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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12일) 출근하자마자, 3학년 한 여학생이 급히 나를 찾았다. 그런데 찾아온 여학생의 표정이 마치 큰일이라도 생긴 듯 많이 상기되어 보였다.

"○○아, 아침 일찍 웬일이니?"
"선생님, 아무리 생각해도 수시모집 떨어진 것 같아요."


수시모집 접수 기간(9.11~9.15) 하루가 지났는데 떨어졌다며 호들갑 떠는 그 여학생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 사실 매년 원서접수 마감 전에 떨어졌다고 말하는 아이들 대부분이 원서접수 실수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아이 또한 그중 한 명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원서접수 실수해서 그런 거지?"

내 물음에 그 아이는 더욱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선생님, 그게 아니라 경쟁률이 너무 높아요. 2명 뽑는데 20명 이상이 지원했어요."

이제야 그 아이가 아침 일찍 부리나케 나를 찾아온 이유를 알게 되었다. 하룻밤 사이에 올라간 경쟁률에 그 아이는 지레짐작 겁먹은 것이었다. 순간, 접수 마감일까지 아직 3일이나 남아있는 터라 분명 경쟁률이 더 올라갈 텐데 녀석이 포기나 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수요일 아침. 녀석이 똑같은 시간에 또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전날까지의 경쟁률을 알려주었다. 그런데 녀석은 조금 더 올라간 경쟁률에 체념한 듯 무덤덤해 보였다. 치솟는 경쟁률에 아예 자신감을 잃은 듯했다. 무엇보다 녀석은 높은 경쟁률과 맞서 싸울 용기가 나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이 순간, 녀석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친 경쟁률에 기죽지 말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그 대학 그 학과에 지원한 모든 지원자의 마음이 똑같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주며 낙담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아, 경쟁률에 너무 신경 쓰지 마. 그리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렴."

녀석은 내 말에 머리를 끄덕였지만, 근심 걱정은 표정에 역력히 남아 있었다. 녀석이 지원한 대학의 경쟁률이 어디까지 치솟을지 모른다.

아무튼, 녀석이 경쟁률에 주눅 들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그리고 교사는 아이들이 경쟁률에 동요하여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용기를 북돋워 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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