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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고래특구 장생포옛마을에 전시된 고래해체 모형
 울산 남구 고래특구 장생포옛마을에 전시된 고래해체 모형
ⓒ 고래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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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서 4일간 열리는 '울산고래축제' 개막일(26일)을 하루 앞둔 지난해 5월 25일, 경찰은 밍크고래 불법포획 유통업자 및 식당업주 검거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적발 현장 냉동창고에 보관 중이던 밍크고래 40마리 상당 압수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고래축제 앞두고 불법포획 밍크고래 40마리분 적발)

이는 밍크고래 27톤으로 시가 40억 원 상당에 해당된다. 이 고래고기는 kg당 15만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최근 이 사건을 지휘한 울산지검이 당시 포경업자들에게 이중 일부인 21톤을 돌려준 사실이 확인됐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13일 "울산지검에 확인한 결과, 당시 이 사건 담당 검사는 고래고기의 불법 여부가 바로 입증되지 않았고 마냥 기다릴 수가 없다는 이유로 일단 업자들에게 압수한 고래고기를 환부했다고 한다"면서 "일선에서 수사를 담당한 경찰조차도 울산지검의 이런 황당한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핫핑크돌핀스는 "불법을 근절해야 할 검찰이 오히려 불법 포경업자들 손을 들어주고 장물을 유통시킨 꼴이다"면서 "결과적으로 포경업자들은 울산고래축제를 앞두고 21톤의 고래고기를 돌려받아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핫핑크돌핀스는 13일 울산지검을 고발하는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하기로 하고 이날 오후 2시 울산지방경찰청 앞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연다. 최근 취임한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이 검찰개혁과 수사권독립을 주창하는 가운데서의 일이라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고발 이유에 대해 "불법포획한 밍크고래 고기를 포경업자들에게 되돌려준 울산지검은 환부한 고래고기 중 일부는 적법하게 유통된 것이라고 해명을 했는데, 이것 역시 조사 결과 거짓으로 드러났다"면서 "압수된 고래고기는 모두 불법으로 포획된 것이기 때문에 울산지검이 피의자인 포경업자들에게 환부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이 드러난 이후 핫핑크돌핀스는 담당 검사의 중징계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이어 울산지검 차장검사실을 비롯해 해양 담당인 615호, 617호 검사실 등 울산지검에 이틀간 수차례 전화를 걸어 이에 대한 해명을 듣고자 했지만 검찰이 언론을 통해 밝힌 석연찮은 해명 이외에 속시원한 해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무엇보다 불법 정황이 분명한 고래고기를 검찰이, 경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불법포획 범죄 피의자들에게 울산고래축제를 앞두고 그대로 되돌려주었다는 사실을 납득할 수가 없었다"면서 "이로 인해 포경업자들은 약 30억원 상당의 부당 이익을 취할 수 있게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검찰이 나서서 밍크고래 불법포획을 용인하거나 부추긴 행위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핫핑크돌핀스는 "피고발인의 법령 위반 혐의는 형법 제123조(직권남용)과 형법 제137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위반이며, 이와 같은 혐의에 대해 울산지방경찰청이 관련법에 의거 철저히 수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획이 금지된 고래고기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의 DNA 분석 결과가 나와 봐야 불법인지 합법인지 여부를 알 수 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고래고기의 70% 정도가 불법으로 거래되는 상황이다.

환경단체는 "DNA 분석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울산지검의 이와 같은 환부 지휘는 명백한 실수라면서 검사가 이와 같은 명백한 실수를 저지른 배경이 무엇인지도 명명백백히 가려져야 하며, 검사 개인의 잘못된 행동인지 또는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도 엄정한 수사로 가려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언론을 통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했을 뿐, 부실수사나 봐주기는 없었다"면서 "27톤 가운데 불법이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6톤뿐이고 나머지는 불법성에 대한 확인이 어려워 기소하지 못해 반환 조치한 것"고 밝혔다. 이어 "DNA 분석 결과를 기다리려 했지만 결과가 언제 나올지 장담할 수 없다는 고래연구소 측의 답변을 듣고 종결처리했다"고 해명했다.


태그:#울산 고래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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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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