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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4일 시민활동가 최황씨는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근린공원에 위치한 박정희 흉상에 빨간 락카를 칠하고 코 부위를 망치로 가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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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9일 오전 10시 40분]

박정희 흉상 훼손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유죄'였다.

지난 2016년 12월 서울 영등포구 문래근린공원에 있는 박정희 흉상에 빨간색 락카를 칠하고 흉상의 코 부위를 망치로 가격해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시민활동가 최황씨는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9일 오전 10시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형사3단독 박종학 판사)에서 재판부는 최황씨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최황씨는 "즉각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황씨는 2016년 12월 4일 서울 문래근린공원에 있는 박정희 흉상의 얼굴과 가슴 부위에 빨간색 락카를 칠하고, 망치로 흉상 코 부위를 수 차례 내려쳐 흠집을 냈다. 최황씨는 <오마이뉴스> 등에 <박정희 흉상 철거 선언문>을 배포하고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검찰은 지난 4월 최황씨를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고, 지난 10월 12일 1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박정희 흉상을 영등포구청의 소유물로 보고, 이를 망치로 가격한 최황씨를 두고 '법정형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특수재물손괴죄를 저질렀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최황씨는 결심공판 이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은 박정희 흉상이 영등포구청의 소유물이라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라면서 "박정희 흉상은 누구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방치된 물건이기 때문에 재물손괴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나는 무죄다"라고 반박했다.

재판부 "박정희 흉상은 영등포구청 소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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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남부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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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1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검찰이 최황씨에 둔 혐의를 인정하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정희 흉상은 영등포구청의 소유물으로 판단된다"라면서 "주인이 없는 무주물이 아니므로 특수재물손괴죄에 해당한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최황)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흉상을 훼손하는 행위가 아니라 여론을 조성하는 등의 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재판부는 2001년 민족문제연구소, 민주노동당 활동가들이 문래근린공원에 있는 박정희 흉상 철거를 시도했을 당시의 판결을 최황씨 벌금형 선고의 주요한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그때 판결문을 봐도 재물손괴죄가 인정된다"라고 말했다. 당시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 등은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바 있다.

최황 "재판부의 시대착오적 선고... 즉각 항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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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문래근린공원 박정희 흉상 훼손으로 재판에 넘겨진 시민활동과 최황씨가 벌금형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선고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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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선고 이후 최황씨는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부의 판단에 유감을 표한다"라며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최황씨는 "영등포구의 공유재산관리대장에는 해당 흉상이 등록돼 있지 않다, 재판부는 흉상이 영등포구청 소유라 판단했지만 그렇지 않다"라면서 "재판부가 검찰의 억지 주장을 받아들여 한국 사회의 법리와 제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라고 유죄 선고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또한 그는 "재판부가 2001년 박정희 흉상 철거 시도에 대한 판결을 특수재물손괴 유죄 선고의 근거로 삼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당시 판결문을 보면 상해죄가 적용됐지 재물손괴가 아니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황씨를 비롯해 민족문제연구소, 정의당영등포구위원회, 박정희 흉상 철거를 지지하는 영등포주민 70여 명 등 시민단체는 '박정희 흉상 철거를 위한 시민모임'을 결성해 향후 법적대응 및 철거 활동에 연대하기로 했다. 또한 이들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에 설치 추진 중인 박정희 동상에 대해 설치 반대 활동 등을 전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