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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7일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열린 시티넷총회에서 콜롬보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7일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열린 시티넷총회에서 콜롬보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 서울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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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오늘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쟁 메시지 대신 평화 메시지를 심어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스리랑카 콜롬보를 방문중인 박원순 시장은 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공개편지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두 달 전 한국의 70대 남성이 전쟁이 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은행에서 1000만 원을 찾아가다 잃어 버렸던 사례를 들며, 5천만 대한민국 시민들은 이같이 전후 반세기 동안 불안의 시간을 축적하면서 살아왔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서울은 북한의 평양과 겨우 2시간 거리에 있으며, 휴전선과 겨우 40km 떨어진 곳에 있고, 수도권 전체로 보면 2500만 시민이 전세계 최고의 밀도 상황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의 거리를 꼭 걸어보라"며 "(서울에는) 27만의 세계시민의 삶이 있고, 1만의 미국시민의 삶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핵실험을 했다는 뉴스가 들리는 순간에도 아이가 태어나고, 사랑하는 남녀는 결혼을 하고, 가족들은 함께 식사를 하는 등 서울시민 모두가 용기를 내어 평화롭게 일상을 살아가며 평화를 지켜왔다"며 "서울시민들은 평화를 절대적으로 사랑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번 방한이 한반도의 평화를 견고히 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며 "전쟁의 메시지 대신 평화의 메시지를 심어주고 가달라"고 말했다.

지난 5일 해외순방길에 오른 박 시장은 스리랑카 콜롬보, 인도 델리, 독일 본을 방문한 뒤 오는 14일 귀국한다.

아래는 박 시장의 공개편지 전문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께

환영합니다. 서울특별시장 박원순입니다.

두 달 전, 대한민국의 70대 시민이 전쟁이 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은행에 넣어 둔 천만 원을 찾아가다 잃어버렸습니다. 긴장한 마음에 돈뭉치를 길가에 떨어뜨렸고, 지나가던 행인이 그 돈을 주워간 겁니다. 이 70대 남성은 한국전쟁 때 피난수도였던 부산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67년 전 일어난 전쟁을 경험했고, 기억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렇습니다. 5천만 대한민국 시민들은 전후 반세기 동안 불안의 시간을 축적하면서 살아왔습니다. 동시에 우리 시민들은 평화와 일상을 지키려는 노력들을 매순간 쌓아왔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대한민국은 세계에 유례가 없는 속도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며, 고도성장의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국제회의가 가장 많이 열리는 도시이며, 한 해 외국인 관광객 1,300만명이 찾는 글로벌 도시입니다.

서울의 거리를 꼭 걸어보십시오. 서울은 북한의 평양과 겨우 2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서울은 휴전선과 겨우 40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에는 천만시민의 삶이 있습니다. 27만의 세계시민의 삶이 있고, 1만의 미국시민의 삶이 있습니다. 수도권 전체로 따지면 2천5백만 시민이 전세계 최고의 밀도 상황에서 살고 있습니다.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도 서울의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어른들은 일터에 갑니다. 핵실험을 했다는 뉴스가 들리는 순간에도 아이가 태어나고, 사랑하는 남녀는 결혼을 하고, 가족들은 함께 식사를 합니다. 천만 서울시민 모두가 용기를 내어 평화롭게 일상을 살아가며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왔습니다. 우리 서울시민은 평화를 절대적으로 사랑합니다.

기억하십시오. 이제 서울은 전쟁의 도시가 아니라, 평화의 도시입니다. 지난 67년간의 평화는 수 많은 시민들이 매순간 쌓아올린 용기와 성실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5만 미군의 생명을 바쳐 얻은 평화이며, 지금 대한민국 시민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180만 세계시민과의 연대로 만들어진 평화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접경을 지켜온 대한민국 시민에게 힘을 더해주십시오.

이번 방한이 한미관계가 '포괄적 동맹'을 넘어 지속가능한 '위대한 동맹'으로 가는 기회가 되고, 한반도의 평화를 견고히 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한미동맹은 민주주의, 인권, 평화라는 가치에 기반한 동맹입니다. 그 가치를 지키는 것이 동맹의 강화에 필요한 전제조건입니다. 전쟁의 메시지 대신에 평화의 메시지를 심어주고 가십시오.

서울특별시장 박원순 드림



태그:#박원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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