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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시티 핸디 마라톤 출발 신호와 함께 참가자가 일제히 달리기 시작했다
▲ 나고야 시티 핸디 마라톤 출발 신호와 함께 참가자가 일제히 달리기 시작했다
ⓒ 이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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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잔뜩 긴장된 표정으로 출발신호를 기다리던 참가자들이 출발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두 팔을 힘차게 굴려 휠체어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출발과 함께 쏜살같이 앞으로 치고 나가는 사람, 갑작스런 출발에 뒤뚱거리다 조금씩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가는 사람, 출발하는 모양의 숫자만큼 서로다른 기대를 품은 참가자들이 서른 세 번째 '나고야 시티 핸디 마라톤('핸디 마라톤')'의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10월 1일 일요일 화창한 가을, 일본 나고야 중심가의 사카에에서'시티 핸디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평소에 인형극을 통해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온 '인형극단 가미후센'의 멤버 세 명도 이 날 대회에함께 참가했다. 참가자는 야마구치 모토키, 도타니 신야, 곤 도시마사씨 세 명이다. 모두가 기다려왔던 지난 1년이다.

도타니씨는 지난 대회 당일 갑자기 몸이 좋지 않아져 참가하지 못했고, 곤씨는 약간의 두려움과 귀찮음 때문에 미루다 참가하지 못한 지난 대회이다. 야마구치씨는 예정됐던 동료들이 참가하지 못하는 바람에 가미후센에서 유일하게 참여해 고군분투했지만 조금은 쓸쓸하기도 했던 만큼, 오늘은 두 명이나 벗들이 함께하니 든든하기만 한 모습이다.

'2017 바람에 몸을 싣고 교류마당' '교류마당'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
▲ '2017 바람에 몸을 싣고 교류마당' '교류마당'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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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바람에 몸을 싣고 교류마당' 행사장에는 다양한 먹거리, 교류, 홍보를 위한 부스가 있다
▲ '2017 바람에 몸을 싣고 교류마당' 행사장에는 다양한 먹거리, 교류, 홍보를 위한 부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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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비장애인 모두가 어우러지는 한마당

'핸디 마라톤'은 올해로 33회째를 맞는 짧지 않은 역사를 갖는 행사로, 그보다 먼저 4년 일찍 시작된 '장애가 있는 사람도 없는 사람도, 바람에 몸을 싣고 교류하는마당('교류마당')'의 얼굴이다.

'교류마당'은 나고야시와, 나고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여러 장애인 관련단체들이 중심이 되어,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즐겁게 어울리는 과정을 통해 장애를 갖고 있더라도 누구나 이 사회에서 존중받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로 매년 열리고 있다.

'교류마당'이 진행되는 나고야 중심가의사카에 센트럴파크 광장에는 행사의 취지에 걸맞게 아침 일찍부터 다양한 부스가 차려져 축제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었다. 축제에는 당연히 빠질 수 없는 여러 먹거리 포장마차를 비롯해 비장애인들이 장애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체험코너, 장애인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작업장에서 만들어진 물건을 팔면서 교류하는 '대화를 위한 프리마켓', 과자 만들기 콘테스트, 다양한 댄스 공연 등 여기저기흘러나오는 경쾌한 음악소리로 공원 일대는 흥겨움으로 들썩거린다.

당연히 행사장에는 수많은 휠체어가 오고 가고 이 곳을 방문한 이들 모두가 휠체어와의 공존을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된다. 장애(인)가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살아가는 일상의 가까운 곁에 있음을 깨닫고 이해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그 체험이 딱딱하고 무겁지 않고 모두가 즐겁게 어우러지는 열린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그 느낌도 편안하고 자연스럽다.

나고야 시티 핸디 마라톤 100미터 가량 남은 지점에서 순간 뒤뚱! 가슴이 철렁했는데 무사히 골까지 갈 수 있었다
▲ 나고야 시티 핸디 마라톤 100미터 가량 남은 지점에서 순간 뒤뚱! 가슴이 철렁했는데 무사히 골까지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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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기우뚱, 그래도 완주 성공

'핸디 마라톤'은 그 중에서도 '교류마당'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역대 최다라고 하는 참가자(460명), 자원봉사자(800여명) 수가 말해 주듯이 매년 많은이들이 참가를 희망하고 시민들의 관심도 높다. 나고야의 상징인 '텔레비전 탑' 주위를 달리는 '핸디 마라톤'은 안전을 위해 약 800미터의 주변 도로를 행사가 진행되는 3시간여 동안 차량통행을 막고 진행된다.

참가자들을 응원하러 나온 가족, 친구, 생활 보조인 등은 큰 소리로 '힘내라!'고 외치거나 손뼉을 치는 등 모두의 도전에 힘을 불어준다. 경기는 '휠체어 단독(1바퀴, 6바퀴)', '전동휠체어', '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달리기',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는 장애인', '비장애인(4바퀴)' 등으로 구성되어 순서대로 진행된다.

