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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청춘콘서트 무대 위에 오른 김제동.
▲ 김제동 2017 청춘콘서트 무대 위에 오른 김제동.
ⓒ 스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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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10대, 20대에게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분단입니다. 진짜 적폐청산이란 이 땅에 사는 10대와 20대가 더 이상 분단이라는 장애에 갇혀 살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주는 것입니다."

김제동이 소리높여 외쳤다. 서울시청광장을 가득 메운 1만명의 청년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서울시와 평화재단(이사장 법륜스님)이 공동으로 주관한 '2017 청춘콘서트'가 28일 오후 5시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렸다. 청춘콘서트는 대한민국 청년세대의 공감, 미래, 연대 정신을 살리고, 청년 세대의 꿈과 희망이 담긴 공감과 참여의 열린 마당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올해 3회째 열리고 있다.

오전 11시에는 100여 개의 청년 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무교로 일대에서 '청춘박람회'가 펼쳐졌다. 대기업 취직, 공무원이 되는 길 외에도 다양한 길이 있다며 많은 청년 단체들이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을 전시하고 알렸다.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김제동의 만민공동회가 열린 야외 무대는 한 때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오후 5시부터는 청춘콘서트가 열렸다. 김제동, 배우 조인성, 법륜스님, 박원순 서울시장이 무대에 올라 토크콘서트를 열었고, 래퍼 딘딘, 극단 청명, 조문근 밴드가 선보인 뮤직콘서트도 열렸다.

김제동의 입담, 무려 1시간 동안 지칠 줄 모르고...

28일 오후 5시.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청춘콘서트 무대 위. 법륜스님, 영화배우 조인성, 박원순 서울시장, 김제동이 청년들을 위한 토크콘서트를 열고 있다.
▲ 2017 청춘콘서트 28일 오후 5시.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청춘콘서트 무대 위. 법륜스님, 영화배우 조인성, 박원순 서울시장, 김제동이 청년들을 위한 토크콘서트를 열고 있다.
ⓒ 권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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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오른 김제동은 한 마디 한 마디마다 웃음을 자아내며 청년들을 압도했다.

"청년들에게 응원 한마디 해달라고 하면 저는 할 말이 없어요. 다만 이 한마디는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겠다. 이 놈들아.' 이렇게요. 젊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건데요." (청중 웃음)

김제동의 입담은 무려 1시간 동안 지칠 줄 모르고 계속됐다. 위로와 응원의 방식도 큰 웃음을 자아냈다.

"여러분들이 어떤 고민을 이야기하면 법륜 스님은 해답을 제시해 주지만 저는 그런 능력은 없어요. 다만 여러분들이 어떤 고민을 이야기해도 그것보다 훨씬 더 깊은 저의 고민을 이야기해서 '내가 사는 건 괜찮구나' 이렇게 느끼게 해줄 수는 있습니다. 외로운 사람 손들어 보세요. 제가 외로움의 끝을 보여드릴게요." (청중 웃음)

이야기를 듣고 있기만 했는데도 무거웠던 마음이 금새 가벼워졌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에 저는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아프면 중년이에요. 운동을 하면 운동을 한 부위가 아프고, 운동을 안 하면 안 한 부위가 아파요. TV를 키면 시끄럽고, TV를 끄면 외롭습니다. 그래서 화면만 봅니다. 이런 제 마음을 압니까." (청중 웃음)

청춘에 대한 고정관념도 위트있게 깨뜨리며 청춘콘서트는 종횡무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갔다. 그러나 웃음만 있는 것은 아니였다. 사회 참여에 대한 메시지도 놓치지 않았다. 자부심을 갖는 방법을 말하면서 '참여'를 강조했다.

