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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낮 서울 경복궁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 참석한 뒤 한승수 국무총리와 함께 걸어나오고 있다.
 지난 2009년 5월 29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경복궁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 참석한 뒤 한승수 국무총리와 함께 걸어나오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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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에게 야권 지자체장은 그야말로 눈엣가시였다.

"당리당략·이념을 우선시하며 국정기조에 역행하며 국정을 저해"하는 세력이었다. 따라서 "당정은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야권지자체장들의 행보를 적극 견제 차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8일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특별위원회(적폐특위)가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그러하다.

이날 적폐특위는 2011년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야권 지자체장 국정운영 저해 실태 및 고려사항> 문건을 폭로했다. 해당 문건에는 8명의 광역단체장과 23명의 기초단체장의 '국정 저해 사례'가 상세히 나열돼있다.

'4대강 사업 비판 사진전을 개최(이재명 성남시장), 집중호우 피해가 4대강 사업 때문이라 정부 비난(황명선 충남 논산시장), 정부 대북정책 비난(강운태 광주광역시장)' 등이 국정 저해 사례로 꼽혔다. 이는 정부에 비판적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초등학교 6학년 무상급식 실시', '은평 노사모 정기모임 참석', '윤이상 국제콩쿠르 행사', '박원순에게 강연 기회 제공' 등 물음표를 자아내는 사안들도 국정 저해 사례로 지적됐다. 어떤 이유일까.

MB 정부가 알레르기 반응 보인 키워드 '무상급식, 박원순, 친노'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오전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긴급회견을 열어, 오는 24일 실시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밝힌 뒤 무릎을 꿇고 있다. 이미 대선불출마 선언을 한 바 있는 오 시장은 투표일이 3일 앞으로 다가오자, 투표율 저조를 의식해 시장직까지 거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1년 8월 21일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긴급회견을 열어, 오는 24일 실시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밝힌 뒤 무릎을 꿇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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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명박 정부가 유독 싫어했던 몇 가지 사안들이 눈에 띈다. 일단 무상급식. 아이들에게 공짜로 밥을 먹이는 일은 "세금 급식"이었고 "좌파 정책의 적극 추진"으로 매도됐다.

*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  좌파정책 적극 추진 → 2010.10 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 관내 초교 6학년 대상 세금급식을 시범 실시.
* 이교범 경기 하남시장 : 세금급식 적극 추진 → 2010.1 전국 최초로 시직영 학교급식 지원센터를 개설 등 전면 세금급식 적극 추진
* 염홍철 대전시장 : 세금급식 추진 → 전면적 세금급식을 반대하는 시 교육감·구청장 의견을 외면한 채 초등생(1,2학년) 대상 급식실시(6.1)로 지자체 재정악화 초래
* 이시종 충북지사 : 세금급식 추진 → 세금급식 도부담 예산(340억원)이 도 전체 예산(7조 6천억원)의 0.5%에 불과한데도 정부가 과잉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좌파 포퓰리즘 정책 선동. ※ 전국 최초로 초·중학생 대상(16만 4800명) 전면 세금급식 실시
* 윤종오 울산 북구청장 : 세금급식 적극 추진 → 지역 내 세금급식을 단독추진하면서 급식센터에 민노당원 등 종북인물을 채용(3명)하는 등 물의 야기
* 최문순 강원지사 : 세금급식 등 포퓰리즘 추진 → 좌파성향 민병희 강원교육감과 함께 강원지역 학생대상 전면 세금급식 실시를 추진하고 있으며 강원도립대 등록금 전액 면제도 획책.

 서울시장 출마설로 주목을 받고 있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인 고 이소선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뒤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지난 2011년 9월 6일 당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인 고 이소선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뒤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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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키워드는 '박원순'이다. 박원순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엮인 일은 "종북 사상 주입"으로 국정운영을 저해한 사례로 낙인 찍혔다.