가미후센의 멤버 셋은 모두 '휠체어 단독' 달리기에 참가, 많은 참가자들 가운데 셋이 나란히 있던 이들도 출발 신호가 떨어지고 나니 서로의 페이스로 달리기 시작해 조금씩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맨 먼저 앞장 서 달리기 시작한것은 도타니씨와 곤씨. 야마구치씨는 새롭게 준비한 장갑이 잘 맞지 않는지 출발이 그다지 순조롭지 않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한 듯했고, 그 사이 도타니씨는 꽤나 멀리 벗어나고, 곤씨는 살짝 오르막이 있는 지점에서부터 힘겨워하는 모습이다. '힘내라!', '힘들지 않아?'라고 말을 걸어보지만 가뿐 숨소리만 낼 뿐 대꾸도 힘들어 보인다.

도타니, 곤, 야마구치의 순으로 차이는 벌어졌지만, 셋 모두 중간에 멈추는 일이 한 번도 없고 800미터 완주에 성공했다. 셋 중 맨 마지막으로 들어온 야마구치씨는 100여 미터가 남은 지점에서 체력이 떨어진 듯 순간 뒤뚱하면서 휠체어가 옆으로 돌아가 가슴이 철렁했는데 누구의 도움도 없이 차분히 다시 방향을 고쳐 잡고 끝까지 달렸다. 골인하는 장면에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다.

나고야 시티 핸디 마라톤 여기서부터가 오르막. 숨이 가빠지기 시작한다
▲ 나고야 시티 핸디 마라톤 여기서부터가 오르막. 숨이 가빠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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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친 뒤, 텔레비전 탑 아래 시원한 바람이 부는 실외 카페에서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면서 서로 소감을 나누었다. 곤씨는 재작년에 참여했을 때 절반 밖에 달리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했는데 올해는 완주를 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기쁘다면서 "내년에는 신짱(도타니씨의 별칭)을 따라잡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초등학교 3년 때부터 10년 이상을 참가하고 있다는 도타니씨는 이 부분에서 베테랑. 이제는 좀더 수준을 높여야 하지 않느냐는 주변의 이야기에 "당근하지"라고 말해 모두가 웃음. 야마구치씨는 끝내고 난 기분을 물어보니 "최고!", "100점"이라고 말해 주었다. 특히 올해는 두 명이나 동료들이 함께 참가해 즐거운 모습이었다.

더 많은 '교류마당'을 기대하며

장애를 가진 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모두가 함께 즐겁게 어울리는 하루. 결코 부끄러울 것도 숨길 것도아닌 장애. 결코 차별해서도 타인의 일이기만 한 것도 아닌 장애. '교류마당'은 1년 365일 중 단 하루로 어찌 보면너무 짧은 시간일지 모르지만 이 시간들을 통해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공존하는 방법을 배우고 찾아가고자 노력하는 모습에 크게 감동했다. 한편으로는 아직도 특수학교를 짓기 위해부모들이 무릎을 끓어도 들어주지 않는 사회, 추석에 고향에 가고 싶다고 당사자들이 나와서 호소하지 않으면 들어주지 않는 한국사회를 떠올렸다.

물론 최근 일본 언론의 여론조사를보면 일본 사회 역시 장애인에 대해 차별적인 의식을 갖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장애인 이동권, 편의시설 등 기본적인 사회인프라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차별적인 의식만 바뀌기를 바랄 수는 없다. 모든 것에는 단계가 있고 동시에 이루어나가야 할 것도 있다. 일본은 적어도 이런 인프라에 있어서는 한국사회보다 훨씬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교류마당'이 있어도 휠체어로 버스를 탈 수도 없고 가는 곳곳마다 계단이 있고 휠체어용 화장실도 없는 곳에서는 아무리 재미있는 축제도 마음 놓고 즐길 수가 없다. 앞으로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교류마당'과 같은 축제가 많이 생겨 나기를, 그리고 장애인들이 그 곳에 가기 위해 그리고 그곳에서 아무런 불편함 없이 맘껏 그 축제를 즐길 수있기를 기대해 본다.

나고야 시티 핸디 마라톤 완주했어요! 완주증을 받아 든 야마구치씨
▲ 나고야 시티 핸디 마라톤 완주했어요! 완주증을 받아 든 야마구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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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시티 핸디 마라톤 완주했어요! 완주증을 받아 든 도타니씨
▲ 나고야 시티 핸디 마라톤 완주했어요! 완주증을 받아 든 도타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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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시티 핸디 마라톤 완주했어요! 완주증을 받아 든 곤씨
▲ 나고야 시티 핸디 마라톤 완주했어요! 완주증을 받아 든 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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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바람에 몸을 싣고 교류마당' 휠체어 체험 코너
▲ '2017 바람에 몸을 싣고 교류마당' 휠체어 체험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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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바람에 몸을 싣고 교류마당' 자폐증 체험 코너
▲ '2017 바람에 몸을 싣고 교류마당' 자폐증 체험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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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시티 핸디 마라톤 개회식이 열리고 있다. 올해는 역대 최다인 460명이 참가했다.
▲ 나고야 시티 핸디 마라톤 개회식이 열리고 있다. 올해는 역대 최다인 460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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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시티 핸디 마라톤 출발하기 전 약간 긴장한 모습의 도타니(왼쪽)씨와 야마구치씨
▲ 나고야 시티 핸디 마라톤 출발하기 전 약간 긴장한 모습의 도타니(왼쪽)씨와 야마구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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