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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고학년 여학생의 경우 생리용품을 쓰게 되니 화장실의 냄새가 심하다. 잘 관리되도록 생리용품을 버리는 별도의 휴지통을 비치해 달라."

학부모·학생들이 교사들과 원탁토론을 열고 이같이 요구했다. 22일 통영교육희망네트워크는 "쾌적한 학교, 인권의 시작"이란 제목으로 열었던 '학교시설 개선을 위한 원탁토론 결과보고서'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원탁토론은 통영교육희망네트워크와 통영교육지원청이 지난 14일 통영RCE 세자트라숲 대강당에서 열렸다. 학부모·학생·교사와 경남도교육청 시설담당자 등이 참여했다.

통영교육희망네트워크는 지역 34개 학교의 교사 796명, 학생 3099명, 학부모 3499명을 상대로 벌였던 시설개선과 인권 등에 대한 설문응답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응답은 학생의 경우 초등 6학년, 중고등 2학년이 대상이었다.

학교 시설 이용에 있어 불편함을 느끼는 비율은 교사(55%)와 학생(63%)의 비율이 다르게 나왔다. 그리고 불편함까지는 아니지만,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한 항목까지 포함하면 거의 대부분 응답자들이 답변했다.

시설개선 요구 여부에 대해, 학부모 59%는 '그냥 넘어간다'고, 29%는 '학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만다'고 응답해, 90% 가까운 사람들이 시설과 관련해 불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냥 넘어 가는' 이유에 대해, 학부모 거의 절반(46%)이 '학교시설은 학부모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라 답했고, 18%는 '말할 통로가 없다'고 답했다.

학생들의 학교시설과 관련한 불만은 '화장실 이용할 때 휴지의 위치 등에 불편한 점이 많다'가 40%, '휴식공간이 없다'가 37%, '식수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적어 불편하다'가 36%, '비 오는 날이거나 추운 날 신발장까지 신발을 들고 가야 하는 것'이 31% 등이었다.

통영교육희망네트워크는 지난 14일 통영RCE 세자트라숲에서 '학교시설 개선을 위한 원탁토론;을 열었다.
 통영교육희망네트워크는 지난 14일 통영RCE 세자트라숲에서 '학교시설 개선을 위한 원탁토론;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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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비오는 날 등 시간을 보낼 공간이 없다"

당시 원탁토론 참가자들은 "학교시설이나 운영에 관해 학생의견을 청취하고 반영하려고 한 적이 있는 곳도 있으나 대다수 학교는 이런 요구들을 말할 정확한 통로나 자리가 없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생리용품 휴지통 비치 이외에 "휴지를 교실이나 입구에서 떼어 가면 놀림감이 되고, 화장실 이용조차 신경을 써야한다"고 하기도 했다.

식수와 관련해, 학생들은 "목이 마르니 식수대를 우선 설치해달라"라며 "관리 걱정으로 식수장비를 설치도 해주지 않는 것은 무조건 참고 기다리라는 애기다. 우선 설치하고 관리는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식수는 생존권이다"고 한 학생들은 "정수기 설치 조건을 완화하고, 위생 점검이나 수질검사는 철저히 하는 방식으로라도 층별로, 특히 체육관 앞에 설치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휴식공간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학생들은 "방과 후 비오는 날 등 시간을 보낼 공간이 없다"며 "실내체육관이라도 이용 가능하게 했으면 하다. 조용히 쉬고 싶은 곳이 필요한 학생도 있다. 휴식공간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했다.

신발 이야기도 했다. 학생들은 "전체 신발장을 1층에 두면 냄새문제가 있다"며 "교실 앞까지 신발을 신고 갈 수 있으면 해결된다"고 했다.

최훈 통영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인상깊었다. 이런 열띤 토론이 개별학교에서도 진행되어서 개선도 되고 더 나은 교육환경을 만드는 방식으로 쓰이게 학교장들에게 권고하겠다"고 헸다.

윤선화 통영교육희망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시설은 권리의 시작이고, 시설을 운영하는 철학이 바로 인권의 바로미터다"며 "교육청은 시설과 관련한 사안은 기획단계에 있는 디자인부터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의 학교를 만드는 것이 되도록해야 한다"고 했다.


태그:#원탁토론, #통영교육희망네트워크, #통영교육지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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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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