*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 박원순 지원활동 → 희망제작소에 '통장 리더십교육'에 이어, 주민참여예산제 관련 '주민설명회'·'예산학교 운영' 등 위탁
*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 : 박원순 지원활동 → 지방선거시 희망제작소와 수원 희망만들기 프로젝트를 공동추진키로 정책협약을 체결하고 당선 이후 박원순에게 강연기회를 제공·행사예산 지원 등 유착행태 지속
* 최성 경기 고양시장 : 박원순 유착 행보 → 올해 초 희망제작소에 의뢰(2천만원)한 시정책 로드맵 용역결과를 전달받고, 지난 4월부터 본격 추진하는 등 박원순과 밀착행보 지속
* 강완묵 전북 임실군수 : 지역민 대상 종북사상 주입 → 지역민 대상 공개특강(희망임실 아카데미)를 주최하면서 박원순·한명숙 등 좌파·야당인물 위주로 강사진을 초청, 지역내 종북·좌파의식 주입

이 문건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사찰 내용은 등장하지 않는다. 박 시장이 2011년 10월 26일 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에 당선된 점을 감안하면 이 문건은 그보다 앞선 시기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노사모 정기 모임 참석하면 국정 저해? 이해불가 사례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은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와 아들 노건호씨가 추모식을 마친 뒤 시민기부로 박석을 깔아 조성된 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지난 2010년 5월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와 아들 노건호씨가 추모식을 마친 뒤 시민기부로 박석을 깔아 조성된 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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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친노'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노사모 모임에 참석하거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 모두 "노골적인 친노 활동"으로 규정했다.

*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 : 노골적 친노 정치행보 → 은평 노사모 정기모임에 수시참석하는 등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년 강연회 이해찬 전 총리 개최 지원 등 편의제공
*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 : 노골적 친노 활동 →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거 2주기 추도식 등 친노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는가 하면, 지역내 친노인사들이 추진중인 수원 연화장내 노전대통령 추모비 건립 측면 지원

이 밖에도 지역 내 마을신문(금천in) 창간을 지원을 "좌파이념 전파 몰두(차성수 서울 금천구청장)"한 것으로, 인천여성민우회에 여성가장 자립 지원금을 지급한 것도 "좌파단체 활동자금 지원(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으로 정의 내렸다. 또한 '한국이 낳은 최고의 작곡가'로 불리는 윤이상 작곡가 기념사업에 대해서도 "종북 인물 띄우기 주력(김동진 경남 통영시장)"으로 못 박았다.

미군기지 내 환경 오염 문제를 제기하면 "반미 여론 조장(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이 됐다. 가로림만 조력 발전소 건설에 반대 입장을 전달하면 "갈등 격화 초래(안희정 충남지사)"이고, 제주 해군기지 건설 관련 반대 측과 대화를 시도하면 "기회주의적 처신(우근민 제주지사)"으로 몰고 갔다.

이 기준대로라면, 무상급식은 "좌파정책 추진"이므로 해서는 안 되고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의 협업도 "좌파 의식 주입"이므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 또한 '친노' 관련 모임에는 절대 참석하지 말아야 하고 마을 신문 창간을 도와줘서도, 여성가장 자립 지원을 해서도 안 된다. 미군기지 내 환경 오염 문제나 지역 현안에도 입을 닫아야 한다.

자의적 기준에 따른 행정, 재정적 압박 주문..."제압 보고서대로 했는지 확인해야"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자의적 '국정 저해 사례'를 근거로 해당 지자체에 행정, 재정적 압박이 가해졌을 가능성 있다는 데 있다.

김종민 적폐특위 위원은 해당 보고서를 "야권 지자체장들을 종북좌파 세력으로 적대시하면서 이들을 제압해야 한다는 종합 작전 보고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은 "당정이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견제, 차단해야 한다며 행정안전부·재정부·감사원 등을 통해 행·재정적 압박을 제시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문건에는 '행정안전부는 국정 비협조 지자체 대상 교부세 감액·반환 및 지방채 발행 중단 등 불이익 조치 확행, 재정경제부는 지자체 예산 삭감, 감사원은 기관운영 감사' 등 부처별로 가능한 방법을 통원해 해당 지자체를 압박해야 한다는 대응전략이 담겨있다.

이 같은 '제압 보고서'가 실제로 국정에 적용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다. 김 의원은 "여기 나온 작전 계획서대로 실행했는지 이번 국감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 '야권지자체장의 국정운영 저해 실태 및 고려사항' 문건
 이명박 정부 '야권지자체장의 국정운영 저해 실태 및 고려사항' 문건
ⓒ 봉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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