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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토) 오후 쓰시마 히타카츠항에서 점심을 먹고 계획대로 계곡 트레킹과 드라이브를 하기 위해 차를 몰고 출발했다.

계곡
▲ 일본 쓰시마 계곡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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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번 계곡 트레킹을 위해 신발도 새로 사고, 준비도 했다. 그런데 사람이 없다. 그래서 일단 '로드 디자이너' 고광용 선배랑 둘이서 차를 타고는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15분 정도를 달려 단풍이 유명한 '슈시천(丹志川)'으로 갔다.

로드 디자이너 고광용, 윤단경 부부
▲ 일본 쓰시마 로드 디자이너 고광용, 윤단경 부부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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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여름이라 단풍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멋진 삼나무 숲길을 물길을 따라서 걷기도 하고,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즐겼다. 여름이라 생각보다 물이 많고 계곡이 좋았다. 원래 인적이 드문 곳이라 천천히 '쉬었다 걸었다'를 반복하니 좋았다.

그리고 산길을 따라 북섬의 중앙부에 위치한 '미타케(御岳)자연공원'을 자동차로 타고 올라 반 바퀴 돌았다. 이어 섬의 중앙에서 서쪽 바다로 흐르는 '니타천(仁田川)'을 따라서 차를 타기도 하고 걷기도 했다.

고기 잡이 어구
▲ 일본 쓰시마 고기 잡이 어구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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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많고 고기도 많은지, 어구(漁具)로 물고기를 포획한 모습도 보였다. 이런 깨끗한 물고기를 당장이라고 회로 먹거나 구워서 먹으면 좋을 것 같아 보인다. 곳곳에 표고버섯 농장도 많이 있고, 벌통도 자주 보인다.

계곡
▲ 일본 쓰시마 계곡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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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는 아니지만 계곡과 나무, 바위 등을 보니 대략 3KM 내외의 계곡이 무척 좋다. 다음 달에 오면 두어 시간 다시 걸어보고 싶은 곳이다.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이곳 쓰시마에서 가장 계곡이 좋고 물이 많은 곳 같다. 그래서 하류에 메보로댐(目保呂ダム)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계곡
▲ 일본 쓰시마 계곡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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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라 댐에는 생각보다 물이 많았다. 그리고 이내 닫는 곳은 '메보로댐 마사공원(目保呂ダム 馬事公園)'이다. 이곳 쓰시마의 토종말 사육과 체험을 겸한 공원이다. 오후 5시를 넘긴 시간, 벌써 퇴근을 했는지 조용하다. 차를 타고는 다시 물줄기를 따라 크게 한 바퀴 돌고는 아래로 더 내려가 큰 길로 돌아 니타(仁田), 미야마(深山), 사스나를 지나 히타카츠로 돌아왔다.

마사공원
▲ 일본 쓰시마 마사공원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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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돌아온 것은 오늘 밤에 있을 '옷동 마츠리(おっどん, わたしたち의 규슈지역 사투리로 우리말로는 '우리들'이라고 번역)'행사의 메인인 불꽃놀이를 즐기기 위해서다. 급하게 닭요리로 식사를 마치고는 식당 건물 옥상에 올라 맥주를 한잔하면서 불꽃놀이를 감상했다. 8시 30분부터 정확하게 20분 동안 수백 발의 불꽃이 항구초입에서 올랐다.

축제 행사장
▲ 일본 쓰시마 축제 행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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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선배는 그 사이 유카타(浴衣,일본의 전통 의상으로 여관에서 목욕을 한 후나 축제, 춤, 불꽃놀이 할 때 주로 입는다)를 입고는 일본인 흉내를 내고 있었다. 나름 간지(かんじ,感じ)가 났다.

유카타를 입은 고 선배
▲ 일본 쓰시마 유카타를 입은 고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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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에 특히 장관인 불꽃놀이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역시 이런 축제를 해야만 사람이 모이고, 모여야만 소비가 된다. 이곳도 사람을 모으고 소비를 하기 위해 이런 행사를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다.

우리도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사람이 많이 모일 수 있는 행사를 자주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름에는 강변에서 불꽃놀이를 하고, 차 없는 보행자 천국의 거리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역시 불꽃놀이
▲ 일본 쓰시마 역시 불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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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가 끝났다. 식당 건물 3층 옥상까지 놀러온 사스나의 '우리들 펜션' 최 사장까지 모여 이야기를 나누면서 술을 조금 더 마셨다. 옥상이라 모기가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바람이 잘 불어 시원했다.

이제 내일을 위해 잠을 자기 위해 다시 민박집으로 갔다. 손님이 없어 혼자 쓰는 즐거움이 좋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몇 사람 공동으로 와서 1~2주일 정도 쉬었다 가면 좋을 것 같은 곳이다.

2층 집에 방도 많고 부엌과 거실 및 창고, 화장실, 욕실, 세탁기, TV, 선풍기, 에어컨 등도 전부 있다. 너무 조용하고 편안하다. 어제보다는 더워서 선풍기를 틀고는 잠자리에 들었다. 이내 아침까지 잘 잤다.

20일(일) 아침이 밝았다. 오늘 아침은 빵으로 먹으면서 나는 점심에는 '닭고기 철판구이(鶏肉鉄板焼き)'를 제안했다. 일본의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요리로 닭고기에 양파, 숙주나물에 양념을 넣으면 되는 간단한 음식이다.

그래서 오늘 점심은 내가 닭고기 철판구이를 하기로 했다. '경상도 뺀질이가 더운 여름에 고생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마트로 가기 전에 길을 조금 더 가서 가와치(河內)에서 렌터카 사업과 정비공장을 하는 김삼관 사장의 사무실로 갔다. 이런저런 사업 이야기를 나누다가 사모님이 주신 튀김과 주먹밥에 커피까지 얻어먹고는 나왔다.

렌터카 사업자 김삼관, 정순자 부부와 함께
▲ 일본 쓰시마 렌터카 사업자 김삼관, 정순자 부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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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은 육십 대 중후반이라 이제는 사업도 육체적으로 힘든가 보다. 그래서 요즘은 '내가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 그리고 나는 정비공장 인근에 있는 임진왜란 당시에 조성된 조선군 코·귀 무덤으로 갔다.

임진왜란 당시에 조성된 조선인 귀 코무덤에 기도를 드리다
▲ 일본 쓰시마 임진왜란 당시에 조성된 조선인 귀 코무덤에 기도를 드리다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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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는 그냥 지나만 가서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 혼자라도 인사를 드리는 것이 맞을 것 같아 잠시 절을 올렸다.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나는 곳이라 한참을 서서 기도를 드리고 왔다. 아직도 갈 길이 먼 한·일간의 관계에도 늘 걱정이 앞선다.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 나약한 사람이라 인사라도 드리는 것이 도리인 것 같아서 찾게 되는 곳이다. '부디! 극락왕생하소서'라고 기도를 하고는 돌아왔다.


태그:#일본, #쓰시마, #옷동 마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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