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분식점에서 관급발주 공사장에 배달한 도시락값 체불금 300만 원이 드디어 일단락됐다. (이전 기사 :
"300만 원어치 도시락 배달했는데 돈을 안 줘요")
지난 7월, 전남 순천 매곡동의 한 분식집 사장님은 호소문을 돌리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해부터 시에서 발주한 체육센터 건립공사에 참여한 업체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배달시켜 먹은 500여 개의 도시락값을 주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한 달 수입에 맞먹는 금액을 차일피일 미루고 책임까지 회피해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기사가 나간 후 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밥값 떼먹는 행위는 가장 추잡한 일"이라며, "꼭 업체의 후속 조치를 알려달라"는 댓글도 이어졌다. 결국, 업체는 8월 말까지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 약속 또한 지켜지지 않았다.
해결책은 모두 분식집 사장님 개인의 몫이었다. 인건비는 공사대금에 우선해 받을 수 있지만, 식대는 행정관청에서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었다. 이후 해당 지역을 지역구로 둔 순천시의회 허유인 의원과 공사 관련 부서인 스포츠산업과의 노력이 컸다.
드디어 추석 직전, 해당 업체는 밀린 식대를 지급하겠다는 연락을 해왔다. 현금 지급 대신 카드결제였고 업체의 부탁으로 분식집 사장님은 신용카드 단말기를 들고 달려갔다. 드디어 현장에서 전액 결제가 이뤄진 순간이었다.
이와 관련해 분식점 사장님은 13일 통화에서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해결되어 기쁘다"며 "언제든지 찾아오면 따뜻한 밥 한 그릇이라도 대접하겠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대신했다.
서민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는 이렇게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마음 놓고 영업할 수 있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