇌물수수 정황을 보도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제주판 정경유착 적폐의혹을 드러낸 사건"이라면서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제주도당은 27일 이례적으로 긴 논평을 내고 "최근 한 중앙 언론사 보도에 의해 드러난 원희룡 지사 전 비서실장 제3자 금품수수 의혹은 제주판 정경유착 적폐의혹을 드러낸 사건으로 검찰의 엄정하고도 강력한 조사와 조치가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2015년 현광식 당시 원희룡 지사 비서실장의 요청으로 제주도의 한 건설업자가 선거캠프에 관여했던 인사에게 총 2750만 원을 건넸다고 보도하면서 '제3자 뇌물수수'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관련 기사 : 원희룡 최측근 "용돈 좀 줘라"... 건설업자, 캠프 인사에 2750만 원 전달).

"원희룡 도정의 도덕성, 심각하게 추락했음을 보여준 중대 사건"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제4회 서울 기후·에너지 국제 콘퍼런스'에서 축사를하고 있다.
▲ 발언하는 원희룡 제주지사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제4회 서울 기후·에너지 국제 콘퍼런스'에서 축사를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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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이날 논평에서 "언론보도 상에서 돈을 주고받은 것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이 모두 인정하는 사실인 만큼, 굳이 위법성 여부를 따지지 않더라도 이는 원희룡 도정의 도덕성과 투명성이 심각하게 추락했음을 보여주는 중대한 사건"이라며 "(특히) 중요한 것은, 돈 거래 정황에 따른 대가성을 전제로 한 부정 청탁 의혹이다"라고 지적했다.

제주도당은 "원 지사 전 비서실장이 '절친'이라고 밝힌 건설회사 사장을 동원해 음성적으로 돈을 줘야 했다는 것은 전 비서실장 스스로가 모종의 대가를 동반한 부정한 돈을 건넨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라며 "더구나 돈을 받은 특정인이 원 지사 전 비서실장과 오랜 친분관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안쓰럽고 측은한 마음'만으로 수천만 원의 돈을 건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밝혔다. 

제주도당은 "여기에 언론보도 상에서 '조창윤씨에게는 메인 워킹'(main working)이 아니라 아웃사이더(outsider)의 일을 시킨 것 같다'고 한 선거캠프 인사의 진술 정황은 돈을 준 것이 단지 '마음의 산물'이 아님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라며 "띠라서 돈을 받은 특정인에게 굳이 돈을 줘야 했던 이유는 무엇인지, 대가성은 아닌지 등 부정청탁 여부에 대한 명백한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제주도당은 "돈을 건넨 건설회사 사장이 원 지사 전 비서실장의 말대로 비록 '절친'의 관계이고 '과거 도움을 받았다'고 하지만 단지 친구의 부탁이라는 이유만으로 매월 적지 않은 돈을 불편한 방법으로 전달한 대목도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라며 "건설회사 사장은 '공정한 입찰'의 결과라고 주장하지만, 공교롭게도 원 지사 취임 이후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관급 공사'를 따낸 정황과 관련된 의혹도 명백히 규명돼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어 제주도당은 "이번 사건은 대통령이 공범(共犯) 의혹을 받는 '최순실 게이트'와 닮을 꼴을 취하고 있다"라며 "원희룡 지사가 과연 이 사건과는 무관한지도 의혹 규명의 대상이다"라고 밝혔다.

제주도당은 "현광식 전 비서실장은 원 지사를 국회 때부터 보좌하고 지사 재직시에도 비서실장직으로 특별채용돼 근거리에서 보좌해온 분신(分身)과도 같은 권력실세가 아닌가?"라며 "그 배경이 무엇이든 돈을 줘야 할 이유가 존재했고, 여기에 건설회사까지 동원된 정황이 원 지사와 무관한 '현직' 비서실장만의 일이었는지 분명하고도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제주도당은 원희룡 지사가 지난 15일 도의회 정례회 시정연설에서 ""연고주의와 정경유착에서 벗어나 깨끗한 행정, 공정한 행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경유착 단절과 청렴도 실현을 강조했던 원 지사는 이번 사건의 정치적 유불리에 연연하지 않고 스스로 수사의뢰를 통해서라도 진위규명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제주지역 정경유착 적폐 끊어낼 계기 돼야"

조창윤 전 대표의 다이어리(왼쪽)과 취재수첩(오른쪽)에 각각 남은 '250만 원'과 '750만 원'의 흔적.
 조창윤 전 대표의 다이어리(왼쪽)과 취재수첩(오른쪽)에 각각 남은 '250만 원'과 '750만 원'의 흔적.
ⓒ 구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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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당은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고 신관홍 의장과 고교생 참사 사건 등에 대한 애도 분위기와 동시에 사건 자체에 대한 신중한 접근 필요성 등으로 문제제기를 미뤄왔다"라며 "그러나 이 사건은 언론 보도에 의해 공론의 대상에 오른 중대한 사안이어서 공당으로서 이를 침묵한 채 지켜만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당은 "나아가 제주도당은 이번 사건이 오랜 시간 제주 사회에서 드러나지 않은 채 회자돼왔던 정경유착의 적폐를 끊어낼 계기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따라서 사법당국은 엄정한 수사와 강력한 조치로 이번 사건이 제주사회가 적폐의 관행을 딛고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태그:#현광식, #원희룡,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275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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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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