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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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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다니는 둘째 아이가 가정통신문(가통)을 받아왔다. 이번주 수요일(25일)에 사정상 학교 급식을 못 한다는 내용이다. 교장 선생님 명의로 온 가통 안내문을 보다가 이런 문구가 눈에 띄었다.

"전국 학교 비정규직노조에서 10월 25일 총파업에 들어갈 것을 선언하였습니다. 이번에 실시되는 총파업은 합법적인 절차를 통한 노동조합 활동으로 우리 학교 급식실 조리실무사들이 파업에 참여함에 따라 정상적인 학교 급식 실시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합법적인 파업에 따른 것이니 불편해도 양해해달라'는 취지의 안내문이었다.

둘째 아이에게 넌지시 얘기를 전해줬다.

"이번주 수요일에 급식실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파업을 해서 급식이 안 나온대. 그 분들은 정당하게 일을 안 하는 거니까, 그 날은 집에 와서 차려놓은 점심을 먹어."

그러자 녀석이 쿨하게 대답한다. "나도 알아. 학교에서 이야기를 들었어."

이런 가통 안내문을 받아보다니, 뿌듯했다. 노동의 가치와 노동자의 권리는 교과서로만 가르치고 배우는 게 아니다. 실제 이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 그게 한 끼 밥보다 더 중요한 가르침이다.

※ 덧붙여|교육부·교육청 대표단과 학교비정규직연대회 대표단이 어제(23일)부터 밤샘 협상을 통해 오늘(24일) 새벽 임금 협상에 사실상 합의해 학교 급식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불편해도_괜찮아




태그:#모이, #파업, #학교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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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기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보다 더 흥미진진한 탐구 대상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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