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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정상상태는 아니다. 증자는 반드시 필요하다."
"은행업은 1년의 주기를 돌아야 알 수 있는데, (추가증자 여부는) 지금 판단하기 이르다."

국내 첫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K)뱅크는 조급함을 숨기지 못했다. 당장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비교적 여유로운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은산분리(은행과 산업자본의 분리) 완화를 위한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국회에 호소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케이뱅크에 특혜를 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케이뱅크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현행 법 테두리 안에서도 승승장구 중인데, 왜 서둘러 법을 바꾸려고 하느냐는 것이다. 은산분리 관련 내용은 은행법에 적시돼있는데, 재벌의 사금고화를 막기 위해 수십 년 동안 유지돼온 대원칙이다. 산업자본이 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4% 이상 가질 수 없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급할 것 없는 카카오뱅크...증자 앞두고 초조한 케이뱅크

은산분리 원칙이 허물어지면 인터넷전문은행이 왜 웃게 될까. 돈이 필요해 증자를 하려면 주주의 동의가 필요하고, 빠르게 이런 절차를 진행하려면 은행 등 금융사가 아닌 카카오 등 산업자본의 지분이 커야 한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나 KT 등 정보통신기술(IT)기업이 은행의 경영 판단을 내리기 쉬워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은산분리 장벽을 당장 낮춰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분위기는 묘하게 나뉘었다. 한쪽에선 여유가 느껴지는 반면 한쪽에선 조급함이 느껴졌다.

이와 관련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직장인신용대출을 중단했는데, 이는 케이뱅크 대표상품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그는 "(지분을 가진) 전체 주주사가 19곳이나 돼 (증자와 관련해) 협의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도 했다. 케이뱅크는 오는 27일 1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을 앞두고 있다. 모든 주주들이 참여해 증자에 성공하면 자본금은 3500억 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대출해줄 여력이 커지는 것이다. 하지만 실패한다면 미래는 불투명해진다.

반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추가 증자가 필요할 수는 있다"면서도 "당분간 큰 문제가 없을지는 대출 (늘어나는) 속도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했다. 자본 확충이 당장 급하진 않은 상황임을 드러낸 것이다. 지난 5일 카카오뱅크는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 지어 자본금을 기존 3000억 원에서 8000억 원으로 대폭 늘리는데 성공했다.

"KT 지분 늘리려는 것 아니냐" 은산분리 완화 움직임에 의심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8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8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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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주주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인데, 케이뱅크는 부러운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주주가 8개사인데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나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머지 주주들이 증자에 참여하지 않아도 예를 들어 5000억 원을 증자하면 3000억 원은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기에 카카오뱅크가 자신 있게 여러 가지 경영 실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금융당국이 은산분리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은산분리 완화를 법적 기반에 상관없이 추진하겠다는 것의 뜻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다그쳤다.

이어 최 위원장은 "은산분리 기본 취지는 당연히 존중돼야 하는데 이를 존중하면서도 (은행법) 개정이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심 의원은 "존중하는데 뭘 하겠다는 건가. 존중하면 존중하는 것이지 그 다음 이야기가 무엇인가"라며 매섭게 몰아붙였다.

또 심 의원은 "은산분리를 완화해 케이뱅크의 실질 대주주인 KT의 지분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주변에) 많다"고 말했다. 산업자본인 KT가 케이뱅크에 행사할 영향력을 늘리는 것을 돕기 위해 금융당국이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가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꼬집은 것이다.

"댐 무너지는 건 작은 구멍 때문...체력에 맞게 영업해야"

이런 의구심은 케이뱅크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자본 확충이 급한 상황이 아니며 현행 법 테두리 안에서 잘 성장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류성재 심상정의원실 보좌관은 "실제 카카오뱅크는 별 문제가 없고 케이뱅크만 문제인 상황"이라며 "거꾸로 말하면 케이뱅크에 특혜를 주기 위해 (은산분리 완화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에선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해 특별법 형태로 은행법을 개정해도 종국에는 은산분리 원칙이 흔들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현재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 절반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은행법 개정안과, 이를 34%까지 허용하면서 5년마다 재심사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등이 국회에 계류돼있다.

이에 대해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댐이 무너지는 것은 작은 구멍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며 "자본금이 작다면 그 체력에 맞게 영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초에 자본력이 허약한 인터넷전문은행이 무리하게 대출을 많이 하는 것은 문제이며, 이에 따른 위험부담을 국가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어 권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해 특별법을 만든 사례는 다른 나라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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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경제팀 기자입니다.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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