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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STX조선해양.
 진해 STX조선해양.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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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을 볼모로 학살적 구조조정 하지마라."

산업은행이 진해 STX조선해양에 RG발급 조건을 제시한 가운데, 노동계가 이같이 외쳤다. '노동자 생존권 보장 조선산업 살리기 경남지역대책위'는 16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STX조선해양은 외국선사로부터 선박 10여 척을 수주했고, 오는 23일과 24일이 RG발급 시한이다. STX조선해양의 주거래은행인 산업은행이 이 기간 안에 RG 발급을 하지 않으면, 선박 수주 계약이 취소될 수 있다.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에 '독자생존 방안'을 요구했고, 회사는 지난 1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STX조선지회에 '인력감축'과 '임금동결', '유무급 휴직', '무쟁의행위' 등을 담은 확약서를 제시했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산업은행에 네 차례 '자구안'을 제시했지만 모두 퇴짜를 맞았다. 이에 회사는 이번에 더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민철 STX조선지회장은 "산업은행에 RG발급을 요청하니, 자구안을 요구했다. 그렇게 되면 일자리와 고용문제가 더 심각해지는데, 국책은행이 과연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 말했다.

경남대책위 김정광 집행위원장은 "이번 자구안을 보면, 학살에 준하는 인적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문재인정부에서 조선업 살리기에 대한 정책이 나오지 않으니까 더 문제다"라고 말했다.

석영철 민중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구조조정을 전제로 RG발급을 한다면 정규직 다 자르고 나서 비정규직으로 배를 만들겠다는 것이냐"며 "경남도와 창원시, 창원상공회의소도 STX조선해양에 대한 RG발급을 요구하고 있는데, 인력 구조조정 없는 형태로 되어야 한다고 요구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안혜린 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중형조선소를 살리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김광신 국민의당 경남도당 정책실장은 "현 정부가 결단해야 하고, 노동자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김순희 정의당 경남도당 사무처장은 "산업은행에 모든 것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남대책위는 회견문을 통해 "STX조선해양 노동자들한테 돌아온 대답은 조건부 RG 발급으로, 노동자의 생존권을 저울질하며 RG발급을 수용하라는 대답이었다"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조건부 RG 발급을 요구한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

이들은 "조건부 RG발급은 새 일자리를 창출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문재인정부를 전면 반박하는 행위"라며 "이미 한계지점에 이른 노동현장에서 우리는 더 이상 인적 구조조정에 동의할 수 없다. 이는 결국 공멸에 이르는 출발선이 될 것"이라 했다.

경남대책위는 "더 이상 인적 구조조정을 담보로 한 RG발급에는 동의할 수 없고, 조건 없는 RG발급은 물론 노동자 생존권을 보장하는 중형조선소 회생 정책을 하루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STX조선해양과 같은 중형조선소인 통영 성동조선해양도 어렵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한 금속노조 성동조선지회 관계자는 "지난 4일 마지막 배가 인도되었고, 현재 생산직 92%가 휴직이다"며 "물량 5척은 내년 1월부터 착수한다"고 말했다.

'노동자 생존권 보장 조선산업 살리기 경남지역대책위원회'는 16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에 대한 RG발급을 볼모로 학살적 구조조정을 하지 마라"고 했다.
 '노동자 생존권 보장 조선산업 살리기 경남지역대책위원회'는 16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에 대한 RG발급을 볼모로 학살적 구조조정을 하지 마라"고 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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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STX조선해양, #선수금환급보증,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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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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