"우리가 자부심을 갖는 방법은 높은 투표율을 기록해서 주인이 누구인지 알려주는 겁니다. 90%, 100%의 투표율이 나와서 정치인들이 모든 국민들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 당선된 사람은 다음에 또 당선되기 위해서 노력하게 만드는 것, 그래서 공천권자에게 충성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을 위해 경쟁하는 장을 열어주는 것, 그것이 우리가 정치에 대해 가져야 할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청중 박수)

시청광장에 운집한 1만 명의 청년들은 박수갈채를 보내며 화답했다. 덧붙여 최저임금 문제에 대한 해법도 말했다.

"지금 최저임금이 7350원인데, 여기까지 오는 것도 청년들에겐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단계적으로 1만원이 될 때까지는 청년 실업기금을 사용할 수 있잖아요. 임금명세서 들고 가면 각 지역 주민센터나 시청, 구청에서 차액 2천원을 보존해주는 겁니다. 그러면 자영업자의 부담은 덜고, 청년들의 주머니에도 돈이 들어가게 할 수 있잖아요. 이런 대책을 세우라고 우리가 세금을 내는 것 아닌가요?" (청중 박수) 

"국민의 동의 없이 전쟁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전 세계에 선언하자"

서울시청광장을 가득 메운 1만 명의 청년들
▲ 2017 청춘콘서트 서울시청광장을 가득 메운 1만 명의 청년들
ⓒ 이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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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 되니 박수갈채를 넘어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심각한 사회 문제를 이야기하면서도 유머를 결코 놓치지 않았다.

"잘못된 점들을 지금이라도 당장 고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4대강 개발에 22조 원이나 되는 돈을 자기 돈 쓰듯이 사용한 사람이 있다면,

이! 곳에
명! 명백백하게 불을
박! (밝)혀야 합니다.


첫구절만 합치면... 흠"

울고 웃다 보니 어느새 콘서트가 시작된지 3시간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김제동은 무엇이 진정한 적폐청산인지 강조하며 콘서트를 갈무리했다.

"적폐 청산이란 40대 이상의 어른들이 10대와 20대가 살아갈 세상의 장애물을 걷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산업화의 공을 이뤄낸 60대, 70대 아버님 어머님 세대와 함께 손잡고, 민주화의 공을 이뤄낸 40대, 50대까지 함께 손잡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10대와 20대가 겪어야 할 장애물들을 걷어내줘야 합니다. 그 중에 가장 큰 장애물이 바로 분단입니다. 좌우를 막론하고 이 땅에 사는 10대와 20대가 더 이상 분단이라는 장애에 갇혀 살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주는 것이 진짜 적폐청산입니다."

더불어 맨날 움추려 있는 청년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가장 큰 일을 이뤄낸, 통일 대한민국의 기초를 닦아낸 세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함께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반도를 감싸고 있는 전쟁 위기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며, 그 어느 때보다 전쟁 반대를 소리 높여 외쳐야 하는 때라고 강조했다.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은 바로 여러분들이 해주셔야 합니다. 우리 국민의 동의 없이는 이 땅에 절대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전 세계에 선언합시다."

큰 함성 소리와 함게 핸드폰 불빛을 켜고 '전쟁 반대'와 '한반도 평화'를 외치는 청년들.
▲ 2017 청춘콘서트 큰 함성 소리와 함게 핸드폰 불빛을 켜고 '전쟁 반대'와 '한반도 평화'를 외치는 청년들.
ⓒ 이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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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반대 평화협상촉구 시민대회가 11월 5일(일) 오후 2시~5시 광화문 세종로 공원에서 있을 예정이다. 촛불 1주년을 맞이하여 적폐청산의 촛불이 전쟁을 막아내는 평화의 촛불로 다시 살아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태그:#청춘콘서트, #김제동, #전쟁반대, #법륜, #평화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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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자. 오연호의 기자 만들기 42기 수료. 마음공부, 환경실천, 빈곤퇴치, 한반도 평화에 관심이 많아요. 푸른별 지구의 희망을 만들어 가는 기자를 꿈꿉니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생생한 소식 전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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